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와지신

분류없음 2015/04/14 06:17

논어를 간혹 읽을 때마다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행간의 맥락들이 눈에 들어와 

몹시 당혹스럽다.  

 

가령, 위정편 (爲政篇) 에 나오는, 조선시대부터 많이들 인용했던,

 

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2:14)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13:23)

 

과거에는, 

대인배는 두루 어울리되 불편부당하지 않고 소인배는 불편부당만 한다. 

대인배는 두루 화합하되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소인배는 패거리를 짓고 화합을 모른다 

 

정도로 해석했다. 그리고 아마도 이 해석이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해석의 방법에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공자가 제자들과 저 말을 주고받은 당대의 맥락이 있고 오늘날 논어를 읽으며 내 생각과 자세를 가다듬으려는 오늘날의 맥락이 있을 터. 

 

군자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 소인은 자신의 이익을 지향한다

군자는 차이를 인정하고, 소인은 타자를 용납치 않는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군자 (대인배) 는 [무릇 사람은] 보편적 가치와 자신의 가치가 부합하도록 살며, 다른 사람(들)이 나 자신과 다름을 받아들이고 인정한다. 내 가치를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속에서 화합을 꿈꾼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플라톤이 말한 정치의 요체나 마르크스가 언급한 공산주의와 결코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다만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많아 고단하다는 것밖에는. 

 

논어를 영어로 옮긴 괜찮은 웹페이지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그럭저럭 알아서 해석하면서 읽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 http://www.indiana.edu/~p374/Analects_of_Confucius_%28Eno-2015%29.pdf?hc_location=ufi

 

2015/04/14 06:17 2015/04/14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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