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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2호(통권10호)] <인터뷰> JW지회 이규삼 쟁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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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지회 이규삼 쟁의부장 인터뷰

 

 


이규삼(JW지회 쟁의부장) / 임천용

 

 


“연대하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배웠다.”

“단체협약 체결하고 노동조합 인정받는 것이 함께 한 동지들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하고 기필코 투쟁에서 승리하겠다.”
 

 

  이명박 정권 내내 정권과 자본의 탄압으로 인해 기존 노동조합들이 움츠려들고, 정리해고와 노동탄압으로 노동조합이 많이 깨지기도 했다. 하지만 쌍용차 노동자들이 여전히 투쟁을 전개하고 있고, KEC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복구하고 유성지회도 다시 투쟁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여기에 노무현 정권 시절부터 투쟁하고 있는 코오롱 노동자들과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있다. 그 외에 수많은 장기 투쟁사업장 동지들이 정권과 자본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많은 동지들은 투쟁하다 보니 몇 해가 흘렀다고 한다. 10년을 싸울 각오로 처음부터 싸웠으면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장일 말고 세상 돌아가는 일은 몰랐던 JW지회 노동자들이 지난해 말에 노조를 만들고 6월 14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JW 동지들은 직장폐쇄 기간인 3,4월 상경투쟁 때,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을 만나면서 투쟁의 어려움을 느끼고 좌절하는 것이 아닌, 보다 큰 각오를 한 듯하다. 정권이 누구건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투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세상이 바로 신생 노조가 전면파업으로 나서게 만든 배후 세력일 것이다.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노동조합도 인정하지 않는 자본이야 말로 배후세력이고 분노의 대상인 것이다.

 

  그런데 파업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서 JW 자본은 “노동자혁명당과 JW지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사내에 게시했다. 사측은 “노동자계급 해방투쟁 승리의 전망을 밝히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생생하게 폭로하는” <혁명> 창간호에서 JW 투쟁을 다룬 것을 두고 비난을 가했다. 하지만 자본가들의 상투적인 수법에도 JW 동지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다.
  JW 노동자들의 친구가 JW 자본가들인지 아니면 함께 투쟁하는 연대 동지들이고 사회주의자들인지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신생 노조의 단체협약 쟁취, 노동조합 사수 투쟁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투쟁하는 것을 당연한 의무로 여긴다. 이러한 이유로 <혁명> 2호에서는 JW지회 이규삼 쟁의부장과의 인터뷰를 가뭄 속에 단비가 내리는 6월 30일 JW부회장 집 앞 농성장에서 진행했다. 사측이 오는 10월 어용노조를 설립해서 교섭권을 가져가기 전에, 투쟁사업장들의 보다 강력한 연대와 개별 사업장의 파업투쟁에 상급단체들이 화력을 집중함으로써 투쟁이 승리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임천용)

                                    
 

 


사용자 삽입 이미지질문 : JW생명과학 회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 달라. 그리고 노동자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대답 : JW생명과학은 흔히 링겔이라고 말하는 수액을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다. 공장은 충남 당진에 위치해 있다. JW생명과학은 중외그룹에 속해있는데, 중외그룹은 제약업계 10위안에 드는 큰 회사다. 우리는 조제부터 멸균, 오버랩, 포장까지 생산부 전 공정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환자의 혈관에 직접 투여되는 수액을 만들기 때문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이다. 

질문: 지금 전면파업을 진행한지 3주가 되어가고 있는데. 공장에서 노동조건은 어떠했나?

대답: 야식비도 없고, 시간외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관리자들이 여성노동자에게 성희롱하고, 화장실도 제대로 갈수 없다. 휴가를 가고 싶어도 대체인력이 없어서 쉽지 않다. 휴가를 가려면 대신 일할 사람을 만들어놔야 해서 휴가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다쳐도 다쳤다고 징계 먹고, 산재처리는커녕 공상처리한다. 불만이 누적 될 수밖에 없었다.

 


질문 : 자본가들은 노동조합을 깨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같은 지역인 충남만 보더라도 대표적으로 유성기업이 있다. 이런 조건 속에서도 신생노조가 만들어졌다. 노조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대답 : 노조를 만들기 전에는 다른 사업장 사정들은 잘 몰랐다. 우리 모두는 JW라는 회사에서 참는 데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회사의 불합리한 처사를 참지 못하고 친한 동료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을 보면서, 당장 자신의 일이 아니어도 언제 나의 일로 다가올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제약회사 쪽에는 한국노총 사업장이 많은데 어쨌든 노조라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해 8월에 노조를 만들었고, 지회 설립일은 화섬노조에 가입한 10월이다. 이렇게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질문 : 지난 2월 24일에 사측이 부분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노조 설립 이후 직장폐쇄가 있기까지 교섭과 투쟁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대답 : 7차례 교섭을 진행했는데 교섭에 권한이 없는 사람이 나오고 성의 없이 진행했다. 사측은 노동법에 나와 있는 교섭도 성의 있게 진행하지 않았다. 단체협약 요구안 90개 조항에서 10%도 합의 보지 못했다. 10%조차도 사측제시안이었다. 노조의 단체협약 제시안도 제약업계의 한국노총 사업장 단체협약과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도 그랬다.
교섭에 진전이 없어서 2월초에 노동부에서 쟁의권 획득하고 준법투쟁을 진행했다. 그리고 23일에 4시간 파업을 진행하자, 사측은 바로 다음날 공격적으로 직장폐쇄를 했다. 그런데 6월초에 법원에서는 회사측의 직장폐쇄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질문 : 직장폐쇄 후에 지회는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 서울 본사 상경투쟁을 진행했다. 조합원들이 매우 즐겁게 투쟁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 상경투쟁에서 지회와 조합원들에게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대답 : 많은 동료들은 JW가 첫 번째 아니면 두 번째 직장인 경우가 많다. 많은 노동자들이 사회생활의 시작을 JW에서 한 것이다. 그런데 회사에 불만이 있어도 아무런 말도 못하다가 파업을 경험하고 동료들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노조 만들고 바른 소리 할 수 있게 된 것이 활기차게 보이는 것 같다.
신생노조라서 아는 사람이 없었는데, 노조 만들고 나서 보지 못했던 분들이 지원과 격려를 해줘서 큰 힘이 되었다. 충청권에서도 다른 노동자들이 도움을 많이 줬고 지회도 미력하나마 투쟁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노조 만들고 나서부터 법에 보장되어 있는 단체협상 체결이 왜 안 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경찰과 공권력이 노동자의 편이 아니라는 것, 연대하면서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었다. 투쟁하면서 노동자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모든 노동자들이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연대하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배웠다. 연대를 가도 피곤함을 몰랐다.

 

 

질문 : 4월말 상경투쟁 직후 5월 7일에 사측은 74일 동안 유지해온 직장폐쇄를 풀었다. 그런데 한 달여 만에 전면파업에 돌입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대답 : 74일 직장폐쇄 기간에 투입된 비전문 인력과 노조가 2월에 지노위에서 쟁의권을 획득하자 사측에서 인턴 인력을 뽑아 놓은 게 있었다. 공장에 복귀했어도 공장은 인턴 중심으로 돌렸다. 조합원들은 청소만 시키고 전환배치, 대기발령 시켰다. 라인에 감시카메라를 달아놓고 감시하고 관리자들이 조합원들을 감시하고 압박했다.
5월 중순에는 당진시 중재로 교섭이 추진되면서 지회는 상경투쟁을 접기까지 했으나 사측은 요지부동이었다. 직장폐쇄가 불법이라는 법원 판결도 일정한 힘이 되었다. 오죽했으면 법원도 그런 판결을 내렸겠는가? 사측에게 속았다는 불만들이 파업에 나서게 된 배경이었다.

 

 

질문 : 파업을 해도 공장에서 밀려나와 있기 때문에 공장이 돌아가는 것 같다. 사측은 2월에 시작된 직장폐쇄 기간부터 사무직, 관리직 직원과 인턴 등을 동원해서 수액을 생산하고 있다. 사측의 말대로라면 JW가 생명존중을 추구한다고 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생산을 계속 진행해도 품질에 문제가 없는 것인가? 

대답 : 2월 준법투쟁 때문에 재고가 소진된 상황에서 생산을 계속 진행해 왔기 때문에 지금은 재고가 거의 없는 상태로 알고 있다.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 수액은 여름철이 성수기라 다른 계절에 비해 많은 생산이 필요하다. 비전문 인력 중심으로 급하게 생산하고 있다. 수액은 알약과 달리 혈관에 직접 투입되기 때문에 생산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공장안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문제가 많이 있다고 한다. 숙련된 노동이 필요한 부분이 많이 있는데, 지금 공장 안에는 그런 사람들이 거의 없다. 

 

 

질문 : 파업 중에도 공장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사측에 타격을 가하려면 소비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본다. 수액이 무작위 시민들을 상대하는 일반 소비재와 달리 병원에 납품하는 것이기 때문에 병원만 상대해서도 불매 압박을 넣기가 용이할 것 같다. 환자 가족들이 먼저 걱정할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상경투쟁 조합원들의 부회장집 앞 농성 말고 다른 활동들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대답 : 수액을 납품하고 있는 성모병원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다. 아산병원에 납품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아산병원 구매 담당하는 사람 방문해서 JW에서 진행되는 것 이야기했다. 제약협회, 병원협회에서 집회를 했다.
상경투쟁하면서 콜트콜텍, 유성, 재능, 쌍차, 코오롱, K2 투쟁에 연대하고 있다. 파업 전에 SNS, 트위터 등을 배웠는데 아직은 서투르다. 상황이 터지면 그때그때 연대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할 때가 많이 있다.

 


질문 : 비싼 동네에서 농성하고 있어서 전체 조합원이 식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대답 : 부회장 집 앞에서 농성하면서 식사는 옆 동네 철거지역인 포이동에서 만들어서 조달하고 있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항상 고맙다.

 


질문 : 서울에는 장기투쟁사업장과 상경해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많이 있다. 이들과 함께 힘을 모아가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대답 : 투쟁하는 사람들이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쟁사업장들이 함께하는 것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하려고 한다.

 


질문 : 아무래도 노숙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인데 벌써 보름이 지났다. 힘든 것이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 달라.

대답 : 결혼 한지 얼마 안 된 동지들, 가정을 가진 여성동지들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비 맞으면서 상경투쟁하는 것은 힘들지 않는데, 그런 것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처음에는 길거리에서 노숙하는 게 시끄럽고 불편했는데 지금은 익숙해졌다. 뭐라도 가지고 오는 시민들을 보면 힘이 나고, 당장은 자기 문제가 아니라고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노조 만든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적립한 기금도 없고 해서 투쟁자금이 많이 부족하다. JW지회가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많은 것들을 드리지 못했는데도, 다른 투쟁하는 동지들이 많은 도움을 주어서 고맙다. 우리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노동조합을 인정받는 것이 함께 한 동지들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하고 기필코 투쟁에서 승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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