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 vs 나가사끼 짬뽕

[잡생각]

라면을 아주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요즘 주변에서 꼬꼬면(팔도) 먹어봤냐는 소리를 동시다발로 듣게 되어, 호기심에 찾겠됐다. 근데, 대형마트나 동네슈퍼에서 찾아도 없어서 실망하던 차, 패밀리마트나 GS25에는 있다는 제보를 듣고, 동네 편의점을 뒤진 끝에 드뎌 꼬꼬면을 찾았다. 꼬꼬면보다 먼저, 그러니까 꼬꼬면을 못 찾은 어느날, 그 동안 시식하지 못했던, 나가사끼짬뽕(삼양)을 먼저 먹게되었다. 뭐, 비슷비슷한 맛이라니까. 꼬꼬대신 짬뽕이라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인적으로, 매운 맛을 즐기지는 않는 편이라,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데, 국수 종류(후루룩 국수, 그나마 괜찮다)나 라면으로 치면, 사리곰탕면(농심)과 감자면(농심)을 가끔 먹는다. 솔직히, 신라면, 삼양라면, 진라면. 각 회사의 기본 라면은 맵다기보다는 니끼해서 싫어하는 편이다. 장라면 류도 마찮가지. 그나마 삼양의 맛있는 라면이나 풀무원 라면(그리고 무파마)도 괜찮은 듯한데, 이 라면들이 기름기가 적은 편이다.  여하튼, 사리곰탕면도 먹다가 보면 좀 니끼하고, 감자면은 안 매운 중국집 짬뽕 같지만 기름기가 너무 많다. 팁으로, 라면에 기름기(즉, 칼로리)를 줄이고 니끼한 맛을 줄이려면, 냄비를 두 개 사용해서 하나는 면을 끊이고, 다른 하나는 국물을 내는 데 이용하면, 조금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 뭐, 라면의 고유한 맛은 떨어지만, 먹을만 하다.

여하튼, 나는 한국사람이 매운 맛을 좋아한다는 편견을 식품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닌 가하는 의심을 하고 있었다. 그런 차, 꼬꼬면과 나가사끼짬뽕을 먹게 된 것이다! 보통, 광고문구와 제품의 맛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두 라면은 거의 일치한다(계란이나 파 등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다). 꼬꼬면은 말 그대로, 담백하고 칼칼하고, 나가사끼짬뽕은 시원하고 칼칼하다. 둘 다 청양고추 맛을 제대로 잘 낸다. 단, 꼬꼬면은 닭육수 냄새가 끊일 때 나는데 먹을 때는 괜찮다. 면발은 꼬꼬면이 좀 얇고 부드러운 편이라면, 나가사끼짬뽕은 너구리보다는 얇지만 약간 굵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국물은 나가사끼짬뽕이 낫고 면은 꼬꼬면이 나은 것 같다. 밥을 말았을 때 둘 다 괜찮지만 나가사끼짬뽕이 좀 더 낫은 듯. 아, 칼로리는 꼬꼬면이 520kcal(탄수화물 24%, 지방 36%, 나트륨 88%)로 나가사끼짬뽕 475kcal(탄수화물 24%, 지방 26%, 나트륨 92%)보다 높다. 사실, 라면은 칼로리보다는, 염분이 문제인데, 될 수 있으면 건강을 위해 국물을 적게 드시는 게 좋다. 특히, 나트륨이 지방을 만드는데 작용을 하기 때문에 저염을 권하지만, 가끔 먹는 거야 괜찮겠죠, 뭐. 

여튼 각각 900만개 이상을 팔아치우고 있다니깐, 사라지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신라면과 삼양라면에 지친 분들은 한 번쯤 시식해 보시길. 둘 다 가격이 8-9백원 대라서 좀 부담이지만, 그리고 사람의 입맛처럼 보수적인 게 드물지만, 기본라면에서 벗어나서 한 번 먹어들 보시라! 그럼, 뒤늦은 시식기를 마칩니다. 쩝, 새벽에 라면이 땡기네요.

 

참고로, 예전에 삼양라면이 풍미하던 시절, 그러니까 농심에서는 아니라고, 우지파동이 없어도 우리가 1등이 되었을 거라고 우기지만, 여하튼 우지파동으로 신라면이 넘버원이 되기 전에, 원래 라면은 푹 퍼지게 해서 국물도 닝닝하게 많이, 그러니까 계란을 일찍 넣어 거의 국물에 확 흩어지도록 먹었다. 거의 칼국수나 국수처럼 말이다. 아마도, 적은 비용으로 많은 양을 먹으려는 식습관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식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면을 꼬들꼬들하게 끊이고 국물을 줄이고 매고 달달해진 건 90년대 중반 이후에나 그랬던 걸고 기억한다. 내 입맛과 기억이 틀릴 수도 있지만 말이다. 여하튼 신라면은 너무 맵고 짜다. 그리고, 분식 집에서 라면 선택권을 좀 줬으면 좋겠다. 원가 차이 얼마 안 할텐데, 라면 종류가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짜파게티 좀 팔자. 저기 신림동 고시촌에는 예전에 있었는데. 쩝.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09/06 01:23 2011/09/06 01:23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s://blog.jinbo.net/simppo/trackback/122

  1. Subject: 라면에 대한 환상을 떨쳐주마!!!

    Tracked from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헛된 꿈 [2011/09/20 19:12]
     삭제

    뽀삼님의 [꼬꼬면 vs 나가사끼 짬뽕] 에 관련된 글. 라면은 무조건 야심한 밤에 끓여먹는게 최고다. 딴 거 없다. 친구는 술 마신 그 다음날에 라면이 땡긴다고 하는데 대체 왜 그런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술 마신 다음날엔 무조건 개운한 음료수 종류가 무진장 땡기는데 왜 그럴까. 라면 종류가 아무리 많아져도 라면이 질적으로 변화할 수는 없다. 라면은 라면일 뿐이고, 취향도 사실 거기서 거기지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