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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최근, 전혀 다르게 보이는 두 개의 현장에서 고은 시인의 글을 보게 된다.

하나는, 참세상 영상에도 인용되었던 아래의 시...


그것은 설렘

총구멍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

그것은

더하기보다 빼기

곱하기보다 나누기

그것은

귀기울이는 것

그것은

밥 한 그릇

그것은

지하의 뿌리가

지상의 잎새들을 걱정하지 않는 것

그것은

누구의 어린 피리소리

그것은 갖가지 삶

다른 삶이

다른 삶에 굴복하지 않는 것

그것은

지난날 소가 쟁기 끌고 밭가는 풍경

어이할거나

소의 천년 멍에

그것은

모국어

그것은

누구의 피가 누구의 피를 데워주는 것

아기 울음소리가 모든 것인 엄마

그것은

다도해

그것은 인간이 인간에 대하여 인간인 것

인간이 자연에 대하여 자연인 것

그것은

끝내 나 자신이 없어지는 것

오 평화

- 대추리 벽시 중 고은 시인


또 하나는, 동아일보 앞을 수놓고 있는, 월드컵 승리 기원 고급 벽보(?)들...

이곳에는 얼굴 까지 등장하셨다.




이런 상황이라... 11일 촛불 집회 '시와 노래의 밤'에는
시위대 양 옆으로, 월드컵을 응원하는 대형 판넬과 벽시를 인쇄한 작은 입간판 두 개가 전시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시와 노래의 밤'에 동아일보 앞에 전시되었던 입간판(?)중 하나, 고은 시인의 시 '그것'


나는 잘 모르겠다. 어떤 세계관에서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가능한 것인지... 민족주의면 가능한가?
어르신을 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많이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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