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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밤의 사람

 

 사람이 가장 흉물스럽다고 생각한지 하루가  채 지났을까.

 어제오늘 사람을 가장 필요로 했는데 정작 아무도 나를 만나주지 않는다며 '사람에게' 불평했던

 나는 다시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밤의 서늘함과 사람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친구우혁을 만나 교보에서 책 두권을 사고, 카약토스트를 먹고, 이리에서 나의 사랑 자경과 만남을

 가졌다.  이대로도 좋다 생각했으며 기분좋게 땅콩과 호가든을 마시고 씹어댔다.

 언니는 나의 황폐함과 정신빠짐이 묻어난 유머를 사랑했으며 우혁은 그런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을

 가졌다. 이 기분을 안고 어떻게 다시 집으로 돌아갈수 있을까.

 나는 엄마에게 거짓말을 했고, ㅡ나는 거짓말을 아주 잘한다ㅡ 예리한 어머니는 소리를 질렀다.

 급작스럽게 침울해진 나는 고스란히 푸념을 했고 언니는 싸우라헀다.

 그때 아부지에게 연락이 왔다. "어디서 뭐하세요?"

 텅 비 어 지 는 기 분, 나는 그 모든 중력을 거스르고 이리천장으로 살짝 솟아났다.

 그 강렬한 감상에 나는 고개를 마구 휘저었다 .

 

 압구정

 아부지와 아부지 동기가 있었다. 그분은 처자식이 딸린 아름다운 유부남이었으며,  그것을 고스란히

 증명이라도 하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승주오빠가 왔다.

 삶으로 말하는 그는 내 몸에 물리적인 울림을 주었다.

 나는 쇼펜하우어의 온전히 진지해질수 있는 사람만이 유쾌하게 웃을수 있다라는 말과

 키에르케고르의 사유의 체계는 가능할지 몰라도 삶의 체계는 불가능하다는 말과

 들뢰즈의 수동적 감응 상태에서 능동적 감응 신체로의 이행에 대한 말을

 이 삶의 현장에서 비로소 이해했다고 느꼈다.

 아부지는 나에게 승주오빠를 꼭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거듭 말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좋은 인연이 되고 싶고, 나 또한 나의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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