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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23
    쉴수 있는 마당-원주허브팜
    름달
  2. 2010/04/18
    대둔산(2)
    름달
  3. 2010/04/11
    이천 설봉산, 원적산
    름달
  4. 2009/03/10
    의약품 무상공급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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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8/12/30
    블랙이 안된다(1)
    름달
  6. 2008/10/14
    산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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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8/09/09
    [동참해주세요] 약값 이대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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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8/08/14
    동생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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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8/07/10
    2008/07/10
    름달
  10. 2008/07/07
    [기고] 로슈야, 365일내내 걸어야 되지 않겠니?
    름달

쉴수 있는 마당-원주허브팜

동서울터미널에 가면 원주가는 버스가 많다. 고속버스터미널에도 있지만 우등고속이 많아 차비가 비싸다.

동서울터미널-원주시외버스터미널: 1시간 30분. 6800원

 

원주시외버스터미널 길건너에서 31, 33, 34, 35번 버스를 타고 30분가량 가서 '서곡삼거리'에서 내린다.

 

히야는 여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원주까지 40분. 3100원.

 

내가 먼저 도착하여 터미널내에 있는 아웃도어할인행사장에서 티를 하나 봐두었다. 30분쯤후 히야가 도착해서 출발. 배가 제법 나왔다. 임신 4개월. 천안이후 히야랑 두번째 여행이다. 임신중이라 쉽게 피로해지기때문에 여행지를 찾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히야와 공통으로 좋아하는 것이 식물이고, 여주밖으로 나오는 교통편이 넘 제한적이라 선택하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시내버스에서 내리면 같은 편에 안내판이 있다. 강원 제 15호 식물박물관. 원주허브팜.

사이길로 들어서자마자 똥내가 났다. 반가운 거름냄새. 마음이 놓이는 냄새.

한 200미터 걸어가면 매표소가 있다. 매표소는 원주허브팜의 쉬는 컨셉에 맞게 위압감을 주거나 각지지 않은게 좋았다. 입장료는 성인 6000원, 원주시민이면 5000원.

들어서자마자 벤치에 앉아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전날 내린 비는 그쳤지만 하늘이 흐리고 바람이 불고 쌀쌀한 날씨.

나는 롤샌드위치를 싸고, 히야는 따뜻한 물, 전복죽, 과일을 준비해왔다.

히야가 가져온 따뜻한 물이랑 같이 먹으니 정말 속이 따뜻해지더라.

쉬어가라고 일부러 동선을 만들지 않았다는 주인의 말처럼

곳곳에 벤치와 그네를 매달아두었고, 평상, 탁자가 있는 의자 등 서두를 필요도 꽃이름을 외울 필요도 없다.

야생화, 허브, 연, 자작나무, 벗나무....사랑스럽고 대견. 탐나는 내마음을 어찌해야할지. 종종 나도 땅을 사고 싶다고, 그래서 땅에다 식물을 심을 거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 마음은 보는 것만으로 성에 차지않고 '내'가 포함되기를 바라는 마음. '내것'이기를 바라는 것과 '내가 키움' 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같이 있다.

여하튼 거기서 이런 마음이 드는게 영 어울리지 않는것이고, 그 마당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게 하는 마음이었다.

 

히야가 생각보다 빨리 피로를 느꼈다. 허브가게에 들렀다가 이제 가기로 했는데

허브차, 아로마향 등을 만지고 보면서 히야가 기운을 차렸다.

허브차나 아로마향이 '치료효과'같은게 있기때문에 임산부에게 주의를 요하는게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히야에게 라벤다차, 라벤다향 등을 사주었다. 피곤하고 졸리고 몸이 맘같지 않은 임신기간동안 너를 달래주길.

 

쉴 수 있는 곳을 발견했다는 것 자체로 뿌듯했다. 그리고 '내것'에 자꾸 욕심낼때 이곳에 다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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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어떤 블로그에 보니 우리나라에 산이 4440개가 있고, 그중에 국립공원이 16개, 도립공원이 18개라 한다.

즉 갈 곳이 넘넘 많다는 얘기.

 

오늘은 인터넷을 뒤지다 대둔산에 꽂혔다.

대둔산은 전북 완주군 완주면, 충남 논산시 벌곡면, 금산군 진산면에서 오르고, 전북과 충남에서 오를때의 대둔산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고 한다. 충남에서 오르면 오대산으로 연결하여 산행할 수도 있다.

 

우선 소개되어있는 대둔산 등산 코스. 나는 아래의 코스들을 보고 약간 변경하여 산행계획을 짰다.

-대둔산국민관광단지 주차장 -(2.8km 1시간 10분)-   마천대 -(1.3km 30분)- 낙조대(2.5km 40분) - 배티재
-기동 주차장-삼선약수-마천대-낙조대-태고사-배티재 (10km, 4시간)
-수락리-수락재-월성봉-바랑산-채광리 (4시간 20분)
-고산촌-정상-600고지 안부-석굴-괴목동천
-용문골-선은사터-장군바위 갈림길-용문굴-능선안부- 마천대 (1시간 50분)
-수락리 버스종점-제1폭포-군지골-초입-화랑폭포-장군절터-마천대 - 산북리 집단 시설지구(3시간 30분)

 

산행코스가 잘 정리되어 있음

http://cafe.daum.net/mt1998/2wbw/23?docid=1EMjF|2wbw|23|20100204145849&q=%B4%EB%B5%D0%BB%EA%20%B5%EE%BB%EA%C4%DA%BD%BA&srchid=CCB1EMjF|2wbw|23|20100204145849

 

전북완주에서 오르는 코스 

http://www.foreston.go.kr/mountain/view.action?mi=10088&si=20000131

 

긴 산행코스

 http://cafe.daum.net/mt1998/2wbw/23?docid=1EMjF|2wbw|23|20100204145849&q=%B4%EB%B5%D0%BB%EA%20%B5%EE%BB%EA%C4%DA%BD%BA&srchid=CCB1EMjF|2wbw|23|20100204145849

 

우하하 이런 멋진. 충남 100대산

http://cn100.chungnam.net/main.do

 

 

4월 25일 토요일

용산역에서 아침 9시 17분 서대전역행 무궁화호를 타고 출발. 10100원. 2시간 걸림

서대전역에서 서부버스터미널까지 택시타고 이동. 기본 요금.

서부터미널에 도착하니 헐~. 대둔산가는 버스가 하루에 3대. 7:30, 1:20, 오후 5:30

택시요금을 물어보니 3~4만원. 그래서 11시 40분부터 1시 20분까지 터미널옆 강가에 내려가 햇빛좋은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

서부터미널에서 대둔산관광단지까지는 40분가량 걸린다. 3000원

오후 2시에 도착했기때문에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오르기로 했다.

케이블카는 금강구름다리 바로 아래까지 간다. 6분. 4000원

케이블카-금강구름다리-삼선계단-마천대(878미터)-낙조산장-낙조대-(다시 마천대로 돌아오다보면)-용문골삼거리-칠성봉-용문골.

구름다리와 삼선계단에 서니 넘 무서워서 속이 울렁거리고 아득해져서 오히려 주변을 보지 못했다.

마천대에서 낙조대가는 길은 조용하고 순조롭다. 낙조산장 뒤에 바위에 불상을 새겨놓았다. 백제시대것이라 한다. 용문골로 하산하는 길 역시 죄다 바위와 돌. 발과 다리가 바짝 긴장을 하여 왜 케이블카를 설치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무릎이 약한 분들이나 연세가 드신분들께는 좀처럼 권하고 싶지않은 코스다. 하지만 기암절벽과 엄청나게 큰 바위산들이 우리나라에는 흔치않고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뭔가 사연이나 전설이 느껴지는 태고적 분위기가 있어 케이블카를 타고서라도 올라가보기를 권하고 싶다. 대둔산은 천천히 천천히 올라야한다. 산세도 그러하고 느낌도 그러하고.

용문골에서 관광단지까지 걸어와서 숙박을 했다. 관광단지 맨 위에 있는 호텔은 트윈 65000원. 좀 아래에 모텔, 민박이 많아서 걱정안해도 된다. 가격이나 알아보자고 물어본것일뿐. 모텔은 30000원. 내가 가본 모텔들중 아주 좁은편에 속한다. 속소를 잡고 즐비한 식당쪽으로 와서 동동주(인삼인듯), 해물파전, 돼지두루치기를 먹고 기분이 왕왕 좋아서~~

 

 

4월 26일 일요일

똘이는 회사일이 바빠  아침에 서울로 가기로 했다.

<관광단지에서 나가는 버스시간표와 노선>

서대전행

동대전행

논산행

 

 

대둔산 관광단지-마천대-석천암-수락폭포-선녀폭포-수락주차장-월성봉-수락주차장

나는 8시 40분에 김밥, 초코쿠키, 물, 사탕을 사서 산에 오르기 시작.

마천대까지 걸어올라갔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삼선계단까지 1시간 10분 걸렸고

마천대까지는 1시간 30분 걸린다. 마천대에서 수락주차장쪽으로 향했다.

원래는 서각봉을 거쳐 월성봉, 바랑산으로 갈려고 했는데 이정표에 나와있지않아 대략 방향을 가늠하고가다가 석천암, 수락주차장, 안심사 갈림길이 나와서 석천암으로 향했다. 석천암은 바위가 아니라 불상을 모셔놓은 곳이다. 석천암을 끼고 수락주차장으로 향하다보니 수락폭포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갈림길에서 수락폭폭까지는 400미터정도. 수락폭포를 보러가는 길에 보지못했던 계곡물과 바위들이 나오는 길에 보였다. 여름에 저기서 발을 담갔다가 시려우면 널찍한 바위에서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락폭포에서 나와 수락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선녀폭포가 있다. 거기서 수락주차장까지는 금방이다. 1시쯤에 도착. 서울로 갈까 월성봉으로 갈까 고민하다 월성봉을 가기로 맘먹고 수락상회에 가서 커피한잔을 마시면서 입구를 물었다. 수락상회 맞은편에 공중화장실옆으로 난 길로 들어서서 다리건너자 마자 개울옆에 오르는 길이 있다. 1시간 남짓 오르면 월성봉. 근데 바로 입구에서 어떤 남녀가 고기를 구워먹고 있길래 방해될까봐 앞만 보고 가다가 엉뚱한 곳으로 가버린 것. 아 근데 거기로 가다보니 산아래 마을이 다 보이고 벗꽃이 솜사탕처럼 있더라는. 더 이상 길이 없어서 좀 만만해보이는 숲으로 들어서서 무작정 올랐다. 경사가 어찌나 급하고 소나무 사이사이 공간이 좁아서 스틱이 없었다면 아마도 무서워서 돌아왔을 것이다. 꽤나 올라가니 내려가기도 만만치 않고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면서 계속 오르자니 무섬증도 나던차에 능선인듯 햇빛이 보였다. 마침 능선에 등산객이 1명 지나간다. 안도.

등산객이 지나간 산길은 반갑기도 하거니와 양가로 진달래가 빽빽했다. 한참을 올랐다. 주변에 등산객도 없이 혼자 오르는데다 이정표도 없어서 조금 올랐는데도 한참을 오른것같은 느낌. 드디어 이정표가 나왔다. 월성봉이 약 300미터 남았다는 것. 시계를 보니 2시. 차편이 걱정되어 하산하기로 맘먹고 남은 김밥을 먹었다. 월성봉도 경사가 꽤 되어 내려가는 길에 집중력이 필요할 것 같아서.

주차장까지 내려오니 2시 50분쯤. 근데 논산역으로 나가는 버스가 4시에 있었다.

조급했던 마음에 비해 시간이 많이 남아 산에서 가져온 쓰레기도 버릴겸 음료수도 살겸 수락상회로 갔더니 아저씨가 알아보시고는 월성봉 갔다왔느냐고 물으셔서 얘기가 시작되었다. 40대 후반 아저씨의 인생역전(?)도 듣게 되었고, 수락리가 고향이라는 말씀에 수락리 사람들은 논도 별로 없는데 뭐 먹고 사시냐고 물어보았다. 수락상회가 상회겸 꽁보리밥을 팔 뿐 동네주민들이 직접 민박이나 음식점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아서. 수락리에서 조금 더 나가면 모텔이 몇몇 늘어서 있지만 동네주민들이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아저씨의 할아버지들은 산에서 참나무를 베어와 숯을 만들어 팔았다고 하고, 아저씨의 아버지들은 산에서 키낮은 대나무를 가져와서 인삼 재배할때 해를 가리는 덮개를 만들어 팔았다고 하셨다. 대둔산에 키낮은 대나무(이름이 뭐지?)가 많긴 많았다.

 

<논산역-대둔산 수락리 운행 버스>

304번버스: 논산역에서 출발하여 시외버스터미널을 거쳐 수락리가 종점. 1시간 걸리고 시내버스요금 1200원. 괄호안은 주말에는 운행하지 않는 차편이다.

논산역에서 출발: 6:10, 7:00, 8:50, 10:10, (12:10), 13:30, 14:50, 16:10, 17:10, 19:10, 20:10

수락리에서 출발: 7:15, 8:10, 10:15, 11:25, (13:10), 14:30, 16:00, 17:25, 18:10, 20:20, 21:10

 

논산역에서 용산역으로 오는 기차는 자주있다. 근데 주말이라 그런지 입석밖에 없다는 ㅠㅠ.

2시간 40분 걸렸다.

 

다음에 오면 수락리에서 출발하여(월성봉, 바랑산을 거쳐 갈 수도 있다) 마천대-낙조대-태고사-배티재

혹은 수락리에서 출발하여 마천대를 거쳐 용문골로 내려오는 길에 오대산으로 연결되는 등산로가 있었는데 그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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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설봉산, 원적산

동서울터미널에 가면 수시로 이천행버스가 있다. 4000원, 1시간 걸림

이천 시외버스터미널 바로 근처에 로얄호텔(IMT호텔로 이름바꿈)에서 잤다. 주말 5만~55000원

여기는 창전동, 저녁에는 동태찜

 

10일: 설봉공원 제1주차장에서 출발-호암약소-설봉산성-정상-화두재(에서 내려오면 88계단과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리는 88계단쪽이 아닌 다른곳으로 내려왔는데 길이 완만하고 걷기좋았음)-주차장

1시간 30분 내지 2시간 걸림.

설봉공원내 도자기전시장에서 구경하고

인근 쌀밥집에 감. 청목으로 가려다 주차할 곳이 없어 바로 옆에 정일품으로 갔음. 미국산 소고기로 갈비찜을 하여 인상이 안좋음. 음식은 정갈하나 와  이맛이야 할 정도는 아님.

산수유마을로 감. 백사면 경사리, 도립리, 송말리로 이어짐. 산수유마을 표지판과 행사가 열리는 곳은 도립리임. 도립리 양쪽으로 경사리, 송말리가 있음. 산수유축제는 지난주말이었지만 동네주민들이 나물, 옥수수, 수수부꾸미, 산수유술등을 내놓고 팔고 계셨음. 조용한 동네 골목 여기저기를 걷다가 할아버지가 내놓으신 산수유 막걸리 1병사고, 마을입구에서 산수유 동동주 1병,  땅콩 1봉지 사고

오후 3시쯤에 송말리에 있는 엘리제모텔로 감. 주말 3만~35000원.

그야말로 시골면, 리. 걸어서 면소재지로 가서 맥주와 커피를 사고 치킨집 전화번호를 따서 돌아옴.

똘이가 씻는 동안 땅콩과 맥주를 먹었는데 땅콩은 정말 맛있었음. 다섯손가락안에 듬.

나도 씻은후 땅콩을 안주로 산수유막걸리를 먼저 마심. 산수유의 맛이나 향을 기대했는데 진달래같이 연한 분홍색만큼의 맛과 향을 잘 모르겠음. 산수유동동주는 동동주라고 느껴지지않았고,  맑은술이고 좀 세다싶은 느낌. 그렇게 먹고도 시간이 남고 엠비시파업때문인지 무한도전은 또 재방송이고 그래서인지 뭐가 또 먹고 싶어져서 결국 후라이드치킨 한마리를 배달시켜서 먹고는 옛날 얘기-똘이의 연애-를 하다 잤음.

 

11일: 주차때문에 산수유마을에서 출발. 계획했던 산행코스는 산수유마을-원적사-영원사-원적봉-천덩봉(제일높음. 630미터정도)-원적봉-나수제 폭포-산수유마을. 2시간 30분 예상

그런데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처럼 이정표가 촘촘히 있는 것이 아니라서 산수유마을에서 원적사, 영원사를 찾아가는데 좀 자신이 엇었지만 오히려 그게 재미있을것 같았음. 게다가 날씨가 흐리지 않았고 오전 9시 40분경에 출발해서 시간이 아주 넉넉해서 마음이 편했음.   육괴정을 뒤로하고 동네분들에게 물어서 가다보니 임도를 걷게 되었는데  길이 아주 긴데다(산허리를 거의 가로지를 정도로 긴 임도는 처음), 임도가 내리막길인 곳에 도착했을 때 의아해지기 시작. 그래서 마침 눈에 보이는 산길로 접어들었고. 가다보니 약수터인지 수도꼭지가 있길래 물도 먹고 사람들이 오른 흔적-사탕껍데기, 심지어 오비맥주캔 우호호 무서운인간-이 있어서 계속 올랐는데 경 사가 꽤 있었음. 헥헥대다가 드뎌 능선에 도착. 거기가 원적봉으로 가는 능선이었음. 원적봉에서 천덕봉은 민둥산. 능선이 넓지않아 다리가 후덜덜, 바람까지 부니 무섭.

천덕봉에 앉아 바나나와 땅콩을 까먹고 나수제로 내려왔음.

나수제로 내려오면 아주 빨리 내려오게 되고 길이 예쁨. 오르는 것보다는 내려오는것을 추천하고 싶음.

영원사에 못 가본것이 아쉽고, 영원사까지 이어졌던 긴긴 임도를 인내심있게 가지 못한것이 아쉬웠음.

여름에 복숭아축제도 있고, 큰 연못에 연꼿이 피는때에 다시 오자며 마음을 달래고 내려왔음.

주민들이 파시는 수수부꾸미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현금이 많지않아 땅콩을 사는것으로 결정. 5천원에 2봉지 흥정을 하여 아주머니가 '오늘까지 하는거니까 '라며 그렇게 해주셨음. 산수유마을은 다른 산아래처럼 시끌벅적하게 음식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텔, 펜션등의 숙박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만 동네주민들이 가판을 차려서 조금 내놓고 파는것이 전부. 물론 행사장 등마다 찾아오는 이동식 음식점이 있기는 하나 산수유마을에는 참 안어울렸음. 그래서 좋았음. 아주머니말씀은 아마도 산수유축제가 있었던 지난주와 이번주에 외지인들을 위해 먹거리를 내놓으셨고, 다음주부터는 다시 자신의 생활과  농사일을 하신다는 뜻인듯.

일단 서울로 네비를 찍은후 출발, 다육이나 화초를 파는 농원이 보이면 들르자고 약속하고.....똘이가 건너편에 5~6동의 비닐하우스 농원을 발견. 유턴하여 찾아감. 다육이와 마,사토, 영양토를 24000원어치 삼.

서울로 오는 길은 역시 막힘. 글래도 집에 오니 4시반. 씻고 여행뒷풀이를 하러 나갔음. 소금구이집가서 소금구이2인분, 돼지껍데기2인분, 냉면1그릇, 소주1병, 맥주1병을 먹었음. 똘이가 배가 많이 고팠던듯.

똘이는 이번 여행이 참 좋았다했다.

둘이서 참 오래간만에 간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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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무상공급의 진실

참세상에 기고한 글(줄이지 않은 것)

 

의약품 무상공급의 진실



Compassionate Programme?


별안간 로슈는 2009년 2월 25일 한국에서 ‘동정적 접근 프로그램(compassionate access programme)’을 시작한다고 통보했다. 푸제온을 무상으로 주겠다는 것이다. 4년이 넘도록 푸제온을 공급하지 않다가 무상공급을 하는 이유를 묻자 27일에 로슈는 ‘지금까지 한국에 푸제온이 필요하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 작년 9월에 요구가 있었을 때 지속적일 수 없는 (보험)가격으로 한국정부에 판매하는 것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로슈는 보험약값에 동의 할 수 없다. 더 지속적일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임시적 방법으로써 동정적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결정했다’고 답했다. 푸제온은 기존의 에이즈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필수적인 약이다. 2004년에 연간 1800만원으로 보험등재가 되었지만 로슈는 보험약가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푸제온을 공급하지 않았다.


얀센 역시 에이즈치료제 프레지스타를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compassionate use program)을 통해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프레지스타는 2007년 6월에 시판허가를 받았다. 얀센은 보험등재가 될 때까지 무상으로 공급하겠다며 2007년 9월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약가협상결과 2008년 5월에 로슈와 건강보험공단은 3,480원(연간 508만원)에 합의하였다. 당시 얀센은 미국과 유럽의 가격을 기준으로 6,150원(연간 898만원)을 요구했었다. 보험등재가 되긴 했지만, 얀센은 비급여전환신청을 하였다. 공식적 가격인 보험약가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서다. 그리고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을 통해 무상공급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보험약가를 거부한 점과 무상공급이 언제 중단될지 모른다는 점 때문에 ‘제 2의 푸제온, 얀센=로슈’이라는 비판이 일자 2009년 2월에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공급하도록 본사와 다시 협의하겠다며 비급여전환신청을 일단 취하했다.


복지부는 어쨌든 약이 공급되고 있어 환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정말 환자의 피해는 없는 것일까? 왜 제약회사들은 약값이 낮아서 이윤이 안 남는다고 하더니 무상으로 약을 주는 것일까?



공짜로는 뿌려도 싸게는 못줘

 

약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사례는 에이즈치료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노바티스는 2001년 4월 에 글리벡 시판허가 신청을 내면서 동정적 사용법(Expanded Access Program)을 통해 일부 백혈병환자에게 무상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전 세계에 동일하게 글리벡 1알당 25,000원 내외(월 300~750만원)의 약값을 요구하였다. 2001년 11월 19일에 복지부가 17,862원(월 200~510만원)으로 보험약가를 고시하자 바로 2001년 11월 27일부터 글리벡 공급을 중단해 버렸다. 환자비상대책위원회가 항의를 하여 12월 10일부터 공급이 재개되었지만, 독점의 위력을 보여준 셈이다. 노바티스는 2002년 3월 4일에 24,055원으로 약가재신청을 하였다. 환자들은 약값인하, 보험적용확대 그리고 강제실시를 요구하며 1년 반이 넘도록 싸웠다. 특허의약품에 대한 강제실시는 특허권자의 사익과 공공의 이익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특허제도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치로 특허권자만 독점 생산할 수 있는 약을 제3자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비참했다. 복지부는 노바티스의 요구대로 선진7개국(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일본, 이탈리아)의 가격을 기준으로 약값을 결정하는 대신,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30%에서 20%로 인하하고 20%중 10%를 노바티스가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노바티스는 동정적사용법을 통한 무상공급을 하다 공급중단을 해버림으로써 원하는 약값을 관철시켰다. 그럼 왜 노바티스는 약값의 10%를 인하하지 않고 환자들에게 직접 돌려주는 방식을 선택했을까? 그 이유는 노바티스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글리벡을 어떻게 공급하고 있는지를 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인도는 ‘세계의 약국’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개발도상국에 값싼 복제약을 공급해왔다. ‘세계의 약국’은 세계 각지의 환자들에게 희망이었지만 초국적제약회사에게는 유일하게 생산, 판매할 수 있는 독점적 지위를 위협하는 것이다. 노바티스가 글리벡을 출시하고 1년이 지날 무렵 인도의 제약회사들은 글리벡과 똑같은 성분을 만들게 되었다. 그 중 '낫코(Natco)'라는 제약회사는 한국의 환자들에게 글리벡과 똑같은 약 '비낫(Veenat)'을 1달러, 즉 글리벡의 1/20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공급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었다. 그러자 노바티스는 인도에서 글리벡에 대한 독점판매권(Exclusive Marketing Right)을 신청하였다. 인도는 2016년까지 WTO TRIPS협정(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의 이행을 유예받은 국가들에 속하지만 미국의 끈질긴 압력때문에 2005년부터 물질특허를 도입하였다. 그리고 1995년이후에 해외에서 특허를 받은 약에 대해서도 독점판매권을 인정하도록 했다. 이런 변화의 첫 사례가 글리벡이었다. 글리벡 특허는 1993년 스위스에서 출원된 것이기 때문에 인도에서 독점판매권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노바티스의 압력에 의해 2003년 11월 인도특허청은 이례적으로 글리벡에 대해 독점판매권을 부여해버렸다. 이는 글리벡의 복제약 생산중단명령에 해당하는 조치였다.


한편 노바티스는 ‘글리벡 국제 환자 후원 프로그램(GIPAP, The Glivec International Patient Assistance Program)’을 통해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극히 가난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인도의 백혈병환자 중 99%가 노바티스의 무상공급프로그램을 통해 글리벡을 먹고 있다고 한다. 노바티스는 글리벡에 대한 독점판매권을 획득하고, 무상공급을 함으로써 인도제약회사들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글리벡과 똑같은 약을 생산하고 있던 것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태국에서 2008년 1월에 글리벡에 대한 강제실시를 발동하여 인도에서 글리벡과 똑같은 약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태국정부가 전국민건강보험제도를 통해 글리벡을 공급하기에는 약값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노바티스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 노바티스는 태국에서 기존에 운영하던 GIPAP의 기준을 연간 가구 소득이 5500만원이하일 경우로 바꿨다. 대부분의 태국 백혈병환자는 노바티스의 무상공급프로그램의 대상이 되었고, 태국정부는 글리벡 강제실시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공짜로 뿌려도 이윤은 늘어나


노바티스가 환자들에게 돈을 지원하거나 글리벡을 공짜로 뿌리더라도 약값을 내리지 않는 이유는 매출액을 보면 선명해진다. 2003년 1월 노바티스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글리벡이 출시된 지 1년 8개월간의 매출액은 7.68억 달러였다. 그리고 노바티스의 판매약품 중 고혈압, 곰팡이 감염 치료제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유병율이 극히 낮은 질병 치료제인 희귀의약품이 매출액 5위에 오른 것은 글리벡 약값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것을 반증한다. '글리벡 개발원가는 미국의 평균 신약 개발 비용 8억달러에 준한다'(한계레21 제 393호. 2002년 1월 16일)는 노바티스의 주장에 대해 정말 할 말이 많지만 그 말을 받아들이더라도 연구개발비 때문에 특허를 강화하고 약값을 비싸게 받아야 한다는 제약회사의 말은 거짓임이 분명하다. 글리벡과 똑같은 약 ‘비낫’이 글리벡 약값의 1/20도 안되는 가격에 공급됐던 점이나 글리벡 1알의 생산 원가가 최대 760원밖에 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글리벡을 시판한지 1년 8개월만에 노바티스가 주장한 연구개발비를 대부분 회수한 셈이다. 현재는 글리벡의 성장세가 매년 2자리수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어 노바티스를 세계의 제약회사들 중 톱 5 순위에서 빠지지 않도록 만든 1등 공신이다. 2008년에도 전 세계 글리벡 매출액은 37억달러로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글리벡을 공짜로 뿌리는데도 왜 매출액은 증가할까?


IMS Health에 따르면 2007년에 세계 의약품 매출 중 북미가 45.9%, 유럽 31.1%, 일본 9.4%,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가 8.85%, 라틴아메리카가 4.8%를 차지했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북미, 유럽, 일본이 86.4%를 차지한다. 애초부터 돈이 되지 않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 사는 환자들은 노바티스에게 ‘고객’이 아니다. 초국적제약회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국과 유럽에 제일 먼저 출시를 하면서 그 곳에서 팔릴 수 있는 최대의 가격으로 약값을 정하고, 그 가격을 다른 나라에 강요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글리벡이 ‘기적의 약’이기 때문이 아니다. 핵심적으로는 노바티스만이 글리벡을 생산, 판매할 수 있는 독점을 뒷받침해준 WTO TRIPS협정, 그리고 이를 적극 받아들인 각 국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 때문이다. 노바티스는 이 독점을 유지하기위해서 환자의 저항과 복제약의 생산을 막은 것이다. 가난한 전 세계의 환자들 중 일부에게 무상공급을 하고, 한국의 환자에게처럼 본인부담금을 지원함으로써 비싼 약값에 대한 환자들의 저항을 막았을 뿐 아니라 인도의 복제약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결국 세계의 환자들은 값싼 복제약이 아니라 20배나 비싼 노바티스의 글리벡을 먹게 되었다. 지극히 제한적인 노바티스의 동정적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못한 환자들은 죽어가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애초에 접근가능한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그 약을 사용할 기대조차 갖지 못한 채 죽어가는 환자들이다. 글리벡 문제는 글리벡으로 끝나지 않는다. 글리벡은 백혈병치료제 가격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후에 출시될 백혈병 신약의 가격은 글리벡 약값을 기준으로 할 것이다. 작년에 연간 4000만원으로 결정된 백혈병치료제 스프라이셀에 대해 BMS사는 글리벡 약값을 기준으로 요구했었다. 초국적제약회사의 ‘동정적 프로그램(compassionate programme)’은 전혀 동정적이지 않다. ‘동정적 프로그램’은 독점가격을 유지하기위한 임시방편일 뿐이다. 



세계적 독점권 유지 성공?


그럼 왜 로슈는 4년이 넘도록 환자의 생명을 무시하다 이제 와서 동정을 베푸는 것일까?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은 로슈가 ‘작년 9월에 요구가 있어서’라고 밝혔듯이 미국, 프랑스, 태국 등 세계 각지로 로슈에 대한 비난과 항의가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로슈는 ‘의약품 공급에 관한 문제는 해당 국가 국민이 구매할 능력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약값을 올리지 않으면 공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래서 작년 9월부터 전 세계의 에이즈환자와 활동가들에게 건강할 ’권리‘를 구매력에 따라 ’자격‘으로 취급하는 로슈의 횡포를 알리고 ’로슈규탄 국제공동행동‘을 함께 하였다. 한국에서 푸제온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현재 100명 안팎이어서 간단히 무시할 참이었는데 항의가 한국을 벗어나 세계로 확산되자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각 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푸제온 약값인하투쟁이 벌어졌다면 로슈는 더 재빠르게 수습해야했을 것이다. 환자, 보건의료, 인권단체의 끈질긴 투쟁과 국제적인 직접행동이 없었다면 로슈는 절대 푸제온을 무상공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 강제실시의 확대와 특허의 효용에 대한 문제제기 때문이다. 그동안 로슈가 푸제온의 ‘생산과정이 복잡하여 고비용이 소요되며, 연간생산량이 한정되어 있어’ 푸제온의 약값을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다. 전 세계 4000만명이 넘는 HIV감염인이 지금 당장 혹은 미래에 푸제온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생산과정이 복잡하여 연간생산량이 한정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004년에 코바이오텍(주)은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미생물학적 생산기술을 활용하여 푸제온을 간편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로슈는 푸제온을 106공정의 화학합성법으로 만들고 있으나 코바이오텍은 생산공정을 10여번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여 푸제온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푸제온 생산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로슈가 갖고 있어서 세금으로 지원되어 개발된 이 기술은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되었다. 이처럼 특허는 푸제온을 싸게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을 방해한다.


게다가 2007년과 2008년에 태국에서 6가지 의약품에 대한 강제실시가 이뤄졌다. 태국정부의 강제실시 발동은 2001년 11월 WTO각료회의를 앞두고 TRIPS협정과 강제실시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논란과 대립이 있은 후 다시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되었다. WTO각료회의는 ‘TRIPS협정과 공중보건에 관한 도하 선언문’에 “각 회원국은 강제실시를 허여(許與)할 권리가 있고, 강제실시가 허여되는 조건을 결정할 자유가 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줄곧 초국적제약회사들은 ‘강제실시는 예외적이고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태국정부가 강제실시를 발동하자 미국정부와 초국적제약회사가 선두에 서서 ‘불법’이라고 주장했고, 세계보건기구마저 맞장구를 쳤다. 갖은 압력에도 불구하고 태국정부가 강제실시를 확대해나감으로써 ‘특허권이 환자의 의약품접근권을 침해하고 있어 강제실시를 통해 건강권을 보호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이 다시금 공식화된 셈이다. 1990년대에 초국적제약회사와 미국정부가 특허제도의 전 세계적 통일을 완성하여 독점이윤을 확실히 했다면 2000년대에는 ‘특허에 의한 살인’을 경험한 전 세계 민중의 저항과 그것을 무력화시키려는 초국적제약회사의 압력이 충돌했던 시기다. ‘특허에 의한 살인’에 맞서는 합법적인 방법인 강제실시는 양자에게 초미의 관심사이다. 강제실시가 개발도상국을 넘어 한국같은 OECD가입국에서 ‘논란’이 된다면 그 파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강제실시를 청구한지 2달이 지났다. 강제실시가 허여가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4년이 넘도록 공급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로슈는 특허의 문제점과 강제실시에 대한 ‘논란’조차도 피하기 위해 조용히 무상공급을 선택했다.


셋째 복지부가 제약회사에게 한국 의약품 ‘시장’에 대한 신뢰를 주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집단적인 환자들의 저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바티스가 원하는대로 글리벡 약값을 결정했고, 한미FTA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바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5년만에 2배로 급격히 증가한 약제비 때문에 복지부가 2006년에 약제비적정화방안을 마련하게 되었다. 약가협상력을 높여 약제비를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다국적제약산업협회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입장을 표명했었다. 작년 한해는 약제비적정화방안으로 약값을 통제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였다. 제약회사, 복지부, 환자들간에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신약에 대한 약가협상이 줄줄이 결렬되고, 그 신약을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의 저항이 일어나자 약제비적정화방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약값기준도 없이 제약회사가 부르는 약값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고, 제약회사가 공급거부를 해도 대책이 없는 제도라는 것. 그 비판의 정점에 푸제온 사건이 있었다.


복지부가 내놓은 해결책은 무엇일까? 리펀딩제도이다. 노바티스가 원하는 약값으로 보험약가를 결정해주고 환자본인부담의 일부를 노바티스가 제공했던 것과 같은 방식을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제약회사들이 원하는 것이 전 세계 동일가격이므로 약값을 낮게 결정하면 공급을 거부할 것이기 때문에 리펀딩제도는 제약회사와 환자가 윈윈(win-win)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복지부는 작년 12월부터 리펀딩제도를 도입하기위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작년 12월 복지부 관계자는 로슈사장을 만나 리펀딩제도를 도입하면 푸제온을 공급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로슈는 무상공급을 통보하면서도 ‘보험약가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얀센 역시 프레지스타의 보험약가에 불만을 품었지만 푸제온의 불똥이 튈까봐 로슈나 노바티스처럼 과감하게 공급거부을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건강보험제도 밖에서 프레지스타를 공급하고, 공식적 기록인 보험약가의 흔적을 없애려 하였다. 한국에 에이즈환자가 많지 않아 약값인하로 인한 이윤의 경감폭은 적겠지만 전 세계 약값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당장 리펀딩제도가 시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복지부는 신약의 독점가격에 대해 제약회사에게 신뢰를 준 셈이다. 복지부는 제약회사가 원하는 대로 약값을 결정해주고자 하니 약가협상은 있으나마나한 것이 될 것이니 약제비적정화방안의 근간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한시적 무상공급’으로 언제든지 생명의 위협을 받을 것인지, 전 세계 환자들에게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싸게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인지가 투쟁의 몫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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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이 안된다

표현의 자유가 눈내리는 마을 하고 싶은데

바탕이 검정색으로 안되네

오병이 말한것처럼 글쓸때는 눈이 멈추지도 않고

몇번 이것저것을 손대봤는데.....

 

출근시간이 다 되어.....나중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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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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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참해주세요] 약값 이대로는 안돼!

 

허공에 떠다니는 약값을 환자들 눈높이로 함께 끌어내립시다!

- 글리벡, 스프라이셀 약가인하조정신청 동참 요청서-


중증질환, 희귀질환에 걸린 환자들이 비싼 약값으로 고통 받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만이 아닙니다. 초국적 제약자본이 별다른 근거 없이 높은 약값을 요구하기 때문이고, 정부가 이에 대책 없이 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약자본은 특허라는 이름으로 부여받은 독점권을 맘껏 남용하여 환자들의 생명권을 오히려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심하지 않은 희귀약재, 대체제가 없는 필수약제에서 더욱 강화된 독점권을 이용하여 환자와 국가로부터 뽑아낼 수 있는 최대한의 이윤을 남기려고 합니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은 2003년 희귀의약품으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23,045원이라는 고가의 약값(매달 300-600만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2003년 당시 연간 총 수입실적이 백만달러를 넘어섬으로써 희귀약재로서의 자격이 박탈되었을 뿐만 아니라 2003년에 비해 2007년 사용량은 다섯 배 넘게 증가하여 전문의약품 매출 순위에서 당당히 5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리벡 약가는 처음에 23,045원으로 결정된 이후 단 한 번도 조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다른 국가에서는 약가가 조정되어 한국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서도 공공연히 한국에서의 글리벡 약가가 높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제약회사들은 고가의 약가를 합리화하기 위하여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를 이야기합니다. 제약회사가 이야기하는 신약 연구개발비의 허구성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미 글리벡의 연구개발비는 노바티스가 인정하였듯이 시판을 시작한 이후 1년 8개월 만에 모두 회수되었습니다. 환자에게는 고통이고, 노바티스에게는 막대한 이윤을 보장해주는 현재의 약가를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의약품에 특허를 인정해주는 것은 개발 생산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해주고 따라서 환자들이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결코 제약회사만의 고이윤을 보장해주기 위함이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더 이상 글리벡 독점 가격은 유지될 어떠한 근거도 없습니다. 글리벡의 생산 단가는 최대 760원에 불과합니다. 이제 글리벡은 이 가격으로 환자들에게 공급되어야 합니다.


또한 글리벡에 내성이 생긴 백혈병 환자들이 복용해야 하는 BMS사의 스프라이셀은 2008년 6월 55,000원 (매달 330만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는 환자 일인당 연간 4,000만원이 넘는 약제비를 의미합니다. 제약사와 공단이 이러한 엄청난 약가를 결정하는 과정 중 우리들은 이처럼 높은 가격이 되어야 하는 어떤 이유도 근거도 듣지 못하였습니다. BMS사는 글리벡 약가에 맞춰 스프라이셀 약가를 책정하였을 뿐이고, 건강보험관리공단은 BMS사가 요구하는 약가를 20% 정도 낮추는 정도의 협상만을 진행하였을 뿐입니다.


신약의 약가는 생산원가, 소요된 개발연구비용, 각 국가 상황 등을 고려하여 책정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스프라이셀의 생산 원가를 추정해보았고 그 결과는 1,890원에 불과하였습니다.

제약업계에서 연구개발비용 회수 및 재투자,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여 산출하는 약의 판매가는 일반적으로 생산 단가의 3배~10배 정도에서 결정된다고 합니다. 스프라이셀이 희귀의약품이기 때문에 연구개발비용 등을 최대 10배로 고려한다고 할지라도 스프라이셀의 판매가격은 최대 18,900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6월 30일 환우회, 시민·사회·인권 단체들은 보건복지가족부에 스프라이셀·글리벡 약가인하 조정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노바티스 측에서 신청자 자격을 문제 삼았고 복지부는 이를 받아들여 2달 넘게 시간을 끌다가 이제야 단체들은 조정신청 자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습니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 12조에 의하면 ‘요양기관, 의약관련 단체, 약제·치료재료의 제조업자·수입자 또는 가입자’는 약가조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글리벡 · 스프라이셀 약가 인하 조정을 신청하였던 11개 단체는 시민사회단체, 환우회가 조정 신청을 할 자격이 없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따라서 개인 가입자 이름으로 조정신청도 동시에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는 단지 글리벡과 스프라이셀 약 두 가지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초국적 제약자본의 탐욕스런 약가 산정과 이에 무책임하게 끌려다니고 있는 복지부에 대항하여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 당장 약값을 지불하는 환자들이 주체로 나서는 것입니다. 자본이 강요하는 가격에 우리의 목숨을 담보 잡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생명의 약에 대한 주도권을 갖겠다는 것입니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누구라도 이 조정신청에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조정신청방법]

조정에 참여하시려면 성함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가 필요합니다. 9월 21일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입니다. 조정신청은 취합하여 한꺼번에 신청할 예정이며 이 신청이 복지부에 접수되면 120일 이내에 결정이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보내주신 메일에 담긴 개인정보는 1명의 담당자가 취합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개인정보를 진정서에 기입한 이후에 즉시 메일을 삭제하여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한 건의사항이나 추가적으로 위 진정의 내용을 문의하시고자 하는 분들은 메일 취합 담당자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강아라 사무국장과 통화를 하시면 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보내실 곳]

 kpkyp@chol.com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강아라 02-523-9752, 손전화: 011-38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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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나간다

몇년을 같이 살았나?

동생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재수하면서부터 다시 같이 살았으니까 20세~28세까지, 8년 반정도.

내가 고등학교 가면서 떨어져있게 되었지만 그때는 동생이 11살, 나랑 부딪힐 일은 없었던 것 같다.

 

내일이면 이사를 간다.

서로 괜한 말은 안했다.

그냥 어제 같이 회 한사라 먹었다.

그리고 노래방갔다. 동생은 내가 아주 힘들었을때 노래방에서(1주일에 5일씩) 같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동생이 일부러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눌렀다.

 

그냥 서운한거 털자는 둥, 가서 잘 살아라는 둥 여러말하기 싫었고, 구구절절한거 싫었는데

그래도 닭도리탕을 했다. 내동생이 젤 좋아하는....

근데 마주앉아 밥을 그냥 먹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이제 밥을 먹고나면 짐을 쌀거다.

짐 싸는걸 보면서 그냥 내 일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있을 자신이 없어서

다행히 갑자기 오늘 저녁에 약속이 생겼다.

저녁약속도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과 곧 헤어질 사람을 만나는 자리이긴 하지만...

 

그래서 할일이 있긴하지만

이래저래 해서 오늘도 술을 마시게 되는군.

 

희한하게 좋은 기억만 추억으로 남네.

그동안 고마웠다. 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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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0

화가 날 때를 모르고

슬퍼할 때를 모르고

고마울 때를 모르고

산다는 건

 

우리가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 모르는 것이거나

살아가는 것을 체념해가는 게 아닐까

 

엉뚱하게 다른 이에게 화를 내고 마구 울어버린 건

몹쓸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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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로슈야, 365일내내 걸어야 되지 않겠니?

 민중언론 참세상에 기고한 글

 

로슈야, 365일내내 걸어야 되지 않겠니?

-약은 공급하지 않고 청계천을 걷는 제약회사


왜 로슈는 2003년부터 걸었을까?


스위스에 본사를 둔 제약회사 로슈는 2003년 이래 매년 세계 에이즈의 날인 12월 1일에 전 세계의 로슈 직원들이 걷기대회 및 모금행사를 개최하고 아프리카의 에이즈 고아들을 돕기 위해 기부금을 내고 있다. 2003년 처음 이 행사가 시작된 이래 전 세계 95개국에서 35,000여명의 로슈 직원들이 참여해 현재까지 약 440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37억원)의 기금을 조성하여 말라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AIDS 고아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2005년부터 로슈의 한국내 법인인 한국로슈 및 한국로슈진단의 임직원들이 걷기 대회 및 기금 조성에 참여하였다.


2007년 12월 3일 청계천에서 ‘에이즈 고아를 위한 걷기대회’ 진행 중인 로슈

출처: 약업신문


로슈가 에이즈와 관련이 있게 된 것은 1992년부터다. ‘히비드’라는 에이즈약을 1992년에 출시했고, 1995년에는 ‘인비라제’를 출시했다. 그런데 이 약들은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두 약은 부작용 등으로 판매 중단되었다. 그러던 중 로슈는 2003년에 새로운 기전의 에이즈약 ‘푸제온’을 미국과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국에는 2004년 11월 연간 1800만원으로 보험적용이 되었다. 로슈가 2003년부터 에이즈 고아를 돕는다며 걷기 시작한 이유는 ‘뻔’하지 않은가?



푸제온은 어디로 가고, 걷기만 할까? 


푸제온은 기존의 에이즈약에 내성이 생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약이라는 이유로 많은 기대를 받은 만큼 비싸다. 2003년에 미국에 푸제온이 공급되기 시작했을 때 ADAP과 메디케이드는 난리가 났었다. 로슈가 미국의 HIV감염인에게 요구한 푸제온 가격은 연간 약 29,000달러이다. 미국정부는 ADAP(AIDS Drug Assistance Program)과 메디케이드(Medicaid)를 통해서 가난한 HIV감염인의 치료를 지원하고 있는데, 푸제온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각 주정부마다 로슈와 협상을 벌여 푸제온 가격을 인하하든지 지원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한편 로슈는 2004년에 한국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에 푸제온을 연간 3200만원에 보험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환율로 환산해보면 미국에 요구한 가격과 맞먹는다. 복지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연간 1800만원으로 보험약가를 결정하자 로슈는 약값이 싸다며 공급을 하지 않았다. 로슈는 다시 2005년에 연간 2500만원으로 약값을 올려달라고 신청했다가 거절당하자 2007년에 연간 2200만원으로 신청했다. 올해 1월 건강보험공단과 로슈가 푸제온에 대한 약가협상을 벌인 결과, 약값을 올려줄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 2004년부터 지금껏 로슈는 푸제온은 공급하지 않는 반면, 에이즈 고아를 돕기 위해 매년 청계천을 걷는다. 로슈가 기금을 보내는 말라위를 비롯한 아프리카에도 당연히(?) 푸제온은 공급되지 않고 있다. 



Need가 맞지 않아서 공급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물었다. 로슈가 모 언론에서 “의약품 공급에 관한 문제는 해당 국가 국민이 해당 의약품을 구매할 능력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실제 푸제온의 약값이 비싸다는 점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경제수준이 낮은 동남아지역 국가에는 푸제온 공급이 안 되고 있다. 푸제온이 한국 환자들이 구매가능한 제품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대로라면 연간 2200만원으로 푸제온을 구매할 능력이 없는 환자들은 푸제온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냐고. 연간 2200만원을 요구하는 이유를 HIV감염인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알려달라고. 1달이 넘도록 답변을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사장이 직접 답변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7월 1일에 우리는 로슈 사장을 만나러 가게 되었다. 로슈는 ‘약속도 없이 막무가내로 와서 업무방해를 하면 안된다’고 했다. 사장과의 면담시간을 잡아서 전화를 주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은 로슈이고, 제약회사에서 약을 공급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업무가 어디있냐고 되묻자 그제서야 로슈 사장과의 면담시간을 잡아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7월 3일에 그들이 정해준 인터콘티넨탈호텔로 가게 되었다.



7월 3일, 푸제온 공급과 약값에 관한 환자, 시민사회단체와의 면담에 나온 로슈 사장과 임원들.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그런데 정작 로슈는 그동안 여러 차례 언론에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답변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답변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뭐야 이거. 답변을 줄 생각도 없으면서 기다리라며 시간 잡아먹고, 아예 무시할 작정이었단 말이야? 그래서 언론에 밝힌 그 입장이 로슈의 입장 맞느냐고 물었더니 오보란다. 의약품의 공급여부 결정은 ‘구매력’에 따른다고 말한 적 없고 ‘needs'에 따른다고 말했단다. 전 세계적으로 4000만명이 넘는 HIV감염인이 살아가고 있다. 에이즈분포지도는 전 세계 빈곤지도라고 할 만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 전 세계 HIV감염인의 90%가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HIV감염인이 살고 있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는 needs가 더 많은데 왜 공급안하냐, 로슈가 말하는 needs는 뭐냐고 물었다. needs는 그런 게 아니란다. 그럼 ‘한국로슈는 인간의 고귀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면서 성장해 온 기업’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까닭이 뭔가? 우리가 정말 화가 나는 것은 막대한 세제혜택과 공적자금을 지원받아서 만든 약을 팔기위해 생명존중, 기업윤리를 등에 업지만 정작 환자의 needs는 안중에도 없다는 점이다.



투명한 거(transparency)? 논리적인 거(logic)? 우리도 완전 좋아해!


로슈는 그 자리에서 푸제온이 공급되지 않은 이유는 한국의 약가제도가 logic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로슈 뿐만 아니라 그동안 미국정부와 초국적제약회사들은 한국의 약가제도, 건강보험제도의 ‘불투명성’ 때문에 한국의 환자들이 신약을 원하지만 먹을 수 없다고 말해왔다. 그래서 다국적제약협회는 복지부가 약제비를 절감시키겠다고 2006년에 약제비적정화방안을 발표하자 반대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었다. 그래, 우리야말로 투명한 거(transparency), 논리적인 거(logic) 대환영이다.


그동안 로슈가 푸제온의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었고, 생산과정이 복잡하여 고비용이 소요되며, 연간생산량이 한정되어 있어’ 푸제온의 약값을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다.  연구개발비와 생산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얘기하고, 우리가 왜 1년에 2200만원을 내야만 하는지 우리를 납득시켜보라고 했다. 로슈 사장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2가지 자료를 던져주었다. 하나는 세계은행에서 소득에 따라 전 세계 국가를 3부류로 분류한 자료와 2008년도 건강보험 재정현황표이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은 고소득국가로 분류되어있고, 건강보험재정이 바닥나지 않았으니 선진 7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일본)의 가격을 기준삼아 약값을 정해야한단다. 2200만원도 많이 봐 준 것이란다. 로슈는 세계은행의 국가분류표에 따라 미국직원들과 한국직원들에게 똑같은 연봉을 주는지 묻고 싶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인데 2만달러가 넘는 약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건강보험재정이 몇 년째 적자상태여서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메워서 간신히 유지를 하고 있고, 매년 보험료를 몇 % 올려야 건강보험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골머리를 앓고 있는 건 우리사정이라 치더라도 로슈와 BMS야말로 약값의 근거로 들먹였던 연구개발비와 생산비용을 대지 않으니 ‘불투명’하고 ‘logic’이 없는 게 아닌가? 참, 면담할 때 기자들 있으면 면담안하겠다고 기자들 나가라고 한 것도 ‘투명성’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왜 자꾸 자본주의를 혐오하게 만드니?


로슈가 한국의 약가제도에는 logic이 없다고 했는데, 우리가 봐도 그렇다. 유시민 전 장관이 한미FTA의 폐해를 막을 수 있다며 호언장담했던 약제비적정화방안은 약값기준도 없이 제약회사가 부르는 약값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고, 제약회사가 공급거부를 해도 대책이 없는 제도이다. 약제비적정화방안 시행 후 첫 사례였던 백혈병치료제 ‘스프라이셀’의 약값이 연간 4000만원으로 결정되었다. 스프라이셀을 판매하는 제약회사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는 1년치 약값으로 5000만원을 요구했다. 5000만원이 누구에게는 전세값이고, 누구에게는 5~10년간 허리 졸라매가며 저축한 돈일 것이고, 누구에게는 평생 손에 쥐어보지 못한 돈일 것이다. 복지부는 5000만원을 두고 10%를 인하할지 20%를 인하할지를 저울질 하였다. 5000만원이든 4000만원이든 환자들과 건강보험이 감당할 수 없는 ‘살인적’ 가격이라는 걸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환자생명을 놓고 4000만원, 5000만원 판돈을 거는 노름판이나 다름없는 약값결정과정에 대해 환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약값을 정하는지’ 묻자 돌아온 답은 ‘약값은 오직 신(神)만이 알 뿐’이라는 것.


실제 약가협상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 실무자들이 제약회사가 요구한 약값에 대해 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할 때 제약회사가 공급을 거부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스프라이셀의 경우 역시 BMS가 공급을 거부할까봐 연간 4000만원의 약값 비싸다는걸 알면서도 받아들였다. 푸제온, 스프라이셀의 사례는 ‘특별’한 예가 아니라 의약품관련 법과 제도에 내재되어 있는 결함에 따른 필연적 결과이자 ‘대표’적 사례이다. 어떤 약을 얼마에 공급할지를 제약회사가 정한 범위내에서 선택하는 방식은 건강보험재정을 위협하는 순간을 불러왔을 뿐 아니라 제약회사의 횡포앞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약값기준을 정하고 공급대책을 마련하여 약이 환자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을 선명하게 하는 것이 투명하고(transparency) 논리적인 것(logic)을 담보하는 길이다.


그런데 복지부는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시장경쟁 논리에 의해서 정부가 의약품의 공급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모든 것을 돈을 주고 사야한다지만 사람목숨마저 사야한다면 어느 누가 그걸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가 이런 거면 정말 아니다란 생각을 자꾸 하게 만든다.



로슈가 할 수 있는 것


‘한국로슈는 인간의 고귀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면서 성장해 온 기업’이라고 계속 말하고 싶으면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푸제온 약값으로 1년에 2200만원을 꼭 받아야겠다면 그 돈을 못내고 죽어가는 전 세계의 수많은 에이즈환자를 위해 특허권을 환자들에게 넘기는 거다. 2004년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에이즈환자를 위해 에이즈 약에 대한 라이센스를 자발적으로 양도한 것처럼, 2004년에 BMS가 태국의 에이즈환자를 위해 에이즈 약 ‘바이덱스’에 대한 특허권을 줘서 훨씬 싼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그리고 2006년에 GSK가 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 약 ‘콤비드(한국에서는 컴비비어)’의 특정제형에 대한 특허권을 포기한 것처럼. 로슈 사장은 면담자리에서 특허권을 양도해도 푸제온과 똑같은 약을 만들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비웃었다.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었고, 생산과정이 복잡’하다고 줄곧 말해왔는데 다른 회사가 푸제온과 똑같은 약을 뚝딱 만들어버리면 자존심이 많이 상하겠지.


그게 싫으면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365일 내내 ‘마라톤대회’를 하는 것이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일 걸어서 37억원을 기부했는데, 그 돈이면 고작 168명에게 푸제온을 1년동안만 줄 수 있을 뿐이다. 대한에이즈학회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2007년 12월말 기준 우리나라에는 생존 감염인 4343명중 약 1000명이 에이즈약을 투약중이며, 이들 중 88~138명이 치료실패하여 푸제온과 같은 약이 필요하단다. 그러면 전 세계 4000만명의 HIV감염인 중 최소 100만명의 환자에게 푸제온이 필요하단 얘긴데, 이들을 살리려면 연간 22조원이 필요하다. 로슈가 365일 내내 걷는다면 2700억원이다. 연간 22조원를 만들려면 전 세계 로슈 직원들이 365일 내내 걷되, 지금까지보다 81배 더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 가능하다. 로슈야 365일 내내 눈썹 휘날리도록 뛰어보던가 아니면 업종을 변경해야겠다. 살인전문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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