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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합의...

 

역사는 워싱턴 합의가 특정 시간과 장소와 관련된 현상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워싱턴 합의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는 IMF 거시 경제 안정화 정책, 세계은행이 채택한 시장 규제 완화와 레이건 초기의 워싱턴에서 유행한 공급 중시 경제 사고, 그리고 수 년 후 대서양을 건너간 런던의 열광적인 공기업 민영화를 융합시켰다.

동아시아의 기적 에피소드가 예시하듯이, 합의는 시간을 두고 발전해 당초의 극단적인 위치에서는 벗어났다. 그러나 기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았다. 오래 지속되었으며, 주로 세계 경제 질서에 편입됨으로써 비롯된 빈국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80년대에 합성된 워싱턴식 치료법은 수 년 후까지 지속될 이 난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전략을 세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첫 번째로 시장 친화 패키지에는 명백한 분업이 있다. 그들은 우선 거시 경제를 ‘안정’시키고 다음에 시장을 ‘조정’함으로써 개혁이 더 효율적으로 수행되고, 결과적으로 신속히 산출이 증가하고 소득이 상승하는 결과를 낳는 경제적 ‘개혁’을 납득시키려 한다. 이러한 연속 조치들은 워싱턴 패키지가 조립되기 훨씬 전부터 기원한 BWI2)의 관심을 반영한다.


1. IMF의 기여


안정화는 언제나 IMF의 전문 분야였다. 40년 이상 변하지 않은 IMF의 중심 정책 처방은 총수요를 줄여서 무역 적자(특히 수입 규모)를 감소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인플레이션도 또한 목표이지만, 이는 종종 정책통제에서 벗어났다. IMF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GDP 증가율 감소와, 아마도 낮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거의 항상은 수입 감소를 가져오는 재정과 금융의 긴축이다. 전형적인 정책으로는 공공 부문 지출 삭감, 높은 이자율, 그리고 (특히 공공 부문에의) 신용 제한이 포함된다. 국제 수지, 재정, 그리고 금융 계정에 근거한 ‘재무 계획’은 화폐 공급 증가율과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중 허용치와 같은 경제 지표 ‘성과 기준’을 책정하는 데 사용되었다. 폴락의 거시 경제 모델은 재정 적자 감소가 산출에 영향을 미치면서 자동으로 무역 적자 감소로 이어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추정은 잘못되었다고 판명된 적이 자주 있다.

환율 조정은 대부분의 기금 패키지에 있어 두 번째 주요 요소이다. 이는 복잡한 문제를 제기한다.

명목 환율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핵심적인 ‘거시’ 가격 정책 수단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세 가지가 특히 중요하다. 무역 적자는, 해당국 통화를 평가 절하함으로써(약화시킴으로써) 수출 상품의 이윤을 더 높이고 수입 상품 가격은 더 비싸게 함으로써 공략될 수 있다. 문제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수출이 빨리 반응하지 않을 수 있으며, 평가 절하가 무역 상품의 국내 가격을 상승시키고 구매력과 총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유발과 경제 위축과 같은 이러한 부수적 영향이 IMF의 국가 문서에는 거의 언급되지 않지만, 같은 이러한 부수적 영향이 IMF의 국가 문서에는 거의 언급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프로그램을 탈선시킬 만큼 충분한 정치적 파괴력을 가진다.

환율 조정이 가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두 번째 경로이다. 이는 환율을 절상함으로써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상품의 국내 가격을 낮추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고정 환율을 인플레이션에 대한 ‘명목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은 1970년대 이후 IMF의 지지를 받은 안정화 패키지(특히 라틴아메리카와 동유럽에서)의 주요 수단이었다.

이의 전형적인 결과가 아르헨티나 사례에서 치사리(Chisari), 파네리(Fanelli), 프렝켈(Frenkel)에 의해 분석되었다. 1990년대 초반의 안정화 이후 소비자 물가지수(비무역 상품이 지배적임)가 명목 임금 이상으로 상승했고, 명목 임금은 다시 도매 물가지수(국제 수지의 경상수지 계정이 상당히 자유화된 경제권에서의 수입 상품이 지배적임)를 넘어섰다. 따라서 노동자의 실질 구매력은 교역재 생산자의 실질 노동 비용이 상승함과 동시에 감소했다. 폴라니의 분배 문제뿐만 아니라 부적절한 인센티브가 그러한 상대적인 가격 체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대외 무역과 자본 이동에 대한 통제가 완화되면(이하에서 자세하게 다룸) 환율은 외국 투자가들이 관련 경제에 자금을 투자할지 결정할 때 주의 깊게 관심을 기울이는 자산 가격이 된다.―이것이 세 번째 경로이다. 어느 쪽으로든 환율 움직임은 국내 이자율과 자본 시장으로의 잠재적인 역(혹은 바람직한) 피드백을 통해 대부분 가난한 경제권의 수척한 자본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질 환율이 인하될 경우, 무역 계정의 악화 조짐은 자금 유입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가지 명백한 움직임은 국내 실질 이자율을 인상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투자 수요와 자금 축적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체로 약소국에서의 IMF 패키지는 평가 절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이 목적은 위에서 논의된 메커니즘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시키는 것이다. 평가 절하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국외로 반출하려 할 때 이들을 ‘재확신’시키는 책임을 맡게 된다. 이 시도는 매우 교묘해서 투자자들이 이미 소유한 국내 자산의 외환 가치를 감소시키지만 미래의 획득 비용도 감소시킨다. 때로는 ―1991년 인도에서처럼― 효과적이지만 때로는 ―1994~1995년 멕시코에서처럼― 재앙이다. 두 경우에 있어 차이점은 경제적 권위가 손상되기 이전에 멕시코에 이미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월스트리트가 수십억 달러의 자본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환율을 사용하는 것은 양날을 가진 칼을 쓰는 것과 같다. 명목 기준으로 고정된 환율이 자산 가격으로서의 역할과 결합하여, 무역 역조와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안정화 노력을 뒤엎을 수 있다. 특히 경제 내외로의 자본 이동 통제가 해제될 경우 인상된(그러나 명목상으로는 고정된) 환율하에서 악화된 무역수지는 피할 수 없는 ‘최대한의’ 평가 절하, 연계된 가격 급등, 그리고 산출 감소를 초래하는 자본 도피를 가져 올 수 있다. 1970년대 후반 라틴아메리카의 남부 연방(Southern Cone,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옮긴이)에서 1994년 후반의 멕시코, 그리고(또 다시!) 1996년의 아르헨티나까지, IMF와 세계은행은 실패할 운명이었던 환율 인상과 자본 시장 자유화의 결합을 반복해서 지원했다. 이것은 주유 주주라는 재무 공동체들이 그 방향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일까?

그러한 인플레이션 방지형 재난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IMF 패키지들의 기본적인 목적은 아직도 무역과 재정 적자를 GDP의 몇 퍼센트에 달하는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은 지극히 합당하다.―대외, 정부, 민간 부문 계정에 대규모 재무 결손을 안고 있는 경제는 얇은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IMF가 너무 빨리 움직여서 몇 가지 상충적인 정책을 한 번에 부과한다. 이 충격은 종종 불경기를 초래해 수입을 줄인다.― 이 흔히 있는 결과가 왜 IMF가 ‘지나쳐 오히려 경제를 망치는 것’(overkill)에 대해 비난받는지에 대한 이유이다. 역사적으로 IMF의 주요 목표는 무역 불균형을 삭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정책 패키지는 적중했다. 그 조치가 (때로는) 인플레이션을 경감시켰는지 아니면 (드물게는) 부활한, 적당한 경제 성장을 이끌었는지는 모두 다른 문제이다.


2. 세계은행 조정


세계은행의 특수성은 GDP 증가율 상승을 위한 ‘조정’ 에 있다. 1980년경 이후 세계은행은 시장 친화성으로 가난을 퇴치하기로 결정했으며, 세계은행의 주요 무기는 가격 체계의 배분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데 있어 왔다. 기본 아이디어는 가격 ‘왜곡’을 제거하여, 즉 ‘인위적으로 높은’ 실질 임금을 삭감하여 기업으로 하여금 더 많은 상품을 만들 더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가시적인 결과물을 얻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임금과 산출물간의 이러한 부의 상관 관계는 관찰되지 않는다. 두 변수가 함께 하락하는 정의 상관 관계가 더 일반적이다. 평가절하처럼 임금 삭감은 유효 수요를 감소시키고 소득 집중화를 한층 더 초래한다. 정치적 반응은 조정 프로그램을 쉽게 침몰시킬 수 있다.

더 상세히 보자면 자원 배분을 개선하기 위해 세계은행이 지원하는 조정 패키지에는 다음과 같은 정책 변화가 포함된다.

외국 무역이 자유화되어 수입 쿼터를 관세로 대체하는 데서 시작해서 추후 관세율 인하와 수출 지원금의 감소로 이어져야 한다. 이러한 시도는 국내 상대 가격을 세계 수준으로 유도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효율 향상을 가져 와 수출을 보증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렇게 된 경우는 거의 없다.

동시적으로 혹은 약간 후에, 외부의 자금 공급자들로 하여금 지역 경제에 손쉽게 투자토록 하기 위해, 외환 거래나 과실 송금에 대한 통제와 같은 대외 현금에 대한 장벽이 제거되어야 한다. 최근까지도 BWI는, 외환(그 중에 일부는 ‘핫 머니’)이 들어온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중시하지 않았다.

세 번째 목표는 국내 금융 시장의 규제 완화 혹은 ‘억제 해제’이다. 목적은 서로 다른 금융 자산의 수익률을 균등하게 하는 것이다. 1980년대의 견해에 의하면 채무자에게 보조금을 지불하는 수단으로 ‘억제되었던’ 이자율을 올리는 것은 저축을 자극한다. 이러한 견해는 탐지될 수 없는 것으로 실증되었으며, 더 이상 강조되지 않는다. 그 대신에 현재의 워싱턴 견해는 양의 실질 이자율이 표준적인 신고전주의 방식에 따라 더 나은 자원 배분을 가져 온다는 것이다.

또한 1980년대에는, 위기에 처한 금융 기관의 제재와 관련하여 포트폴리오의 위험과 성과에 대한 당국의 주의 깊은 감사의 형태를 띤, 화폐와 자본 시장에 대한 세심한 규제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이 누락은 놀라운 것이다. 왜냐하면 기관들이 지원하는 자유화 패키지가 제2세계와 제3세계 전체의 붐과 파멸로 이어졌기 때문이다.(1994년 멕시코의 페소 위기는 최근 사례의 하나이다.)

아큐즈(Akyuz)가 지적했듯이, 본래부터 불안정한 두 시장 체제―대외 자금 흐름과 내부 금융 기관―의 동시적인 통제 해제는 폭발할 수 있는 정책 결합이다. 공기업 민영화 운동과 부유한 국가들의 포트폴리오 투자 유입에 의해 팽창되어 온 신흥 주식 시장에서는 화약이 특히 더 잘 말라 있다. 국제 자본 시장에 대한 1995년도 IMF 보고서는 BWI가 이 문제에 손을 대기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1994년 멕시코 위기 이전에는 그들의 학습 곡선이 가파르지 않았다.

네 번째로 노동 시장과 경영 의사 결정의 규제 완화가 있어야 한다.

다섯 번째, 세금이 정당해야 한다. 사하라 이남 국가들의 경우에 크게 요구되는 시민 서비스 개혁을 재무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세금이 인상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워싱턴의 화려한 웅변에도 불구하고(실제로는 BWI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에서) 그렇게 ‘성공적인 경우’인 가나와 우간다에서, 성장이 민간 부문이 아닌 국가에 의해 주도되었고, 정부의 규모가 가시적으로 증대되었다.

여섯 번째로 영국 보수당 정부로부터 실행되어 서방으로 퍼져 나간 공기업 민영화가 교리로서 1980년대 후반 세계은행을 선점했다. 이 노력은 사유화 기업이 국가 소유 기업보다 본질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에 근거한다. 이는 창과 상(Chang and Singh 1993) 같은 학자들이 증거들을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입증하지는 못한 명제이다. 실제로 국가 소유 기업의 판매는, 대개의 경우 급속한 세금 경감에 의해 초래된 예산 부족을 마감하기 위한 재정상 임시 변통이나 마찬가지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공공 소유의 새 지분이 또한 전세계적인 주식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세계은행은 열광적으로 이 과정을 지원하였다.

마지막으로, 국가 개입의 감소와 경제의 ‘투명성’ 부가로 인해, 자유화와 민영화는 독점적 수입 쿼터 소유와 같은, 국가가 보증한 시장 지위에 대한 보답인 독직이나 ‘지대’ 추구에 기인한 비생산적인 자원 유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보라타프(Boratav), 튜렐(Turel), 그리고 옐단(Yeldan)이 관찰했듯이, “대부분의 제3세계에서 자본가 계급 자신이 국가의 산물이다. 이러한 역사적 현상은 정책 모델을 변화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 문화적․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특성을 창조했다.

그들은 “지대를 추구하는 바로 그 과정이 국가가 아니라 자본가 계급에서 유래된 것이기 때문에” 자유화가 특정 기업 집단의 유리한 지위에서 유래된 지대를 없애지 못할 것으로 추론했다.

조정을 겪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시장 친화적 정책을 통해 독직이 사라지기는커녕, 수출 보조금, 투기적 도시 금융(speculative urban finance), 민영화와 증권 시장 조작, 재정 보조금 등에 의해 발생하여 이러한 독직이 최근까지 더 늘어나고 있다. 멕시코의 (전)대통령 살리나스(Salinas) 가족이 출연하는 인기 연속극은 잘 알려진 사례이다. 이러한 사회 개발은, 전통적인 시장 규제가 억압될 때 지대와 독직이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기승을 부리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워싱턴 모델의 소화 범위를 넘어선다. 많은 나라들에서 어떤 현저한 경제 성장 가속화로도 이 범죄들이 사면받지 않았다. ‘한국 사회에 주는 충고’, 「자유주의의 부활: 글로벌 경제하의 IMF와 세계은행」, 랜스 테일러(Lance Taylor), 이병천․백영현 옮김.

 

 

1) 세계은행과 IMF 헌장은 뉴햄프셔의 스키 리조트에서 작성되었는데, 이 지역 이름을 따서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institutions) 또는 BWI라 불린다. 1944년 지원 이후 그들의 역사는 어떻게 그들이 제2세계와 제3세계에 대한 경제적 종주권을 장악했는지, 또 왜 그들이 지원 정책을 채택했고, 왜 정책이 실행시마다 자주 실패하는지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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