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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에 씨앗을...(4)

지금 경기도가 팔당을 밀어버리려 하면서 가장 난감해하는 문제 중 하나가
세계 유기농대회 개최이다.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 대회, 2008년에 김문수가 직접 나서서
이 대회를 유치해왔다. 그 결과
2011년 9월 열릴 18차 세계유기농대회 개최지는 바로 팔당이다.
세계유기농협회가 선정한 개최지가 팔당인데, 팔당의 유기농단지를 없애야 하는 모순에 빠진 것이다.
앞의 교양을 위한 기사를 봤다면 알겠지만,
경기도측에서는 세계유기농대회와 4대강사업을 분리해서 각자 잘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이야기. 아무리 봐도 좀 무리스럽지 않나.
세계유기농대회를 개최할 곳의 유기농단지를 없애고
그 이유는 수질오염이며,
그 곳은 4대강 사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모순을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보다 경기도는 팔당을 2011년 행사 개최지로 선정되게 한 2008년 행사에 
두물머리 주민들을 대동하고 갔었다. 김문수는 왜 그렇게 세계유기농대회를 유치하려고 했는지 모르겠으나,
하여간 직접 갔다고 한다.
그리고 아저씨의 말씀.
 
세계유기농 대회가 무엇이냐 하믄,
농장 견학도 하고 학자들이 모여 포럼도 개최하고, 총회도 하고 하는데.
사실 그게, 갔다와서야 안 사실이지만, 전세계에서 '유기농이란 무엇인가' 등
중요한 토론을 했었더라고요... 우린 뭐 가서... 농민들은 들러리였지. 한국음식잔치하는 거 만들어주고,...
공무원들이 엄청 많이 가서  사람들 만나서 경기도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각종 로비들을 하고...
근데, 갔다와서 나도 잡지 보고 알았어요. 거기서 유기농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를,
" 인간과 자연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유기농이라 한다. 거기에 위배되는 것은 유기농이라 할 수 없다. "
더불어 각 나라의 전통적 방식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나오는데,
전통적 방식을 따르기도 하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농업을 현대화시키는 과학적 접근 등을 포괄한다는 것이죠.
착취, 자연을 갈취하여 인간의 욕심을 채우는 것 등은 아니다...
 
 
 
두물머리 미사드리는 곳의 십자가.
 
 
 
아저씨는 그 부분을 강조하셨다. 자연을 갈취하여 인간의 욕심을 채워서는 안 된다는 것에.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오가는 총회가 있었다는 것 조차도 모른 채, 음식이나 만들고 돌아온 것에
무척 안타까워하셨다. 돌아와서 공항에 왔더니 남양주에 유치성공 플래카드가 도배되어 있는 것이
얼마나 우스우셨을까.
 
아저씨는 그 때 100년 전통을 가진 발사믹식초 농장을 방문하셨다고 했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는 실제로 어떻게 농사를 짓는가 하는 점이기 때문에
어떤 치장도 하지 않고, 평상시 하던대로,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하우도 공유하고,
방법들에 대한 토론도 하고.
 
그런데, 경기도에서는 희안한 걸 준비하고 있다.
 
양평 단월면 2만평을 매립해서 보여주기식 농장 만들고 있는 것이다.
원래 유기농은 3-5년간 가꿔서 땅 검사 받아야 인증이 나는데, 시간이 없으니까
이전에 농약, 비료 뿌렸던 땅 위에 천연지대 흙을 퍼와가지고 50cm 정도를 덮어버리는 것이다.
또 덕소 옆에 개간해서(잘 못 들었음. 확인 필요함...ㅡ,.ㅜ;;) 유기농대회 투어(tour)장을 만들 계획이라 한다.
뿐만 아니다. 
남양주시에 아파트형 유기농 농장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유기농대회 장소 바로 옆에다가.
이미 유기농 짓고 있는 곳은 밀고, 외국의 한 도시에서 하고 있는
아파트형 유기농 농장을 행사장 옆에 지어 보여주기식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행정이 이런 것 아닌가.
거기야 복잡한 도시니까, 땅을 넓게 쓸 수 없으니까 아파트를 지어놓고 1층에 상추, 2층에 호박 이런 식으로
농장을 만든 것인데, 그걸 왜 남양주에 짓나.
있는 농사 그냥 보여주는 게 대회취지에 맞지 않는가.

농민의 입장에서는 현장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싶어 하지 가식적으로 꾸민 것을 보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하다.

 

 

그러니,

이 대회를 준비하는 주최 중 하나인 환농연(환경농업단체연합회)에서

이런 방식의 대회를 할 수 없도록 세계유기농협회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쪽에서 경기도에 시정 요청도 했다고 한다.

물론 김문수는 모르쇠- 결국 환농연에서는 세계유기농협회 측에 개최지를 바꿔달라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개최지로 한 번 선정되었더라도 행사를 준비하기 힘든 어떤 상황이 있을 시에는 개최지를 바꿀 수 있는 규정이 있다고 한다. 행사 1년 전까지는. 다음 대회가 2011년 9월이니까,

지금도 개최지를 바꾸도록 하는 게 현실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이것 때문에 경기도가 압박을 좀 받는 것 같기는 한데, 아직 어떻게 결정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내일 가면 또 여쭤봐야지.)

 

하여간, 밤 늦게까지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는

옆 농막에 자리를 깔고 누웠다.

 

 

다음 날 아침.

 

 

어제 뿌린 열무에 물을 주고.

 

팻말도 잘 꽂아두었다.

 

옆의 딸기밭 가서 일도 돕고.

 

 

황홀하게 뻗고 말이지.

 

 

그리고 참 먹으러... 룰루 랄라...

 

 

 

 

또 일하러 하우스 들어가고...

 

딸기가 끝물이라, 이제 다 갈아엎고 새 작물 준비를 하신단다.

어차피 엎을 것이므로.. 마구 따서 먹었다. ㅎㅎ

 

아흑- 너무 맛나고 달아요~~

 

 

아저씨는 용기를 가져다주시며

또 한 박스씩 담아서 가져가라 하셨다.

 

미안해서 두 개만 담았는데, 아저씨 우리 가는 길 끝까지

몇 상자 더 주셨다.

 

우리가 딴 딸기.

 

그리고 또 점심도 주셨다.

아저씨께서 직접 만들어주신

유기농 메주콩 간 거 안 걸러서 걸쭈--------욱한 국물에 시원하게 오이 썰어 먹는

콩국수!

 

 

 

 

경기도와 두물머리 농민분들.

너무 극명한 선악구도인 것 같아 이상할 정도다.

이렇게 좋은데를...

오늘 다 못쓴

김문수가 하는 구린 일이 또 있는데,

그건 좀더 조사한 후에... ㅎㅎ. 졸려서...

내일, 아니 오늘 자전거타고 또 간다. 간다... 비가 와도 간다....

날마다 밤마다 팔당 생각이 난다.

에코토피아도 잘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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