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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학장학금 신청서를 쓸 때마다 느끼는 참담함.

대학에 들어오고, 또 대학원에 들어오고 나서 매학기 학비 면제 장학금 신청서를 냈는데, 매번 쓸 때마다 기분이 비참하다. 친구들에게 우리집 재정상태나, 내가 경제적으로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우리집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그걸 설명할 땐 비록 힘들고 내 상태에 화도 나지만 그게 부끄럽거나 비참한 느낌은 아니었는데...

 

 점잖은 말로 아빠가 무직인데, 집에도 안 들어오고, 도박 중독에, 가정폭력도 행사하고...(차마 여기다 쓸 수 없는 이야기들).. 신용불량된지는 두 분 부모님 둘다 20년이 다되가니... 이런 이야기까지 구구절절 다 써야....

 

 솔직히 면학장학금 선정할 때 의료보험료와 소득세, 재산세로 선정할텐데.. 아무래도 이런 정량적 요소들로만 설명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해있는 학생들을 위해서 자기소개(라고 쓰고 자기구걸이라고 읽는다.)를 하게 하는 것이겠지만, 그리고 내가 그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참 고마운 일이라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여전히 느껴지는 비참함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내가 누군가에게 동정의 대상이 되어 시혜대상이 된 듯한 느낌.

 

 내가 운이 좋았고 또 많은 걸 바라고 있는 걸 알지만서도.

 돈 없어도 어깨 펴고 당당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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