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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의 유혹

날씨가 정말 덥다.

밤에 자면서도 더워서 선풍기 타이머가 멈출 때마다 깨곤 한다.

선풍기 바람을 쐬어도 살이 맞닿아 있는 곳은 땀이 나버린다.

에어콘을 틀 것인가 말것인가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버튼 하나로 차가운 공기와 시원한 바람, 지금처럼 짜증이 나지도 않을 것이고 자꾸 할 일을 미루지 않고 가뿐하게 처리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내가 에어컨을 튼다면?

건물 밖 실외기 근처를 지나가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안을 시원하게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더운 바람을 내뿜는 실외기를.. 지금 에어컨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은 더욱 더워지겠지. 나의 작은 행동 하나가 모이고 모여서 결국엔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까 에어컨 버튼을 누르는 것을 망설이게 된다.

 

더위와 습기는 짜증을 불러온다.

해야할 일들이 많은데 의욕을 빼앗아간다.

선풍기 바람은 땀을 식혀주지도 못하고 시원하지도 않다.

어떻게 견뎌야 하나 한숨을 쉬다가 창밖을 보았다.

거기엔 옥탑방에 사는 사람이 나와서 벽과 옥상에 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었다.

옥탑방은 얼마나 더울까.. 으.. 생각하기도 싫다-_-;

저 옥탑방 안에는 에어콘이 없겠지? 있다고 해도 작열하는 8월의 태양이 사방에서 달구는 열기를 식히기엔 역부족이겠지?

 

작은 수건을 하나 물에 적셔왔다.

선풍기 바람을 쐬도 더운 부분을 젖은 수건을 닦아주고 계속 바람을 쐬니 조금 낫다.

해가 져도 도시의 밤은 너무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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