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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병원 연대집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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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둘째 주말 딸과 함께 휴일을 만끽하려할 때, 손전화로 한일병원의 급박한 상황이 계속 알려지고 있었다. 나 역시 분회의 간부직을 맡고 있다 보니 신경이 쓰였고 못 가본 맘에 불안하였다. 연대의 메시지는 계속 오는데 가보지 못하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고, 다음날 바로 한일병원을 방문했다. 전날의 후유증으로 쉽사리 통행이 되지 않을 것이라 짐작하여 머리를 쓰고 들어섰다. 하지만 쉽사리 통과가 되었다. 의외였다. 하지만 조합원이 어디에서 투쟁을 하고 있는건지 알 수 없는 분위기였다. 단지 입구에 있는 경찰들만이 뭔가 일이 있구나 하는 느낌을 줄 뿐이었다. 병원 여기저기를 둘러 겨우 한쪽 구석에 있는 십 여명 정도의 조합원을 대면했을 땐 가슴이 아파왔다. 지도부 한명 없이 그저 무리와 같은 느낌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수 십 년을 근무한 직장에서 해고라는 선고를 받고 병원 찬 바닥에 자리를 잡고 투쟁이란 것을 하고 있는 것이 이런 짓을 안하면 뭔가 이룰 수 없다는 게 더 가슴이 아팠다.

 

조합원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다. 나에게도 언제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에 노동자가 대우받고 사는 세상이 올까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 망할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은 행복하다. 왜냐하면 한일 병원 노동자들이 모두 고용보장과 복직을 약속 받았기 때문이다. 점거농성 8일만의 쾌거였다. 이 모든 것은 우리 모두의 연대의 힘과 투쟁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후로는 투쟁 없는 상생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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