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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여전사들] - 누워서 보는 상영회의 뒤늦은 후기

현현님의 [그래서 지금 그들은 어디에?] 에 관련된 글.

 

몇해 전 여성영화제에서 놓친 영화를, 진보 블로거들과 함께 나루 감독님 작업실에서 TV 화면으로 볼 수 있었다.

보고 나서 당장은 정리가 잘 안되었는데,

아름다운 음악들과 멋진 여성 뮤지션들을 보면서도 뭔가 찜찜했던 지점은 바로,

자유주의 페미니즘(?)을 넘지 못하는 감독의 지향(?)이었던 것 같다.

(여전히 정리가 잘 안되지만...)

 

여성의 능력, 재능, 감정, 분노를 자유롭고 멋지게 표출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이들이 대중적인 영향력을 획득해나가는 것이 많은 여성들의 삶을 다른 꿈과 가능성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생각. 물론 지당하고, 마돈나부터 커트니 러브 까지 여기 나온 많은 여성들이 그걸 해낸건 사실이다.

하지만, 감독도 지적했듯, 어마어마한 갑부인 이들이 자신의 기초적 생존권이나 아이들의 양육 문제에는 아무런 걱정 없이 살 것이 당연하고, 여성들 간의 수많은 다름의 결들, 특히 더 보이지 않고 존중받지 못하는 여성들을 이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그런 여성들이, 판타지를 넘어서는, 힘과 가능성들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서도 (당연하게도) 이야기하기 힘들 것일텐데...

물론, 뭐, 모두가 그럴 수는 없겠지만.

 

하지만, 인터뷰를 했던 여성들은, 알고 있고 실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당당하지만 성숙하게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자신의 상처를 음악적 재능으로 다듬고 노래하고 공유하고 치유하는 과정의 의미와 기쁨과 중요성에 대해서.

음악산업 내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한 구조를 만들고 인정받는 과정의 성과들에 대해서.

 

물론, 이들도 한계는 있겠지만, 이들의 고민과 실천들(중에서 더 중요한 지점들을) 영화가 제대로 짚어주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는 이야기.

 

 

어쨋든,

좋은 음악과 새로운 정보들,

그리고 진보블로거들을 만날 계기를 제공해준 [팝의 여전사들] 멋져!!
영화와 만남과 먹거리를 제공해 주신 나루감독님도 멋져!!

 

*** 영화 보고 나서 어둠의 경로를 열심히 뒤진 끝에,

애니 디프랑코의 1994년 부터 2004년 까지의 음반 전체, 토리 에이모스의 음반 13개, 시너드 오코너의 음반 몇 개를 구했습니다. ^^ (리우스님, 고생이 조금 줄었죠?) 필요하신 분들, 살짝 메일 주세요. ㅎㅎ  virus04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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