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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가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은 침대 위입니다.
밤에 자기 전에 항상 침대 위에서
믿을 수 없는 에너지로
이리 저리 몸을 날립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어릴 때도 푹신푹신한 곳 위에 올라가면
막 신났었던 것 같긴 합니다.
"끼야~~"
정말 이런 소리를 냅니다.
침대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미루가 전속력으로
기어갑니다.
다 기어가면
침대 머리맡을 잡고 일어서서
창문을 손으로 탕탕칩니다.
이때 주선생님이
발가락으로 옆구리를 찌르는 걸
미루는 제일 좋아합니다.
"크큭큭...끼야~~"
주선생님의 발가락 공격을 피해서
몸을 옆쪽으로 날린 미루는
이번엔 벽으로 기어갑니다.
다시 일어서서
벽을 툭툭 칩니다.
이번엔 제가
발가락으로 공격합니다.
또 다시 몸을 날린 미루는
이번엔 침대 위에 뭉쳐져 있던
이불 속으로 파묻힙니다.
"큭큭큭~~"
놀이는 계속됩니다.
발가락으로 찔러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계속 하면 힘듭니다.
근데 안 하면 미루가 서운해하는 얼굴이 됩니다.
한 20분 그렇게 놀고나면
미루는 온몸이 땀범벅이 됩니다.
머리 숱도 많은 데
그 속이 땀으로 흥건합니다.
너무 힘들지 않게 놀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미루를 침대 위로 안 올려 놓는 방법입니다.
"낑낑..."
미루랑 바닥에서 잔 날.
새벽에 눈을 떠보니까
미루가 침대 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래봐야 못 올라갈 거면서
계속 낑낑거립니다.
한쪽 발을 쭉 들어서 침대 위로 올려 봅니다.
안 닿습니다. 다시 시도합니다. 안 닿습니다. 또 시도합니다.
닿았습니다. 그러더니 휙 올라가버립니다.
"현숙아!!! 미루가 지 혼자 침대 위로 올라가버렸어~~"
놀라운 목소리로 이 소식을 전하자
침대 위에서 자고 있던 주선생님이 그럽니다.
"일거리가 늘었구만..."
미루는 점점 발전하고
우리는 점점 일거리가 늘고 있습니다.
댓글 목록
pru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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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가 "수족구"란 병에 걸렸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괜찮아요?쑥쑥 자라나서 제법 놀이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전 이젠 그렇게 좋아하는 놀이를 언제 어떻게 끝나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뭐 좋은 방법 아시면 알려 주세요. 온 김에 제목도 더 응모합니다. "미루의 부모로 거듭나기", "미루와 더불어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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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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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아들내미 보니까, 아기 외할머니께서 아기가 침대 위로 올라가기 시작하니 훈련을 시키던데요. 침대에서 내려올 때는 반드시 다리와 엉덩이부터 내려오는 훈련인데, 유용하겠더라구요. 반대로 내려오면 좀 큰 사고가 날 것 같아요.부가 정보
진경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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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이도 그무렵 등산본능을 발휘했었죠.http://blog.jinbo.net/antiropy/?cid=9&pid=209
(아 감회가 새롭다)
그래서 저희도 제일 먼저 한게 뒤로 내려오는 방법을 가르치는 거였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것은 뒤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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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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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는 안 가르쳐 줬는데도 알아서 뒤로 내려 오더라고요. 그래서 방심했다가, 소파 같은 데서 낙하한 게 몇 번인지... 내려오는 훈련 잘 시키세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