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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무식하고 오만___ 진보적 감수성 있나?

"민주노동당, 무식하고 오만...진보적 감수성 있나?"
민주노동당 최고위 출범 1주년 워크숍에서 쏟아진 쓴소리

제정남 기자  

  "민주노동당이 진보적 감수성이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공부도 안하는 데 오만하다"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 출범 1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토론회에 참가한 외부 초청인들은 민주노동당에 애정 어린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최근 지지율이 10% 수준에서 바닥을 기고 있고, 최고지도부 무능설 마저 당원들 사이에서 심각하게 오가는 상황에서 개최된 이날 워크숍은 '당의 올바른 위기 인식과 자기 혁신'을 강조하는 토론이 초청자들과 지도부 사이에 오갔다.
  
  외부 인사로 초청된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전문분야인 여론조사 통계를 근거로 민주노동당의 오늘을 진단했다.
  
  '비우반한층'과 정치불신층의 움직임이 민노당 지지율 변화 핵심
  
  홍 소장은 현재 민주노동당의 위치가 원내 3당에 있지만 "정당지지도가 18%까지 올라갔던 적이 있어, 넘버3으로 폄하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민주노동당 원내진출 1년을 총평했다.
  
  홍 소장의 이 같은 지지율 발언은 민주노동당의 최우선 과제가 국민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이후 홍 소장이 쏟아낸 민주노동당에 대한 쓴 소리는 지지율 상승법에 일관됐다.
  
  홍 소장은 민주노동당의 최고 지지도가 18%에서 10%에 까지 떨어진 것과 관련 "8%에 해당하는 국민들은 비우반한(열린우리당은 아니고 한나라당은 반대)층과 정치 불신층으로 분석된다"며 "이들은 한나라당의 지지 가능성은 매우 낮은 반면 열린우리당이 혁신을 할 경우 지지를 열린우리당에 보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민주노동당 지지의 8%를 좌지우지하는 국민들은 "이념 성향상 중도 진보로 민주, 반부패, 인권, 민족문제 등을 중시한다"며 "이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던 이유는 기성정치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참신성, 도덕성, 진보성, 민주성 그리고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최근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과 관련해 홍 소장은 ▲집권을 내세우면서도, 정국에서 겉돌며 넘버3에 안주하는 듯 한 모습 ▲노동단체의 비리로 인한 도덕성과 민주성의 가치 훼손 ▲노동단체 사건 등과 관련되어 어떠한 대처나 입장도 선보이지 못하는 당의 구조 ▲인터넷과 이미지 정치의 실패 등의 이유를 꼽았다.
  
  홍 소장은 최근 1년간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변화와 관련 경쟁관계에 있다고 평가되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비슷한 지지율 변동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우리-민노당의 지지율 동반하락, "진보층과 중도층의 기대 충족 못해서"
  
  열린우리당의 지지자 이탈자들이 민주노동당으로 몰리지 않고 동반하락의 모습을 보이는 특이현상과 관련해 "비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민주노동당에도 실망하고 있다"는 것으로 홍 소장은 분석했다.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이념적 성향은 중도 진보를 보이고 있는데, 양당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는 것은 "진보층과 중도층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하기에 홍 소장은 민주노동당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한나라당도 변화를 도모하는 만큼, 민주노동당도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 막상 변하지 않고, 가장 변하기 어려운 정당은 민주노동당일 수도 있다"는 홍 소장의 지적은 '최고위와 의원단의 위상 정립, 당원들의 비판에 대한 당의 무반응, 노동계 비리문제에 대한 당의 부실한 대책' 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1년 평가는 무슨... 다들 사퇴하면 되지"
  

워크숍 참가자들의 말말말

  
  천영세 의원 : 원내에서 3당의 위치는 중요하다. 3당의 위치이기에 심상정 의원이 방송사 토론회에도 가고, 현충일 행사에 김혜경 대표의 자리도 좋은 곳에 배치된다. 이런 정치적인 부분에 최고위원들과 의원단이 당연히 고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의 "원내에서 3당이냐 4당이냐는 큰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는 발언을 이어받아서)
  
  김창현 사무총장 : 6.15공동선언은 한국사회에서 소위 '빨갱이 의식'이 빠른 속도로 없애는 사회변화의 요인이 됐다. 민주노동당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우리당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한반도 통일(정세)이 급격하게 다가올수록 집권으로 빨리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종권 서울시당위원장 : 최근 당내 당기위원회 만능 주의가 만연하고 당기위의 결정에 불복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당 게시판은 당원들이 당을 떠나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수도이전에 관해 당은 당론도 제대로 정하지 못했었으며, 독도 투쟁에 나섰던 학생위 소속 학생당원들은 '돌아오라'는 당의 지시에도 불복했었다.
  
  10만 당원 이야기는 논란만 있었을 뿐 사후평가는 없었고, 노동위원장 인준 부결 사건은 아직도 처리가 안 되고 있다. 당원들의 문제제기는, 수용할 부분도 안할 부분도 있지만, 당내에서 아무런 행위(의견교환)도 없다.
  
  지난 1년, 자기 말에 책임을 지는 지도부가 아무도 없었다.(지난 1년의 민주노동당을 평가하며)

  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1년 평가는 무슨 평가냐. (지도부) 다들 사퇴하면 되지'라는 일부 당원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으로 토론회 발표를 시작했다.
  
  김 실장은 "보수정당은 당이 위기일 때 지도부를 교체해 왔었다. 민주노동당은 그 부분에서는 변하지 않는 당이다"며 민주노동당이 처한 위기상황을 역설했다.
  
  그는 원내 진출 달성 이후, 당 전반에 걸친 쇄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혁신주도형 리더십'과 소수 정당 노선에 걸맞은 의제의 형성, 대안 제시, 대국민 설득 능력 확보를 위한 '학습형 리더십'이 현재 민주노동당에 필요하다 주장했다.
  
  김 실장의 위와 같은 주장은 '지도부 무능'이란 일각의 비판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인식된다.
  
  그는 최고위를 향해서는 "당원에 의해 선출됐으면 무게감을 갖고 정치적 행동들을 했었어야 했다"고 비판, 의원단에겐 "단지 입법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인민의 호민관이 되어야 한다"며 '원내진출 이후 입법 활동에 매몰되어 간다'는 평을 듣는 의원단 활동을 질타했다.
  
  민주노동당 무식하고 오만하다
  
  홍세화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의 민주노동당에 대한 비판은 '무식과 오만'이란 단어로 요약된다.
  
  홍 위원은 한국사회의 진보에 대해 "반민주적 억압구조에 대한 인식 등을 통해 탈의식화 과정만을 거치면 진보를 자기화 시켜왔다"며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는)한국의 진보는 너무 쉽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공부도 하지 않는 진보는 겸손이라도 해야 할 텐데 오만하기까지 하다"고 주장, '민주노동당은 헛 똑똑이들만 많다'는 세간의 비판과 일맥을 같이하는 주장을 펼쳤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의식을 바꿔나가려면 성실하고 겸손해야할 진보(민주노동당 당직자 혹은 당원들)가 자기의 진보에 대해 간곡하게 말하고, 공부도 안하고, 비판에 대한 수용도 제대로 않는다"는 홍 위원의 인식은 "평당원들에 대한 교육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주장에까지 이르렀다.
  
  홍 위원의 이날 '교육'에 대한 주장은 '민주노동당이 제1야당 혹은 집권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야 할 것이고, 민주노동당의 이념과 색깔을 국민들에게 알려나가기 전에 당원들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노동당 진보적 감수성 있나?...공부를 해야
  
  즉, 민주노동당은 끊임없이 국민 대중을 만나나가고 '탈의식화'를 시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데 현재는 이런 노력들이 없다는 것이다.
  
  홍 위원은 민주노동당의 교육인식 부재의 원인을 "정서적으로 오만하고 겸손하지 못하다"는 것으로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민주노동당이 독도에 가서 고춧가루를 뿌리는 행동을 한 점을 상기하며 "느닷없는 상황으로 민주노동당이 진보적 감수성이 있는지 의문"이었다며 "이런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우리가 (민주노동당이) 얼마만큼 공부를 안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 1년 평가 워크숍'은 1부 <외부에서 보는 민주노동당>과 2부 <내부에서 보는 민주노동당>의 형식으로 개최됐다. 1부는 홍세화 한겨레 논설위원,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이 초청됐으며 2부에서는 최고위원들과 수도권 시도당 위원장들의 내부평가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워크숍에는 김혜경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전원과 천영세 의원, 정종권 서울시당위원장, 정형주 경기도당위원장 등이 참가했다.


2005년06월09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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