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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 등록일
    2011/07/25 12:34
  • 수정일
    2011/07/25 12:34

KTX를 타고 서울을 벗어나고 있다.

이 열차는 대전까지 가는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대구까지 가는데 2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부산까지 가는데 3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눈여겨 봤는데,

대강 최고 시속이 270km/h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기술 덕분에

나는 지금 당일치기 지방 출장을 가고 있다.

즉, 그날 가서 강의를 하고, 그날 돌아오는 시스템이다.

 

예전의 통일호가 있던 시절에

지금 KTX보다 매우 느린 열차로 이런 지방 출장이 가능했을까?

그래, 이 열차가 빨라서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

 

 

요즘에 KTX에 사고가 많다.

나는 요즘 한 주에 2번씩 왕복으로 이용하는데,

아직까지 내가 탄 열차들은 사고가 난 적이 없다.

 

최근의 KTX 사고들을 보면,

탈선사고, 터널안에서 멈춰서는 사고... 등등이 있었다.

다행히도, 탈선사고는 역 근처에서 벌어져서 큰 문제가 없었고,

다행히도, 터널안에서 벌어진 사고는 멈춰서는 사고였지,

멈출 수 없는 사고가 아니었다.

 

(터널안에서 멈추는 사고가 있던 다음날 KTX를 덜덜덜 떨면서 탔다.)

 

사고가 일어나면 안된다는 말은,

이미 벌어진 사고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것보다,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이 열차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것이 문제일 뿐이다.

 

만약에 시속 270km/h로 달리고 있을 때 탈선했다면,

열차는 어디론가 날아갔을 것이고,

또, 그것은 어떤 건물과 부딪치게 되지 않았을까?

반대편에서 오는 KTX와 부딪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지.

 

내 자리 바로 옆에 있는 창에

'비상창유리'라고 써 있는 것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깨고 나가야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

물론 이 유리를 깨뜨릴 망치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이 열차 안에 어떤 구명장치가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어떠한 안내방송도 없다.

우리는 누굴 믿고 이 열차를 타야 하는가?

시속 270km로 달리는 열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 열차를 세우는 방법도 모르고,

위기 시에 어떻게 빠져 나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상태로 오늘도 이 열차는 질주하고 있다.

 

중국의 열차 탈선 사고

열차가 추락하는 순간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조금 궁금하기도 하다.

그 중에 몇 명이라도 긴급 상황에 대하여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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