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끊기
-시원섭섭 ...그러나 아무렇지도 않은 일
페북을 접었다. 로그 아웃 방법으로. 컴에서 로그아웃을 할라치면 로그아웃을 못하게 하는 장치들이 반복해서 자꾸 뜨는 것이어서 로그아웃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전에도 경험을 하면서 "얘네들은 정말 끈질기구나"를 느낀 적이 많았다. 다시 하지 않고는 베겨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이 말도 못하게 발달돼 있다.
그런 기억 때문에 폰에서 나가기를 했더니 복잡하지 않고 좋았다. 결행하고 나니 시원하다. 이후부터 나를 재촉하거나 폰을 열도록 하는 유도음이 없어서 무척 조용해졌다. 하루에 수시로 보던 액정 화면이었다. 3월과 4월에는 특히나 자주 들여다보던 페북이다.
그런데 왜 나는 페북을 접기로 했을까?
시끄럽고 귀찮고 정서 안정에 좋지 않아서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까지도 억지로 봐야하는 페단에서 자유로워졌다. 지저분하고도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 것들을 보지 않아도 된다.
어떤 때 페북을 열면 보고 싶지도 않은 영상이 클릭을 하지 않아도 어지러울 정도로 마구 돌아간다. 그런 것일수록 대게가 희안한 내용이다. 스토리도 없고 앞뒤가 연결되는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기상천외한 것, 사람의 헛점을 찌르는 돌발영상, 대게 이런 것들이 주를 이룬다. 사람마다 취향이 각각이라서 올리는 사람 마음이겠지만 말이다.
또 실갱이 하기 싫어서이기도 하다. 정치적인 쟁점에서 그렇다.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액션을 취하고 있을 때는 행여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열심히 했다. 방어를 하고 옹호를 해야하니까 적극적으로 추이를 지켜보면서. 그런 경우 생각이 같은 내용이 있으면 어김없이 좋아요를 누르고 옹호하는 댓글을 빠짐없이 달았다.
반대로 싫어하는 정치인이나 반대 의견을 드러내야 하는 입장일 때는 또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공격하는 내용이나 반박 댓글을 쓴다. 그러니까 페북에서는 크게 직접 "무슨 생각을 하고 계세요?"학 묻는 난에 직접 글을 쓰거나 공감이 가는 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남이 쓴 글에 댓글을 쓰는 것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좋아요를 누르는 일에도 정말 관심이 있어서 좋아요를 누르는 경우와 인사치레로 누르는 경우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응원하기 위해. 정말 좋아요를 눌러줄만큼 가치가 있어서, 인사치레, 품앗이 개념으로 등등 수많은 이유로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쓴다, 그런데 어떤 글이든 이런 관계맺기가 되면 이들과 마치 일심동체나 되는 것처럼 싫든 좋든 서로 연결이 되기 시작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어떤 글에 나말고 또 다른 사람들이 좋아요와 댓글을 썼다면 빠짐없이 이를 알려주는 신호가 울린다. 미치고 환장할 일이지. 그때마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바쁜 중에도 폰을 열어 보면 시덥잖은 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젠장...그래 너 나에게 아무 것도 아니야
비슷한 일이 하루 종일 반복된다. 그야말로 페북을 하면서 지내게 된다. 헌데 이것뿐이 아니다. 상대로부터 전화도 결려 온다. 응원을 부탁하는 전화다. 댓글을 달아달라거나 상대방을 공격해달라는 부탁을 해온다. 하는 수 없이 댓글도 달고 공격도 하고 지지하는 글도 쓴다.
그런데 이런 요청을 해온 당사자가 정작 자기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남에게는 전혀 성의표시도 하지 않는다. 자기 글에 댓글이 안 달리거나 잠시만 이 안 보이면 금단증세를 보이면서까지 갖은 수단을 다해서 좋아요 수나 댓글 수를 늘리려고 혈안이면서 남을 배려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한사람 두 사람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고개가 가로 저어졌다. 나 아는 사람 하나. 젊은 사람이 너무 이기적이구나 싶었다. 전화를 걸어와서도 따발총 쏘듯이 자기 말밖에 할 줄 모른다. 여러 번 완곡하게 숨 좀 쉬어가면서 말하라 요청을 하기도 했다. 불편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페북에 대한 흥미가 점점 떨어졌다. 페북을 열기위해서 더 이상은 신경쓰지 말자고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트위터를 끊었듯이 페북을 중단하기로 마음 먹게 됐다.
그래 결정봤다. 페북 로그아웃. 조용히 살자! 남들이 일방적으로 배설해 놓은 쓰레기 같은 글을 보며 시간 낭비는 말자. 2015. 5. 21일 페북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