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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고 슬픈 하루

0.

그러니까 오늘은 정말 많이 피곤하고 화가 나는 날이었다. 아주 많이....

화를 내도 되는건지 아니면 내 잘못인건지도 분간도 못하는 바보가 되어버린 나에게!!!

 

1.

작년 이맘때도 그랬지만 올해도 역시 잠을 잘 시간이 넉넉치 않다. 또 한참을 못쉬었다.

그래서 잠자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달콤한 요즘이다. 방해받고 싶지않은 요즘이다.

그런데 전화에 잠이 깨버렸다. 적어도 내 기준엔 무례한 전화에 깨버려서 짜증이 났다.

그래도 그 사람은 다급해서 그랬거니 했는데. 결국 그 사람 또 맘대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런 순간에 느끼는 짜증과 허탈함과 실망과 분노감은 적어도 내 수명을 35초는 단축시킨다

 

2.

허무하게 하루가 흘러간다. 일어나 재판에 갔다가 밥을 먹고 사무실에 가서 이것저것 일을

좀 하다가. 은행일을 보고 다시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밥을 먹었을 뿐인데. 결국은 또 일이

밀려 11시 넘게까지 잔뜩 인상을 쓰고 맥주를 홀랑홀랑 마시며 겨우 일을 끝마쳤다.

딱히 미루지도 게을리 한 것도 아닌데... 왜 결국을 또 쫓기고 마는 것일까?

또 느려터진 내 자신을 원망하는 수밖에 없는걸까? 느긋하게 밥먹은 날 나무라야 하는걸까?

 

3.

내 자전거가 아프다. 지난 주말에 뒷바퀴가 빵꾸가 나버렸다. 잘됐다 싶었다.

이참에 배울 것들이 많으니 잘됐지 싶은 것이었다. 내 자전거 구석구석을 보고 알게 되었다.

그런데 아마 이 녀석이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내가 열심히 타지 않아 화났나보다. ㅠ.ㅠ

 

이틀에 걸쳐 2~3시간씩을 쪼그려 앉아 빵꾸를 때워도 어딘가에 또 빵꾸가 나있고....

빵꾸를 때우기를 반복하고 반복하다 결국 새 튜크로 갈아아주길 결정!!!!!

자전거나라에 들러 새튜브를 장만해 돌아왔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 자전거 녀석이 내

손가락에 상처를 낼름 내버렸다. 내가 정말 미웠나보다. -_-;;;;; 살갗이 좀 깊이 벗겨졌다.

그냥 별거 아니겠거니 했는데 물이 닿을 때마다 너무 쓰리고 아프다. ㅠ.ㅠ

 

오후 내내 또 끙끙거리다 결국 저녁엔 돕의 손으로 넘어갔다. 돕에 폐끼친 미안함과 내 손으로 못고친 자그마한 실패감과 생각보다 어렵고 길어진 수리(?)에 짜증도 나고 힘도 빠졌다.

그래서 결국 고쳤냐고? 아니. 처참하게 아랫집에 널부러져 있다. 새 튜브도 펑 터졌고.

오늘 내 기분이 안좋아서인지 자전거에게 확 버림받은 기분이 더 우울하고 슬펐다.

 

4.

난 표현에 대한 공포감이 상당히 크다. 내 자신의 느낌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말로도 그렇고

글로도 표현하기 상당히 힘들다. 그래서 '그냥'이란 말을 제일 많이 쓴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되는 '그냥'이란 말. 편하지만 내 자신을 더 힘들게 하는 말이다. 특히 논술첨삭을

시작하면서 글을 쓰는데 공포감은 더욱 커졌다. 논술첨삭한다는 사람의 글에 대한 부담감??

첨삭하면서 그정도의 원칙이나 수준이 없는 글이 나오는 것은 정말 견딜 수 없으므로.

 

나의 느림과 두려움과 공포는 서로 매우 복합적으로 내 자신을 압박해온다. 그래서 난

내 자신이 화를 내도 되는걸까 하는 고민도 많이 한다. 정말 고민을 사서 한다. -_-;;;;;;

오늘은 화가 많이 났는지도 모른다. 제멋대로인 사람들에게.자꾸 주눅들게 하는 사람들에게.

아무 말도 안했다. 아무 말도 못했다. 젠장. -_-;;;;;;;

 

5.

아~ 자고나면 내일은 기분이 한결 나을거다. 오늘은 힘들고 피곤한 하루였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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