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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깨나 미루생각

주선생님은 잠들자마자

잠꼬대를 잘 하는데

 

대꾸를 해주면

아예 대화를 한참 할 때가 많습니다.

 

1. 그저께 잠꼬대

 

"3마리 줄께"

 

시작입니다.

 

"뭘?"

"5마리 중에 3마리 줄께"

 

뭘 얘기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뭘 줄건데?"

"메뚜기"

 

"메뚜기?"

"응"

 

"고마워"

딱히 할 말이 없어서

고맙다고 했는데

갑자기 무대에서 사회보는 사람

목소리로 소리칩니다.

 

"장안에 화제가 된 메뚜~기"

 

웃으면 안됩니다.

꿈에 메뚜기가 서커스 같은 거라도 하는 모양입니다.

 

장난스러운 마음으로

대화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근데... 그거 구워먹어도 돼?"

어떻게 대답을 할까 궁금했습니다.

 

"사치스럽지."

생각하지 못했던 대답입니다.

 

다시 물었습니다.

"왜?"

 

어떤 대답이 나올까

귀추가 주목되는 순간,

주선생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지구가 멸망한 이후로 단백질이 귀해졌잖아.

국물을 우려내서 먹어야지...미루도 좀 주고..."

 

그 와중에도 미루 생각은 무척 합니다.

 

 

2. 어제 잠꼬대

 

"5개 있다!!"

 

또 시작입니다.

이번에도 메뚜기인가 싶어 물었습니다.

 

"뭐가?"

"사탕"

 

"나 좀 줘"

대화를 이어가는 건

재밌습니다.

 

"가만 있어봐. 나 하나, 미루 하나..."

"나는?"

"상구 하나"

 

2개는 어떡할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또 나 하나 미루 하나"

"나는!!?"

"사탕이 5개 뿐이야아~"

 

드디어 주선생님의

속마음이 드러났습니다.

미루만 생각합니다.

 

"그러면 나 운다~"

 

"으으아아앙~~"

느닷없이 잘 자던 미루가

방에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내내 잠꼬대를 하던

주선생님. 벌떡 일어나더니

막 달려갑니다.

 

텔레비젼 앞에 가서 딱 멈춰서더니

가만히 서 있다가 몸을 획 돌려서 안방으로 들어갑니다.

 

주선생님은

자나 깨나 미루 생각에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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