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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02
    밤이 깊었네
    아즈
  2. 2009/11/22
    마음. 뒤틀림.(4)
    아즈

밤이 깊었네

*

크라잉넛 밤이 깊었네를 반복돌리면서 Der Wal im Wasserturm 번역을 한다.

이거 내 기억으로는 살 때 4세 이상 코너에서 발굴했던 거 같은데 글씨가 상당히 빽빽하다.

읽어주는 동화책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읽는 동화책이다.

글씨 많으면 재미없어하지 않냐고? 습관만 들여놓으면 책장이 그냥 술술 넘어간다.

읽고 나면 날카로운 질문도 서슴없이 던지고, 능력 더 되는 애들은 읽은 걸 바탕으로 자기 세계관을 조금씩 만들어간다.

물론 책 읽는 습관이 기본옵션으로 탑재되었을 때 얘기다.

이해력부족을 빌미로 혼자 할 수 있는 거,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거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니, 참 씨발이다.

8살 9살 먹은 애들한테 영어 수학은 몇 년씩 선행학습 시키면서..... 를 생각해보니 이상하다-_-

참 우리나라는 아이들 과소평가하는 거 부터가 틀려먹었다.

으악 아무튼

세상엔 재밌는 동화책이 너무 많아서 읽어도 읽어도 어린이서점 빌려서 3일 밤낮을 읽어도 안 질릴 거다.

한 장르에서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창의적이고 가벼우면서도 무겁고 즐거우면서도 슬픈 건 어린이동화가 유일하지 싶다.

아직 반도 못 끝냈으면서 이거 다 하고나면 쫌 더 긴 거 해봐야지 생각부터 든다 ㅋㅋㅋㅋ 빙신 김칫국 마시기는.

번역해보고 싶은 긴 거........있긴 있다.

호주 작가가 쓴 유대인어쩌고소설이 있었는데 통할지는 모르겠네.

작년 겨울방학 때 KLM 타고 오는 중에 암스테르담 국제공항에서 3시간 잉여하다가 서점에서 표지에ㅋㅋ 꽂혀 산 책이다.

KLM 레알 싸고 좋은 항공인데. 루프트한자 간지기내식과는 다르게 기내식도 괜춘하고. 좌석모니터도 있고.

네덜란드 항공이라서 그런지 간식 줄 때 하겐다즈까지 주더라. 한입에 감동먹었음ㅋㅋㅋㅋㅋ 아 또 삼천포

아무튼 한국 오면서 읽었는데 오면서 한 번 와서 세 번 가면서 한 번 읽고 이야 이거 한 번 해볼만 하겠다 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영어 되는 주변사람들한테 한번 읽혀보고 반응을 봐야지 ㅋㅋㅋ

 

 

 

*

근데 사실 번역하느라 늦게까지 깨어있는 건 아니다.

이래뵈도 잉연데 그런 프로냄새 진동하는 이유로 늦게 자는 건 말이 안 되지. (뭔가 자부심이 느껴진다!?)

6시 쯤에 전화받기로 했는데, 자리에 눕고 시계를 보니까 2시 49분............

오늘 왠지모르게 피곤한데 지금 잤다가 전화 못 받으면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겠다는 생각에

아 어떻게 일어나야 잘 일어날 수 있을지 생각하는것도 귀찮으므로 그냥 밤새자

하여 지금까지 컴터 붙들고 번역을 하다가 글을 쓰다가 영화를 보다가 결국은 진보넷행 ㅋㅋ

음음,

내 어디가 좋은 걸까.

 

 

 

*

이거슨 친구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여~

 

우정보다 찐하고 사랑보다 말갛고

친한 친구사이보다 가깝고 뜨건 연인사이보다 멀고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관계다.

지난 여자, 지난 남자 얘기를 스스럼없이 주고받으면서도 서로를 향한 감정이 변하지 않는다는 건

굳이 시작부터 며칠 하는 식으로 날짜를 세지 않는 이대로가 좋은 건

분명 새롭다.

그냥 꼴깝인가 ㅋㅋㅋㅋㅋㅋ

플라토닉의 절정을 달리는 우리.

새로움이 익숙함이 될 때쯤이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변화가 일어나겠지.

하지만 그 때는 아직 안 왔고, 시간은 우리 편이다.

지금의 따뜻함과 편안함을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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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뒤틀림.

1.

어렸을 때 초등학교 5학년이 되도록 야뇨증에 시달렸었다.

 

원래 틱 장애나 ADHD나 자폐 증세가 나타나야 하는 환경이었지만 그간 키워놓은 나의 공상과 엄마의 필사적인 자식보호로

 

거진 이틀 걸러 하룻밤마다 이불에 침대에 방바닥에 지리는 것으로 액땜할 수 있었다.

 

물론 위의 세 방해꾼들이 내게 찾아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고, 지금도 그들의 잔재에 조금씩은 영향을 받는 중이다.

 

그래도 정말 엄청난 문제로까지 심화될 수 있었던 증상들이 약간의 말 꼬임과 가끔씩 나타나는 '준'자폐?? 로 끝난 건 정말 다행이다.

 

 

 

2.

나름 가까웠던 지인들 중 중학교 1학년 때 한 명, 2학년 때 한 명, 3학년 때 두 명이 죽었다.

 

슬픈 것에 눈물을 흘릴 수 없게 된 트라우마는 2학년 때 찾아왔고, 현재 통합실조증이라 불리는, 더 대중적인 용어로는

 

정신분열증이 될 나의 제일 큰 문제는 1학년 여름방학의 초입부터 내게 굴레를 씌웠다.

 

정신분열이라 하면 영화 아이덴티티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텐데, 사실 schizo.의 범위는 진짜진짜 넓다.

 

존 내쉬처럼 사람이 보이는 경우가 흔하지만, 내 증상은 내가 쓰레기같은 현실 상황에서 도피하고자 불려놓은 상상력에서 기인했다.

 

초기엔 사촌 형의 환청이 들리고 꿈에 자꾸만 나타났다. 무섭고 다급해진 기분의 내 마음은 돌파구를 찾았고,

 

어린 시절부터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만들어진 내 세계는 점점 커지고 커져 거울 너머의 다른 세계마저도 잠식하기 시작했다.

 

적절한 멘토와 일련의 긍정적인 사건들 덕분에 눈길 닿는 모든 곳에서 글자가 피어나고 상이 일그러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본인이 죄다 환상임을 인식하고 있다 뿐이지, 이게 완치될 증상은 아닌 걸 나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약간 융화되었다 뿐이지, 내 Fantasie는 그대로 주변을 맴돈다.

 

 

 

1번이든 2번이든, 피할 수 없는 것들은 끌어안고 가는 게 상책이다. 걷다 보면 대안이 생각나겠지.

유일한 불만은 이제 점점 외로움의 쓸쓸한 온도를 체감하는 11월인데 무게를 덜어줄 사람 하나 없다는 거.

아니, 사람이 없다기보다는 내가 남한테 짐 싣기가 미안하고 또 두려워서 손을 못 뻗치겠다.

이 사람이 안 해도 되는 일인데 쓸데없이 맡긴 건 아닌가?

내 또 다른 면을 봐 버린 저 사람이 나와 떨떠름한 관계가 되어버리면 어떻하지?

무관심한 척 귀찮은 척 하지만, 그나마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마저 떠나가버리면 난 아마 주저 않고 뛰어내릴 거 같다.

그래, 애정결핍 또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한 부작용 발생도 추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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