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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심으면 일찍 먹고, 늦게 심으면 늦게 먹는다?!!

<에피소드 1>일찍 심으면 일찍 먹고, 늦게 심으면 늦게 먹는다?!!

이 말은 무슨 말인고 하니,

내가 시골에 와서 가장 많이 들은 말중 하나라 하겠다.
언제 무슨 작물을 심어야 할지 몰라 동네 어른들께 물으면,
늘상 하시는 말씀이

"일찍 심으면 일찍 먹고, 늦게 심으면 늦게 먹는거여~~"
난 속으로, 그래도 때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하며 구체적인 날짜를
찍어 주시길 기대하지만, 되돌아 오는 답은,
"좀 늦어두 돼, 일찍 심으면 일찍 먹고, 늦게 심으면 늦게 먹으며 되니께."

나 : "그럼 늦게라면 언제쯤이죠?"
동네분 : "우리 심을때 심어"
나 : "언제 심으실껀데요?"
동네분 : "좀있어야지."
나 : (조바심이 나서 빠르고 명쾌한 대답을 듣기를 갈구하나 나의 대꾸는??)네(ㅠ.ㅠ)
동네분 : "일찍 심으면 일찍 먹고, 늦게 심으면 늦게 먹는거여.우리심을때 말해줄께"

그... 러... 나....

좀 있어야지란 말은 때론 그 담날 일때도 있고,
이틀 후일때도 있고, 삼일 후일때도 있고... 한없이 기다려야 할때도 있다.
한마디로 그때 그때 달라요..ㅋㅋㅋ

<에피소드2>
지난달 농사계획을 어찌 세울지 몰라 동네 할머니와의 대화를 하던중..

나 : 할머니 콩은 언제심어요?
할머니 : 모를 내야 심지..
나 : 모는 언제 심는데요?
할머니 : 고추를 심어야 심지...
나 : 고추는 언제 심는데요?
할머니 : 우리 심을때 심어..
나 : @#$%%%%@

시골사람들은 시간을 몸을 통해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정확한 날짜를 요구하는 나의 질문에
늘 비껴가는 대답을 하시는 동네 사람들...
그때마다 머리를 쥐어 짜며 머리아파하는 나...
본격적 농번기를 한달여 지내고 나니 그분들의 말씀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숫자와 달력을 통해 자꾸만 정확한 대답을 원하는 나의
한계와 다른 이해법 혹은 이해력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있다..

몸으로 계절을 느끼고, 몸이 그 자체로 달력인 그분들께
오늘도 감동을 얻는다.. ^^


<에피소드3>
2~3주전 동네 어느집 고추밭에 일하러 갔는데
산에서 꽃향기가 진하게 밀려왔다.

주인 할머니 : "꽃냄새 정말 좋네그려~~"
일하러 온 할머니 : "조팝꽃이구만~~"
나 : "할머니 조팝나무에 얽힌 얘기도 있나요?"
일하러 온 할머니 : "조팝나무가 피면 모자리를 내야지~~"

순간 꽃이 피는 걸 보고, 찾아오는 새를 보고 농사력을 읽어낸다던
사람들의 얘기가 사실이란 걸 알았다.
진실이 아주 자연스런 일상속에 살아있는 걸 보고 난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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