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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가장 빨리 하는 방법은
두 사람이 같이 하는 겁니다.
이 방법으로 하면
지루하지도 않고 지겹지도 않습니다.
주선생님이 좀 일찍 왔습니다.
"오늘 저녁 뭐 먹으까?"
우리 먹을 것도 준비하고
미루 먹을 이유식도 준비해야 하는데
일이 좀 많다 싶습니다.
"상구가 매운탕 끓여..내가 이유식 준비할께.."
주선생님은
어느새 냉동실에서
매운탕거리를 꺼내옵니다.
함께 밥하기의
위력이 발휘되기 시작합니다.
생선을 넣고
고추장을 풀고, 고추가루도 풉니다.
그 사이
주선생님은 잘게 썬 청경채를
절구에 넣고 찧습니다.
매운탕이 끓는 사이
주선생님은 반찬을 꺼내오고
전 절구를 씻습니다.
"어? 근데 이거 혹시 홍어 아냐? 홍어로도 매운탕 끓이나?"
"홍어였어?"
"응....이거 그냥 삶아서 먹어야 되는 거 아닌가?"
역시 두 사람이 하면
잘못한 것도 금방 고쳐집니다.
"배추는 입만 자를까? 대는 두꺼우니까 미루 먹기 힘들거야..."
"그렇겠지?"
두 사람이면
의논할 수 있어 좋습니다.
주선생님은 배추를 썰어서
아까 제가 씻어놓은 절구에 넣고 다시 찧습니다.
"히히..근데 배추 찧어놓으니까 꼭 토끼밥 같애..이건 닭밥 같고..."
단어에 예민한 저는
주선생님의 다른 말은 하나도 안 들리고
오직 닭밥이란 말만 귀에 들렸습니다.
"닭밥이 뭐지?"
"닭밥?"
"응"
닭밥이란 닭이 먹는 밥인데
주선생님을 제외한 세상 사람들은
보통 모이라고 합니다.
역시 두 사람이면
의논할 수 있어 좋습니다.
"상구 배추 몇 장 더 뜯었으니까 씻어줘, 우리도 먹게..."
제가 배추를 씻는 동안
주선생님은 밥을 펐습니다.
이렇게 하면
밥 준비 금방 합니다.
하나도 안 힘듭니다.
댓글 목록
강강수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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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깊은 공감.....아이가 커서 함께 거들면 더 큰 기쁨과 애정이 샘솟는답니당. ^^부가 정보
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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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고도의 염장질이라고나 할까...부가 정보
너나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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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수월래/ 음...저도 미루가 빨리 커서 같이 부엌일을 했으면 좋겠어요..^^부가 정보
당신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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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밥하기, 진짜진짜진짜 멋져요.저는 같이 밥하기를 잘 못해서 하루는 애인, 하루는 나, 이렇게 나누고 그것도 안 되면 떠미는데-_-;
반성-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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