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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이란 존재하는가?

 

 

0.

2003년 학생회 간부. 그 일년은 내 머리속에 남아있지 않다. 애써 지우고 또 지웠으니까...ㅋ

2004년. 도망치듯 학교를 떠나왔다. 그리고 지금의 내 자리에 새 둥지를 텄다. 탁월한 선택!!ㅋ

2004년. 2005년. 2006년. 내 인생의 삼재라고 했다. 딱히 운명에 휘둘리며 살지도 않고 운명을 부정하며 살지도 않는데.. 생각해보니 내 인생의 삼재가 끝나고 있다. ㅎㅎㅎ

 

2007년 2월. 내 인생에 찾아온 한 번의 삼재가 끝나가고 있다. 지금의 나는?

 

1.

지금의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가진 사람이다. 감히 이렇게 많은 것들을 가지며 살아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까지 들만큼 내 기준에서 난 참 많이 가진 사람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며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날 싫어하는 사람들보다는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은 정말로 언제나 감사드리며 살 일이다.

 

지난 삼 년을 꾹꾹 참고 견디며 지나오고 나니 난 참 많은 것들을 가진 사람이 되어 있다.

부디 지금의 내 모습에서 더 욕심만 부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 언젠가 내 인생에서 모든 것들을 잃어야 하는 순간이 올 때에도 부디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2.

지난 삼 년동안 내가 버틸 수 있었던건 나름의 열정과 오기였던 것 같다. 언제나 목표와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무언가 이루어야 한다 생각했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기는 한데....

 

내가 둥지를 틀고 있는 단체에 정체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언젠가는 나올 이야기였으니 놀라지도 않았고 당황하지도 않았다. 이제 표면화되었을 뿐이니까.... ㅎㅎ

 

제기된 문제에 내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할까 한참을 고민해보았다. 근데 딱히 생각이 나질 않는다. 정말로 제대로된 단체를 만든다는게 과연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 우리 단체가 체계도 없고 그래서 때론 정말 엉망같다는건 나도 언제나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이니까 잘 알고 있는데... 체계가 있는 단체란게 뭘까를 생각해본다. 나름대로 그림이 그려지는 순간!!!! 내 머리에 번뜩이며 스치는 생각!!!!!!!!

 

으~~ 내가 과연 그런 단체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ㅋ

 

3.

운동이 무얼까 고민했었다. 운동을 잘 한다는게 무얼까 고민했었다. 열심히 한다는게 무얼까 고민했었다.

 

지금의 내 결론은!!!!!!!! 

겸손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만큼 중요하고 어려운 운동은 없다는 생각이다.

어떤 단체에 들어가 활동가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만이 운동은 아니다.

 

운동한답시고 누군가를 희생시키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운동한답시고 어깨에 힘넣고 그 어떤 권력자들보다도 구역질나는 사람들도 있다. 운동한답시고 인생에 지켜야할 최소한의 의무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운동은 운동일까? 적어도 나에게 그들의 운동은 운동이 아니다.

 

4.

최선이란 존재하는가? 사람들은 인생의 순간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최선이란 무엇일까? 결과가 제일 좋아야 최선일까? 행복해야 최선일까? 그렇다면 최선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가는게 아닐까?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고 자신의 행복을 만들어가면... 어떤 선택이든 최선이 되는게 아닐까?

 

5.

내 인생에서.. 스물여섯 지금 나에게 던져진 기회들이 정말 많다. 선택마다 내 인생은 정말 다르게 펼쳐지겠지. 그래서 난 어떤 것도 선택해보지 않기로 했다. 그냥 시간에 맡겨보기로 했다.

그 순간 하고싶은 일을 하고 그 순간 하기싫은 일을 하지 않으며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6.

단체에 대한 이야기가 잘 정리되었으면 좋겠다. 정리되는 과정에 그동안 묵혀져있던 많은 갈등들과 오해들이 들춰지고 상처가 나겠지만.. 그래서 때론 서로 화내고 싸우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언젠가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었다면!! 기꺼이 잘 넘어갈 수 있도록 해야겠지...

 

그냥.... 그 문제제기가 나오니 살짝 떨리고 긴장된다.

그리고 솔직히!!! 고민하는게 귀찮다. ㅋㅋㅋㅋㅋㅋ ㅜ.ㅜ

 

허무한 결론인가? 근데 나에겐 그렇다. 딱히 목표도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무슨 정체성을 논할 수 있겠는가? 그냥 한발짝 물러서서 운명에 맡겨보고 싶지만.... 그러면 안되겠지? ㅎㅎㅎㅎ

 

아~~~ 난 인생이 언제나 귀찮음 그 자체인데.... 여튼 어떻게든 해보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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