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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오직 죽음으로만 정리해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 체제를 끝장내자

 

 

[성명]

 

오직 죽음으로만 정리해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 체제를 끝장내자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 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자본가정권과 자본가계급이 저지른 명백한 사회적 타살, 학살이다. 벌써 쌍용차에서만 22번 째 벌어지고 있는 참사다. 이번에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1995년에 입사해서 14년간 일하다 정리해고에 반대해 2009년 77일간 공장점거 투쟁에 참여한 이후 해고되었다.
 
  지금 쌍용차지부는 지난 연말 희망텐트 투쟁을 시작으로, 최근 서울시청 광장에서의 ‘희망광장’ 투쟁에 이르기까지 정리해고 철폐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해 투쟁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죽음을 맞아야 하는 우리의 심정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 나아가 이명박 정권, 쌍용차 사측을 향한 치솟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2011년 한국 사회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전국 노동자들의 외침과 투쟁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그 전까지 공식노조나 진보정당들조차 자본가정당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는, 따라서 실질적 실효성이 없는 정리해고 요건 강화나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사실상 수용했다. 그러다가 투쟁하는 노동자들에 의해서, 그리고 이들 노동자의 투쟁에 자발적, 헌신적으로 연대하면서 직접 투쟁에 나선 노동자 민중들에 의해서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를 직접적, 실질적 목표로 하는 요구와 투쟁이 되살아났다. 바로 그 때문에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를 완전히 외면하고 있던 자본가정당들조차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4. 11 총선을 앞두고는 마치 자신들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대하고 있으며 해결하겠다는 듯한 언사와 태도를 쏟아 내고 있다.
 
  그러나 그것들이 얼마나 거짓이고 얼마나 현실성이 없는 것인지는 누구보다 그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노동자 민중들의 치솟는 분노와 투쟁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히고 나아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오히려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마저 이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할 뿐이다. 노동자 민중들은 오직 스스로의 힘에 의해서, 그리고 투쟁을 통해서만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뼈저리게 실감하기에 투쟁에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도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더 큰 투쟁을 아직 벌이지 못하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야권연대, 선거심판에 대해 일말의 기대감과 환상을 갖고 있기도 하다. 물론 그 이면에는 야권연대와 선거심판을 주장하는 자들이 기대와 환상을 갖도록 부추기고 있는 현실이 있다.
 
  노동자의 죽음을 결단코 개인적인 행위로 되돌릴 수 없다. 이명박 정권과 쌍용차 사측이 저지른 온갖 반노동자적 행위야말로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결정적 원인이다. 나아가 오직 이윤 창출을 위해 ‘정리해고, 비정규직’을 낳도록 강제하고 있는 현 자본주의 체제가 노동자를 죽이는 주범이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투쟁은 자본주의 체제를 끝장내기 위한 투쟁과 분리될 수 없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야권연대, 선거심판으로는 가능하지 않으며 노동자의 죽음을 멈추게 할 수도 없다.
 
  자본가정당과 자본가계급의 지배를 끝장내기 위한, 동시에 야권연대/선거심판에 맞서기 위한 전국적 정세, 정치, 대안 구심을 속히 형성하여 당면 투쟁을 노동자계급 전체의 투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 길만이 노동자의 죽음을 막고, 노동자 민중이 고통과 희생에 단지 억눌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고통과 희생을 딛고 노동해방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 구체적 방안이다. 노동자 민중이 자신의 요구와 투쟁을 낮춘다고 해서, 사회적 여론에 호소한다고 해서 자본가정당과 자본가계급이 물러서거나 양보할 리 없다. 완전히 반대다. 이 체제를 끝장내고자 하는 투쟁을 할 때만이 저들은 불가피하게나마 양보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뿐이다. 물론 그 투쟁을 처음부터 단지 양보를 얻기 위한 투쟁, 압력을 넣기 위한 투쟁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바로 야권연대/선거심판을 주장하는 자들이 내세우고 있는 주장이자 논리로서 노동자 민중의 투쟁과 죽음을 헛되게 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노혁추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하고 실질적 방안인 자본주의 철폐를 위해 끝까지, 일관되게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 그것만이 노동자 민중의 죽음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는 이 번에 또 다시 억울한 죽임을 당한 쌍용차 동지의 죽음 앞에서 분노와 함께 참담함과 슬픈 심정을 가눌 수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나아가 유가족 및 쌍용차지부 동지들이 겪어야 할 고통, 슬픔, 허탈함에 대해서도 깊은 위로와 조의를 표하며 연대의 마음을 나누고자 한다.
 

  

 
2012년 4월 3일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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