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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밤

최근 체중이 늘어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다행히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어서 약간의 식이조절만 하고있다.

이번 다이어트의 특징은 식초다. 처음엔 요구르트를 먹었는데 배가 너무 아파서 포기했고 대용품으로 찾은게 식초다. 식초를 물에 타서 마시면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처음엔 마트에서 사서 마셨는데 너무 달아서 인터넷으로 매실식초를 주문했다. 한병에 칠천원. 값도 저렴하다. 이걸 물에 타서 마시면 기분이 약간 술마신것처럼 나른해진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한동안 식욕이 없어진다. 그러나 마실 때는 끔찍하다. 저녁은 일찍 먹고 잠도 될 수 있으면 일찍 잔다. 여기까지는 순조롭다. 고통도 없다. 그러나 자리에 누운 뒤 한두시간이 지나면 배고픔의 고통이 찾아온다. 그때는 식초물도 마시고싶어지지 않는다. 배가 고픈게 아니라 머릿속에 먹는거 생각밖에 안난다는게 더 끔찍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못참고 결국 밥을 두숟갈 정도 먹고 잘때고 있고 배고픔에 사경을 헤메다 잠이 들 때도 있다. 나의 다이어트는 밤에만 괴롭다.

 

어제 신문에서 미국인 7명 중 1명이 굶는다는 기사를 봤다. 한참 성장할 아이들이 배가 고픈채로 잠이 든다고 한다. 유튜브에서도 그와 관련된 동영상을 찾아봤더니 미국인들은 지옥에 가야한다는 저주의 댓글이 달려있었다. 한쪽은 비만인구가 넘쳐나서 위 절제수술을 받고 난리인데 한쪽은 먹을게 없어서 굶고 참으로 기이한 나라다. 물론 원인이야 실업이라고 하지만(10%라고 한다) 미국처럼 생산력이 발전한 나라가 그 많은 인구에게 다 일자리가 돌아갈까 싶다. 미국의 부자들은 그 넘쳐나는 부를 왜 빈민들에게 나눠주지 않을까. 정신병자가 아니고서야 차를 타고 돌아다녀야 하는 집이 필요한걸까. 나처럼 불어나는 뱃살때문에 굶어야하는 이유가 아니라면 배가 고파서 고통스러워하며 잠들어야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돈을 흥청망청써대는건 천벌을 받을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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