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7 20:53

긴 농알투어 뒷 이야기

편히 자고 목욕도 하자고

그러면서 간 곳이 풍기였다.

그러나

잘 곳이 없었다.

 

 

뒤늦게 합류한 영특한 지각생이

온천 가까이 있는 민가에 방을 얻는데 성공했다.

상냥한 말씨와 햇 배 세 알로.

 

 

그리하여 하루를 자고

다음날 아침,

직모의 꿈을 이루어 준다는 풍기 온천물에

두시간 반 가량 몸을 담갔다.

 

 

마지막 쌀을 다 털어 밥을 해 먹고

기차를 탔다.

 

 

기차 안의 삼식이와 사식이.

엉덩이 붙이지 못하고 차장놀이를 하던 그들.

 

 

두 배로 먹고 두 배로 늦게 걷는 일대 식신 라봉.

그리고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의문의 하얀 모자 사나이.

데X, 혹은 X반.

 

 

아무튼 그리그리 하여 어찌어찌 서울에 도착.

서울은 더 더운 듯 느껴지고

기진맥진 핑계김에

시장에서 한 잔.

해가 뜨거워서 두 잔.

집에 가기 아쉬워서 세 잔.

시방 넉점 반인가.

 

하여,

돌아온 서울에

보름만에 밀린 일하러 학교에 갔더니,

 

 

텃밭은 정글이 되고

학교 얼굴은 온통 박잎으로 덮였다.

예쁘다.

 

 

그리고 이것은 걸어오는 뒷 사람을 흥겹게 했다는

육식도 하는 채식 공룡의 가방 뒷모습.

 

수고들 했고,

인제 배추 심을 준비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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