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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결론

 

이 곳은 절대적으로 내 운동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공간인데.. 어느 순간부턴가 내 넋두리가 더 많아졌다. 젠장. 오늘은 오랜만에 내 운동이야기를 좀 써볼까?? 흠흠....

 

오늘은 어떤 학교의 교지편집위원회에서 '평화운동'에 대한 간담회가 있었다. 그냥 두런두런 모여 수다를 떠는 자리라는데.. 사실 작은 자리든 큰 자리든 부담스럽고 하고싶지 않았지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거 아니라는데 사람들 섭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그 사람들의 편의를 봐주고싶었고, 못하는 일들을 자꾸 피하는건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주 조그만 자리가 마련되었고. 역시 내가 잘알고 있는, 좋아하는, 조금은 존경하는 사람들이 둘러앉았다. 사실 내내 긴장하고 있었다. 뻘타를 날리면 안된다.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면 안된다, 잘 정리해서 말해야 한다. 나를 부른 사람이건, 나건 모두에게 성과가 있어야한다. 등등.

 

결과는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다. 많은 뻘타와 정리되지 않은 무의미한 단어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들이 가득한 자리였다. 하지만 내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지는 않았다. 역시 지금의 내 위치와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나를 채찍질할 수 있는 기회였다.

 

 

옛날엔 날 너무 힘들게 했고 싫어했던 학원선생이 있다. 물론 지금은.. 난 그 사람을 참 좋아한다. 솔직하고 원칙이 있는 사람이여서. 자주 열받게 만들지만 그래도 내 말들을 가감없이 있는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진심으로 날 아껴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

 

그 사람이 나에게 그랬다. '오영은!! 공부좀 해라. 너가 매너리즘에 빠지지않고 언제나 네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 그 충고에 많은 충격을 받았고 조금은 위축되었었다. 내 자신에게 실망했었고 돌파구가 쉽게 보이진 않았다.

 

그 사람못지 않게, 남들못지 않게 나도 꽉 막히고 매우 고지식한 사람이다. 적어도 내가 가지는 원칙들에 있어서는 그렇다. 그 원칙에 벗어나는 사람들은 사실 용납하질 않는다. 나도 참 위험한 사람이다.

 

그 원칙들중에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노력한만큼 모든건 보상받아야한다!!!! 이것이다. 그래서 날로 먹으려고 하거나 빈대를 붙으려 하거나 쉽게 가려는 사람을 매우!! 안좋아한다. 그리고 받은만큼 하지 않는 사람도 매우!!! 안좋아한다.

 

내 자신이 지식!!!에 있어서만큼은 그 학원선생님 말처럼 날로 먹으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공부하는걸 매우 싫어한다. 책읽는 것도 싫어한다. 하지만 그걸로 벌어먹는다.) 물론 그 사람은 내가 날로 먹고 있다는 것은 아니었고 온전히 내 발전을 위해 이야기해주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자신이 내가 용서가 안되었다.

 

그래서 아주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마음만으로 운동하지 말자. 현명함을 갖추기 위해 언제나 끊임없이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만큼 공부하며 성장해 나가자. 그게 얼마 전에 다짐한 나와의 약속이다. 많이 부족하지만 아주 조금씩 노력하고 고쳐나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난 오늘의 간담회를 가졌고, 나에게 그 자리는 내가 나를 심판하고 판단하고 평가하는 그런 자리이기도 했다. 역시 결과는 나에 대한 실망이다. 아직 갈 길이 멀고도 멀다는걸 느끼고 또 느낀다. 하지말걸 후회도 잠깐 해보았지만 역시 부딪혀보는건 중요하다. 남들에게 내 이야기들이 어떻게 평가되었냐는 사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내가 내 신념, 내 목표에 대해 얼마나 확신이 있고, 그것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며 사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다.

 

난 내 인생의 큰 전환점에 와있다. 내 나이 스물다섯이 나로 하여금 큰 결정들을 많이 하게 만든다. 스물다섯이라는 나이는 많이 위태롭지만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나이인것 같다. 지금 내 자신이 남들이 뭐라하든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사람이라 믿는 것만큼. 난 지금의 내 모습과 내 나이, 내 판단들이 아름답고 자랑스럽다.

 

다듬고 또 다듬어 언제나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활동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큰 운동들에 함께 하지 못하고, 좋은 생각을 내놓지 못하는 부족함보다는 언제나 떠나지 않고 이 자리에서 둥글둥글하게 다듬어지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제 조금은 알겠다. 언제나 내가 소망해왔던 '좋은 활동가'는.....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언제나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사람!!! 이라는 것을.

 

내가 꿈꾸는 나이 서른. 그 아름다운 나이 서른이 되어서도 언제나 변함없는 사람이길 바래본다. 10년 후에도... 언제나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큰 사람이 되지 않더라도 어리석음만은 가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그런 좋은!!! 활동가이길 바래본다.

 

 

오늘 내가 내린 결론.

인권과 평화는 편리함과 효율성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 한발자국 물러서더라도 그것을 실패라 말하지 않을 수 있는 것. 한발자국 물러서 조금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사람 손을 잡을 수 있는 것. 그런 인권과 평화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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