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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2호(통권10호)] <6월 재선거 이후>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그리스 계급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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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재선거 이후]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그리스 계급투쟁

                                  

                          
홍수천

 

 

  6월 17일 그리스 재선거 결과는 중도우파 신민주당이 2.77%라는 근소한 표차로 2위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를 누르고 1위를 했다. 앞서 그리스 언론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부르주아 언론들과 유럽연합(EU) 각국 정부들이 한 몸이 되어 시리자가 승리하면 유럽연합에서 퇴출되어 그리스 경제는 완전한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며 그리스 유권자들을 집요하게 협박해댔었다.

 

  1위 득표 정당에 50석을 보너스로 얹어주는 비민주적인 선거제도 덕에 신민주당(29.66%)은 71석을 얻은 급진좌파연합 시리자(26.89%)에 비해 58석이나 더 많은 129석을 확보했다. 사회당의 33석(12.8%)과 민주좌파당1)의 17석(6.3%)을 끌어들여 의회 다수파를 형성, 친긴축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제 신민주당에게 문제는 의석수가 아니라 새 연정의 긴축 프로그램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저항이다.

 

  이 저항의 잠재적 규모는 시리자의 표가 지난 5월 1차 선거 이후 6주만에 16.8%에서 26.89%로 또 다시 대대적으로 늘어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리자 앞에는 투표에서 얻은 대대적인 지지를 현장과 거리의 힘으로 전환시켜야 할 과제가 던져졌다. 민영화와 실업, 임금 · 연금 · 복지 삭감에 반대하겠다는 시리자의 공약을 지지한 165만 명의 투표자들을 투쟁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새 긴축정부가 긴축 프로그램을 실시하려고 할 때 곧바로 이 긴축정부를 끌어내릴 무기한 전면 총파업 조직을 위한 실질적인 캠페인으로 이들 165만 명의 반긴축 지지자들이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스공산당(KKE)은 지난 1차 때 8.8%에서 이번에 4.5%로 표가 반토막이 났다. 25만9천표를 잃었다. 시리자와의 공동전선에 거듭 걸림돌을 놓고 유럽연합-IMF의 긴축 프로그램과 단절하는 정부를 구성하라는 요구를 끝내 거부한 그리스공산당의 종파주의에 대해 노동자 민중들이 환멸, 분노하여 응징한 결과이다. 또한 친긴축 정부가 들어서서 긴축 프로그램을 실시할 권리를 사실상 허용해주는 한편 ‘틈새’ 전략으로 자신들의 생존을 유지하며 수동적으로 “변혁”을 기다리는 기회주의적인 태도도 대중들의 분노를 샀다.

 

 

새 긴축정부 - 과연 시간을 벌 수 있을까?

 

  6월 선거 이래 그리스의 계급투쟁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유럽 · 미국의 제국주의자들과 그리스 지배계급은 공갈 협박과 비민주적 선거제도를 수단으로 또 하나의 긴축정부를 앉히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시리자를 중심으로 결집한 반긴축 세력으로 인해 그들의 계산이 하마터면 완전히 뒤헝클어질 뻔했기 때문에 트로이카(유럽연합 · IMF · 유럽중앙은행)와 유럽의 제국주의 정부들은 당장은 유화적인 몸짓을 보이고 있다. 그리스 민중에게 신체포기각서나 다름없는 긴축 각서(memorandum; 지난 3월 14일에 체결한 ‘2차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 양해각서’)를 재협상할 수 있다는 제스처를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신민주당 대표 사마라스와 사회당 대표 베니젤로스는 이에 대해 짐짓 “강경”하고 “단호”한 척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속이 빤히 보이는, 짜고 치는 고스톱임을 누가 모르랴. 유럽연합(EU)과 바로 그 긴축 각서를 체결한 장본인이 바로 이들 정치인들과 이들 정당이다. 이들이 그 가혹한 긴축 조치들을 실시했고, 보호관세법을 폐지했고 전체 그리스 국민의 반 이상을 실업으로 내몰았다. 최저임금과 연금의 대폭 삭감과 대대적인 직장폐쇄를 통해 그리스 노동자들과 청년들에게서 생존권과 함께 미래를 빼앗아 갔다. 자본가와 부자들을 살리기 위해 노동자 민중을 공격한 이 정책에 대해 그들은 답해야 한다.

 

  시리자의 진출이 EU 지도부들을 놀라게 한 덕분에 이제 신민주당과 사회당은 각서의 세부사항을 놓고 흥정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동시에 그들은 트로이카와의 과거 협력을 숨기고 싶어 한다. 은행과 대기업이 구제 받으려면 노동자 민중들이 위기의 고통을 전담해야 한다는 데 동의해 준 것이 바로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 한다.      

 

  또한 그들은 분노와 저항으로 거듭 거리에 나선 수백만 대중(노동자와 청년과 중간계급 하층 서민들)이 결집하는 것을 막고 투쟁의 동력을 차단하고 싶어 한다. 시위와 광장점거, 24시간/48시간 총파업, 직장폐쇄에 맞선 작업장 점거와 노동자 통제 및 직접경영, 지역별 대중총회들의 확산 등을 통해 노동자 민중들의 저항이 강화되고 고조되어 가는 것에 종지부를 찍고 싶어 한다.

 

  한 마디로, 새 긴축정부는 시간을 벌고 싶어 한다. 5월 및 6월 선거에서 EU와 IMF의 지시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투표자 다수 -- 주로 시리자에게 대거 투표한 좌파 유권자 -- 를 “재협상”과 “성장 정책” 따위의 말로 속여서 조용히 있게 만들고 싶어 한다.

 

  새 긴축정부는 운동을 약화시키고, 노동자 민중들의 저항이 하나로 통합되고 정치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EU의 ‘파트너’들을 설득하여 일부 양보를 얻어내길 바라고 있다. 계급의 취약 부위, 즉 상대적으로 덜 계급의식적이고 덜 전투적인 부분들을 사기저하 시키고, 그리고나서는 한 두 차례의 결정적인 전투를 통해 가장 전투적인 부문을 패배시키는 것이 저들의 계획이다.

 

 

이 위기는 자본주의의 위기다.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새 긴축정부가 이 계획을 성공시킬 수 있을 지가 의문시된다. 그리스 경제를 파탄내고 그리스 사회를 마비 상태로 몰아넣은 것은 단순히 정권의 실정과 부패가 아니라, 2008년에 터져 나와 여전히 체제 전체를 휘감고 있는 자본주의 자체의 역사적 위기이다.   

 

  위기의 근본 원인은 그 모든 외견상의 역동성(신기술, 생산의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쇠퇴하는 체제라는 사실에 있다.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생산에 투자해서 거둘 수 있는 이윤율이 -- 그 이윤량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 점점 더 하락하는 것을 발견한다. 이것은 이윤 -- 즉 노동자가 생산한 부불(不佛) 잉여가치 -- 이 거액의 신기술 투자비용 대비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의 소유자들은 생산을 포기하고, 보다 높은 이윤율을 챙길 수 있는 부동산, 금융, 원자재, 국채에 대한 투기로 전환한다. 생산이 쪼그라들면서 체제의 토대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투기열풍이 가실 줄을 모른다. 결국 거품이 빵 터질 때까지는 말이다. 

 

  자본주의의 틀 내에서는 궁극적으로 이에 대한 해결책은 오직 하나 밖에 없다. 그나마도 일시적인 해결책이다. “과잉” 자본, 즉 보다 취약한 자본의 파괴 -- 폐업, 즉 기업 및 은행의 도산 -- 와 노동자 대량해고 및 착취 강화 · 궁핍화이다.

 

  이에 더해 자본가들 간에, 자본가 국가들 간에 시장과 원료와 값싼 노동력을 위한 세계 재분할 투쟁이 격화되어 전쟁으로 치닫는 속에서 또한 과잉 자본의 파괴가 이루어진다. 지금 독일 같은 나라가 위기를 자국 노동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의 약한 국가에게 전가시키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시에 우리는 지금 어디서나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계산서를 노동자, 청년, 주민대중들에게 떠넘겨 치르도록 하기 위한 대대적인 공격이 자행되고 있는 것을 본다. 

이 모든 것이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은, 자본주의 아래서 생산은 주민의 필요 충족이 아니라 자본가계급의 이윤 증대를 위해 조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동자계급에게는 오직 단 하나의 해결책만이 있다. 사회주의혁명!

 

 

두 가지 가능성

 

  현 위기는 궁극적으로 오직 둘 중 하나의 방식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 노동자계급을 비롯한 대다수 주민대중의 승리에 의해서든가, 아니면 자본주의 반동(즉 제국주의와 그리스 자본가들의 동맹)의 승리에 의해서든가.

 

  사마라스 정부(신민주당 주도의 새 연립정부)는 이번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적’ 국민 위임을 내걸고 후자의 길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사마라스의 ‘민주주의’ 뒤에는 이미 시위자들과 청년들,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겨냥하여 잔인하게 사용된 바 있는 억압 국가기구가 버티고 서 있다. ‘민주주의 국가’의 무대 옆에서 대기하다가 운동 진압을 위한 ‘민주적 수단’만으로 충분치 않으면 즉각 투입될 수 있는 것이 이들 경찰, 군대 등 국가기구이다. 여기에 더해 지금 세가 불어나고 있는 파시스트 돌격조들이 이미 이주자들과 홈리스 생활자들, 급진 청년들과 좌파를 표적으로 삼아 공격에 나섰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지금 허비할 시간이 없다. 노동자계급이 지금 희망의 계급이다. 좌파는 대중에게 희망의 푯대이다. 신민주당의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좌파 투표의 대대적인 증가, 특히 시리자의 거대한 진출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최근의 공격을 역전시키는 반격을 조직하고 해고와 실업의 위협을 걷어내고 EU와 IMF의 강요를 거부하는 단호한 행동 없이는 이러한 전투적 분위기도 탕진될 것이다.

 

  명백히 지난 5월 선거와 6월 재선거 사이의 시기는 어느 당이 통치할 것인가 만이 아니라 어느 계급의 이익을 위한 통치일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했다. 비록 사마라스가 승리했지만, 그의 정부에 맞선 방어적 투쟁은 불가피하게 다시 한 번 권력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현재 시리자 대표 치프라스가 사마라스에게 공손한 태도를 보이고 정부 정책에 대해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모습은 치프라스와 시리자 다수분파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비쳐주는 불길한 조짐이다. 새로운 선거와 신민주당의 ‘실패’를 기다린다면 이는 재앙이 될 것이다. 지금 거대한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는 시리자는 스스로를 계급투쟁 정당으로, 직접행동 정당으로 재편할 수 있고 재편해야만 한다. 만약 좌파가 전투적인 공동행동을 밀어가는 데서 비종파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개량주의로 퇴보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면 그러한 재편이 가능해질 수 있다.

 

  당 강령의 핵심에 노동자정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새겨 넣어야 한다. 즉 정치총파업 속에서 형성되는 사업장별 지역별 파업위원회들과 정방대 등 투쟁기관들에 바탕을 두고 대중봉기에 의해 권력에 오르는 그러한 노동자정부만이 진정으로 대중의 처지를 개선시키고 참호로 둘러싸인 자본가계급의 권력을 결정적으로 깨뜨리는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혁명정당

 

  수년간 그리스는 혁명적 사태전개를 거쳐 오면서 거듭 반복해서 준혁명적 상황들을 맞았었다. 이러한 상황들이 첨예한 혁명적 상황으로 귀결되지 못한, 그리하여 그 어떤 진정한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도 결과하지 못한 이유는 다름 아닌 그리스 노동자계급 지도력의 위기 -- 진정한 혁명정당의 결여 -- 에 있다.

 

  그러한 정치세력의 창출이 모든 계급의식적인 노동자들, 청년들 그리고 급진적인 반자본주의 좌파 활동가들 앞에 놓인 핵심 과제이다. 최근 몇 년간 그들은 제국주의와 긴축 정부의 공격에 맞서 거듭 싸워 왔다. 그러나 거기서 실종되어 있는 것은 조직된 혁명적 노동자당이다. 권력 장악에 이르는 도상의 핵심 지점들을 표시해 주는 이행요구 프로그램에 바탕을 둔 노동자혁명정당이다.

 

  이러한 당을 만드는 투쟁이 진공 속에서 이루어질 순 없을 것이다. 150만 명 이상이 이번 선거에서 시리자에게 투표했다. 수만 명은 아니더라도 수천 명이 시리자의 대열을 늘릴 것이다. 한편 그리스공산당은 그 기회주의와 종파주의가 뒤섞인 모습으로 인해 신임을 완전히 잃었다. 급진적이고 공공연한 반자본주의 좌파는 최근 몇 년간 투쟁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그들은 대중을 이해하지 못하고 끌어당기지 못했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혁명가들은 이제 그리스 노동자계급의 대다수가 오늘 희망을 걸고 있는 곳에, 즉 시리자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리자를 민주집중제에 기반한 계급의식적인 정당으로 되게 하기 위한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것은 시리자를 개량주의의 영향으로부터 벗겨낼 조직된 캠페인에 착수하여 시리자가 혁명적 강령과 조직구조를 채택하도록 투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투쟁은 노동조합에서 관료층에 맞선 투쟁과 분리될 수 없다. 노동총연맹(GSSE)과 공공노조연맹(ADEDY)의 상층부는 사회당을 매개로 끊임없이 “정부와의 협력”을 모색한다. 노동조합들을 횡적으로 관통하는 평조합원 반대파 운동을 구축해서 노동조합을 부문적인 경제적 방어 기관에서 전 계급적인 투쟁 기관으로 재편하는 투쟁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공동전선 결성을 위한 투쟁

 

  기존 정당들과 조직들에 대한 비판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리 옳고 필요한 비판이라 하더라도 결코 그리스 노동자계급 대중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최선진 부위를 설득하는 데도 충분치 못할 것이다. 그들은 노동자를 비롯해 모든 피착취 피억압자들을 하나로 묶어세우고 이끌 당을 원한다.
  따라서 혁명가들은 혁명적 조직, 반자본주의 조직, 사회주의 조직, 아나키즘 조직들뿐만 아니라 노동조합과 개량주의 조직들까지도 포함하는 모든 노동자 조직들의 공동전선 창설을 위한 가장 일관된 투사여야 한다. 그러한 공동전선이 결코 정치적 차이를 묻어버리는 것을 뜻하지 않지만, 정부와 자본가들에 맞선 투쟁에서 행동 통일에 가장 우선순위를 둔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공동전선을 통해서만이 운동의 현재 약점과 현 지도부들의 방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공동전선을 모든 수준에서 제안해야 한다. 일부 도시와 지역에서는 특정 투쟁을 위한 공동행동이 조직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직장폐쇄에 맞선 투쟁과 점거한 농장을 방어하는 투쟁에서는 즉각 공동전선이 가동되어야 한다. 공동행동이 파시스트의 공격에 맞선 정방대 조직들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노동자 조직들에게 그들 회원 및 지지자들이 그러한 공동전선에 적극 참가하도록 조직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러한 요청과 촉구가 이들 조직의 지도부만이 아니라 평회원들에게도 다가가도록 해야 한다. 공동전선이 단지 당 또는 노동조합 등 조직 지도부들 간의 협정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공동전선의 목표와 투쟁방법은 운동 전체에 걸쳐 두루 공개적으로 널리 토론되고 민주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도자들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통제가 가능해 질 것이고, 또한 누구나 -- 기존의 미조직 노동자들과 실업노동자들, 그리고 아직 조합원이나 좌익정당 당원이 아닌 자들을 포함하여 -- 능동적으로 가담하는 것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공동전선이 중심이 되어 모든 작업장에서, 모든 지구에서, 모든 대도시와 중소도시, 그리고 농촌공동체에서 정기적인 대중집회를 열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노조들 간의 분할이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 조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 사이의 분립도 행동 속에서 극복될 수 있고, 지역 수준에서 실업노동자와 청년, 여성, 이주자뿐만 아니라 소상인과 농민, 하층 중간계급들도 인입될 수 있다.

 

  사업장 현장과 지구의 총회에서 실행위원회를 선출해서 대중들에게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고, 실행위원회 위원들을 필요할 경우 언제든 즉각 소환, 대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그러한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특질, 즉 과단성과 민주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위원회들이 처음에는 실제적이고 지역적인 문제들을 중심으로 구성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지역 수준에서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대부분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될 것이다. 요구들과 제안들, 해결책들에 대해 그 초점을 정확히 잡아서 지역, 광역, 전국 수준에서 각각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 총회와 대표자평의회가 투쟁의 중심이 되어 기존 국가기구와 대자본에 맞서는 대항력을 형성할 수 있고, 형성해야 한다. 이미 등장하고 있는 자주적 조직의 요소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가 평의회로, 이중권력 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

 

 

대표자평의회들의 전국적 네트워크

 

  단지 모든 구역들에서 그러한 기구가 창설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한 빠르게 전국 대표자회의를 소집해서 한 데 모여야 한다. 그래서 이 전국 대표자회의가 전체 운동을 대변하고 운동의 전투 전략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대표자회의가 그리스 혁명이 직면한 다음가 같은 핵심 과제들을 놓고 의견 일치를 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  정부의 계속되는 공격과 트로이카의 긴축 강요에 맞선 무기한 전면 정치총파업의 선언과 조직.

 

둘째, 대중의 고통과 궁핍화를 종식시키고, 그리스 국민의 경제 ․ 정치 생활을 옥죄고 억누르는 자본가들의 통제권과 장악력을 해체해 들어가는 조치들을 중심으로 노동자계급을 결집시키기 위한 비상 프로그램(즉각적인 행동 강령)의 확정.

 

셋째, 노동자 민중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는 현 긴축정부를 타도하고, 평의회들과 투쟁하는 노동자조직들 및 노동자정방대 ․ 민병대들에 기반하여 비상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노동자정부의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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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혁명은 유럽과 나아가 전 세계의 계급투쟁을 확대 심화시킬 열쇠이자 동시에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 되었다. 그리스 노동자계급과 청년층, 이주자 그리고 주민대중과의 연대가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계급투쟁을 전진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든 세력들과 우리가 함께 나누어야 할 당면 임무다.

 

  국제주의자로서 우리는 그리스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또한 우리의 투쟁이라고 본다. 그리스 민중의 궁핍과 참화를 불러온 자본주의의 위기는 일국 차원에서 해결될 수 없고, 오직 국제적 저항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 우리에게 이것은 유럽혁명과 나아가 세계혁명을 통해 자본의 독재와 제국주의를 타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스의 상황은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계급투쟁의 앞에 놓인 길을 여는 열쇠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 상황에 대한 우리의 고민과 판단을 제시하여 그리스 노동자들과 청년들, 좌익조직 성원들과 토론하고, 그리하여 어떻게 전 세계적인 연대와 저항을 만들어나갈지에 대한 공동의 인식에 도달하고자 한다.    

 

 


 

<각주>

 

1) 작년에 시리자에서 오른쪽으로 떨어져 나간 민주좌파당은 이번 재선거에서 신민주당 주도 연정에 참가하기 위해 기존의 중간자적인 태도를 바꿔 시리자를 집중 비난하는 선거 캠페인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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