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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대 사태에 관한 의견서

작성자 : 이규철 사회진보연대 노동차장


1. 어제의 대의원 대회에 대하여

-논쟁이 사라진 노동운동. 숫자의 힘으로 무조건 밀어붙이려는 국민파와 이에 똑같이 숫자로 저항하며 대의원대회를 유회시켜버린 좌파. 논쟁은 사라졌으며 그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 싸움. 모두가 패배했음. 향후 민주노총의 미래는 어디로 갈 것인가?

-민주노총 임시 대대는 지난 정기대대의 연장선이며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음

-지난 정기 대대 후 사회적 교섭 및 정부지원금 문제에 대해 어떠한 쟁점도 노동운동내에서 토론되지 않음

-결국 임시 대대는 토론과 논쟁이 아닌 힘대 힘으로 붙어버린 결과가 되어버렸음

-단지 토론이 죽어서가 문제다라는 식의 발언으로는 불충분. 현재 민주노조운동이 토론이 가능한 구조인지에 대한 고찰 필요. 혹은 토론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지 고찰해볼 필요도 있음

-운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2. 향후 2월 투쟁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2월 총파업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민주노총 내 어떤 조합원도 민주노총 지도부가 총파업을 힘있게 진행하리라 믿지 않을 것

-지도부가 또다시 임시대대 개최를 시도할 경우 노동법 개악저지 투쟁은 물건너간 것이나 다름없음

-1월부터 시작했어도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인데 2월이 된 지금까지 지도부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

-민주노총 지도부가 대의원대회 유회 상황을 무시하고 단독으로 노동법 개악과 관련 정부 및 사용자측과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음

-이렇게 될 경우 일종의 담합을 통해 노동법 개악문제를 다음 국회로 연기하고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회적 교섭의 명분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 존재

-그러나 이는 노무현 정권이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사회적 합의를 실제로 사활적으로 생각할 경우에 가능한 상황

-그것이 아니라면 사실 노무현정권으로서는 얻을게 없음. 결과적으로 민주노총 지도부는 총파업의 성사 유무에 자신의 명운을 걸기보다는 노무현 정권의 선택에 모든 것을 올인할 가능성이 상당함

-이 상황에서 비정규노조, 전노투 등의 좌파세력들이 총파업을 매개로 국면을 전환하기에는 역량이 매우 부족

-총파업을 통한 힘의 대결이 아닌 대중적 반대여론 조성은 가능한가?


3. 민주집중제의 문제

-대의원대회는 민주집중제의 전형. 민주집중제의 민주성을 보증해주는 것은 아래로부터의 논쟁형성 및 상층까지 조합원의 의지가 전달되는 것. 즉 아래로부터의 논쟁이 사라졌을 때 대의원대회의 민주성은 사라짐. 논쟁의 형성은 계급주체 형성과정의 필수요소. 대중이 자신의 목소리로 노동계급의 현실에 대해 발언할 수 있을 때 계급주체로 전화할 수 있음. 그러나 현재 민주노총 내에서 그런 논쟁이 형성되고 있는가? 이는 좌파역시 마찬가지라 할 수 있음. 단 한번의 논쟁도 거부한 채 회의를 유보시켜버린 것은 대중이 가지고 있는 형식적 민주주의에 대한 이데올로기에 의해 강하게 거부감을 유발할 것임. 한편 좌파의 판단에는 대의원대회에서 아무리 설득해봐야 대의원들의 뜻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전제. 이는 논쟁이 사라진 한국 노동운동의 현실을 반성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 좌파가 혁신을 논하고자 한다면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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