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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온다

 

바람이 파도처럼 물결치던 밤

 

거세게 밀려오는 북해바다가 바람 속에 있다.

 

그 까만 밤,

나른한 조명 밑에서

지나온 내 삶이 얼마나 평탄했는지,

슬픔이나 고독이나 절망 외로움 따위는

나에겐 그저 떠돌아 다니는 닳고 닳은 단어였다는 생각을 했다.

 

깊은 내상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그동안 내가 보낸 이해의 몸짓은

어쩌면 약자를 향한 가벼운 제스춰였을지도 모른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함께 보낸 마지막 기억들이 

가라앉지 않는 가슴의 통증이

미칠것 같은 그리움이

밀려온다.

누군가 말이라도 걸어온다면

그 자리에서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스치듯 지나쳐왔던 단어들은

나를 설명하는 절대적 언어가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는

 

밀려오는 바람 한가운데 서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묻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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