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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전 후기

얼마전 국립박물관으로 루브르전을 보러 갔더랬다. 사실, 보통때라면 고 알량한 서너시간을 내기 어려워 날짜를 그냥 흘려 보냈을테지만, 어쩌다 생긴 표를(정말 어쩌다 생기고야 말았는데, 평생가야 시사회 당첨 한번도 안걸리던 내게 이런 기회가;;) 썩히기가 아까워 전시 끝물에, 그것도 오전 시간을 내어 가게 됐던 것.

 

* 새롭게 알게된 몇 가지.

- 나는 자극적인 그림에 반응한다는 사실. <프시케와 에로스> 같은 순수한 아름다움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나 코로의 풍경화처럼 물흐르듯 잔잔한 작품보다, 오히려 외젠들라크루아류의 강렬함쪽으로 감정선이 흐른다는것.

- 야콥반루이즈달의 <폭풍우>. 작가 이름도 처음 듣고, 작품도 처음 봤는데, 근래 드물게 내 심장을 '출렁'하게 만든 그림. 나중에 웹상으로 찾아보았으나 도무지 그 느낌은 안나던데.. '내가 빠리로 가야하는 이유' 리스트에 하나 더 추가.

-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은 충격적이다. 난파당한 뗏목 위에 죽은 시체를 안고 슬퍼하는 사람과 아마도 그 시체의 다리를 잘라 먹었을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 그런데 이 작품은 습작이므로 루브르에 있는 또다른 원본과는 틀리겠지. 원본은 루브르에서 반출이 안되는 작품 중 하나. 그림이 너무 커서 그런다던가?

- 외젠들라크루아가 늘상 그리는 강인함, 적극성, 호전성은 외려 그의 신체적 허약함이라는 한계에서 기인한다던데, 그래서인지 주인공들 눈빛은 그림의 전체 주제와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향하는듯한 느낌이 있다.

- 그림 주인공의 풍경이 그 허리 아내로 내려오거나 그 위로 올라갔을 때의 느낌은 판이하다는 것. 이건, 고야의 <마리안네데 발트슈타인 부인의 초상>을 보면 잘 나타나는데, 자기 허리 아래 풍경들 위에 군림하는 듯한, 그것들을 아래로 내려보는듯한 자만의 시선이 주는 그 느낌. 역시, 구도가 중요하다.

- 루브르의 작품들을 검색할 수 있는 싸이트 발견, 오호.

http://cartelen.louvre.fr/cartelen/visite?srv=crt_frm_rs&langue=fr&initCritere=true

 

* 도록을 사고 싶었으나.. 2만원의 장벽을 넘지 못했음..

* 전시보다 더 반가웠던 것은, 4월부터(아마도..?) 오르세전을 한다는 현수막 내용.

인상주의 작품들이 대거 반입될꺼라는 기대에 벌써부터 흐뭇.

 

 

이게, 그 유명한 <프시케와 에로스> 

 

얘가, <폭풍우>

 

이게, 외젠들라크루아의 그림. 사자의 눈빛과 자세는 '호전적'이라고만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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