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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투쟁과 대학입시

  • 등록일
    2010/10/22 03:50
  • 수정일
    2010/10/22 03:53

곰탱이님의 [등록금 투쟁에 관한 단상...] 에 관련된 글.

 

졸업 이수 기준이 되는 학점의 수를 낮추는 것에 대해서

기본적인 취지는 저도 동의하는데,

만약에 진짜로 이것이 실현되어서 지금의 절반정도로 낮아진다면,

대학이 입학하기는 어렵고, 졸업하기는 쉬운 구조가 되잖아요.

그렇게 되면 지금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편해지겠지만,

대학입시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어요.

 

등록금투쟁이 활성화되어서, 대학측에서 학생들의 여론을 신경쓰게 되었을 때,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리는 데에 자주 쓰는 편법이 있죠.

재학생들의 등록금은 올리지 않고, 신입생들의 등록금을 대폭 올리는 거에요.

대학입장에서는 당장의 인상효과는 조금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그게 관철되면, 결국 등록금을 올린 셈이 되니까요.

입시의 칼자루를 대학들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신입생들이 그것에 저항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죠.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면, 대학측에서는 대학에 들어오지 말라고 할테니까요.

 

지금도 충분히 대학은 입학이 어렵고, 졸업은 쉬운 구조잖아요.

사람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데에만 신경쓰게 되잖아요.

그러다보니, 대학에 가서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보다

일단 남들보다 수능점수, 내신, 논술점수를 잘 받는 데에만 혈안이 되는 거죠.

그리고 대학에 가면, 학점을 잘 주는 강사님들만 찾아다니는 거죠.

 

저도 졸업 이수 기준이 되는 학점의 수를 낮추는 것에 동의해요.

대신 그만큼 같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는 학점 하나를 따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더 필요하도록

대학의 강좌들이 조금씩 깊이 있는 공부를 시켜야 하지 않을까해요.

한 학기에 18학점 정도 들으면, 3학점짜리 6과목인데,

솔직히 과목별로 깊이있게 공부하려고 한다면,

한학기에 6과목은 너무 많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현재로서도 이공계는 충분히 그럴 거에요.


저는 입학은 쉽고, 졸업은 쉽지 않은 형태로 대학의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지금처럼 사교육을 통해서 대학에 들어가는 데에만 혈안이 되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이 굳이 대학을 졸업하려고 달려들 필요가 없게 되는 단계를 만들면,

대학들이 더이상 등록금에 대한 칼자루를 갖고 있기 힘들지 않을까요?

물론 아직은 꿈같은 이야기입니다만.ㅋ

 

저는 현재로서는 대학입시와 등록금투쟁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등록금투쟁에서 칼자루를 대학이 쥐고 있는 이유중에 가장 큰 것이 입시와 학벌이니까요.

저도 이 연결고리를 어떻게 깨뜨리느냐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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