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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비정규직 여성에겐 ‘법’도 무용지물”-현대차 아산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 여성가족부 앞 농성 시작

 

“비정규직 여성에겐 ‘법’도 무용지물”

현대차 아산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 여성가족부 앞 농성 시작

김상민(금속노조) 2011.06.22 01:44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업체인 금양물류에 근무하다 성희롱에 해고까지 당한 여성 노동자가 21일 저녁부터 서울 중구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에 돌입한다. 사태 해결에 정부가 나서도록 하기 위해서다.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대책위 회원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원청사인 현대차가 성희롱과 부당해고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하는 투쟁을 벌이려 했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서초경찰서에 매일 수십 명을 상주시켜 본사 앞 집회 신고를 선점했다. 이에 피해자와 지원대책위 회원들은 20여 일 동안 서초경찰서 앞에서 농성과 촛불문화제, 1인시위 등을 진행하다 결국 여성가족부 앞으로 장소를 옮긴 것.

 

▲  21일 서울 중구 여성가족부 앞에서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성희롱 및 부당해고를 규탄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출처: 금속노조 김상민]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대책위 회원들은 이날 농성 돌입에 앞서 오전 10시 여성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의 태도 변화와 성희롱 가해자 처벌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회견 참가자들은 “피해자가 성희롱에 해고까지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라는 처지 때문에 보호는커녕 계속된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남녀고용평등법도 무용지물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등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 참가자 대표단 3인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여성가족부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정부가 고용노동부 등 다른 유관 부처와 함께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구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고용노동부, 인권위원회와 대책회의를 추진하겠으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대책위 회원들은 이날 저녁 6시부터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에 돌입하며 촛불문화제와 1인시위, 선전전 등을 벌일 계획이다.

 

피해자는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14년 동안 품질 검사를 해온 사내하청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다. 지난 2009년 금양물류라는 사내하청 업체에 근무하던 피해자는 업체 조장과 소장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친 언어적, 신체적 성희롱에 시달려야 했다. 피해자는 직장동료에게 고통을 호소했지만, 회사는 오히려 “회사 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피해자에게 정직, 감봉 등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와 현대차아산사내하청지회는 지난해 9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가해자에게 피해보상을 할 것을 결정했다. 하지만 같은 달 30일 금양물류는 피해자를 오히려 징계해고 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금양물류는 아예 폐업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와 노조 측은 피해자를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피해자를 제외한 다른 금양물류 출신 직원들은 형진기업에 신규채용 형태로 고용이 승계됐다. 여기엔 가해자 중 한 명인 정모 조장도 포함돼 있다. (제휴=금속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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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성희롱 피해 여성 노동자만 해고, 가해자는 고용승계

 

성희롱 피해 여성 노동자만 해고, 가해자는 고용승계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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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손해배상을 권고했음에도 성희롱 피해자인 여성 노동자는 해고되고, 성희롱 가해자는 고용승계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 ㄱ씨는 2009년 관리직 상사인 소장 ㄴ씨와 작업조장 ㄷ씨로부터 상습적 성희롱을 당했다. ㄴ씨는 밤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너희 집에 가서 자고 싶다”고 말하고 작업 도중 피해자의 엉덩이를 무릎으로 치고 팔을 만지기도 했다. ㄷ씨는 “사랑한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우리 둘이 자고 나도 우리 둘만 입 다물면 누가 알겠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견디다 못한 ㄱ씨는 노동조합에 이 사실을 알리고 지난해 9월 국가인권위에 진정했다. 문제가 커지자 회사는 ㄱ씨를 징계해고했다. 지난 1월 인권위는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고 ㄴ씨와 ㄷ씨에게 각각 600만원과 3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ㄱ씨에게 지급하도록 권고했다. 하청업체에 대해서도 부당해고 건에 대해 9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체가 지난해 11월 폐업하고 이곳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가해자 ㄷ씨를 포함한 전원이 다른 하청업체로 고용승계돼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ㄱ씨만 홀로 9개월째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현대차와 하청업체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금속노조와 ㄱ씨는 21일 여성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희롱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원직복직을 위해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6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에 계약해지가 두려워 성희롱을 당해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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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현대차 아산 성희롱 피해자, ‘유령집회’에 또 한번 운다-현대차 본사 앞, 여전히 철통 ‘유령집회’...서초서 앞 농성도 쫒겨 날 위기

 

현대차 아산 성희롱 피해자, ‘유령집회’에 또 한번 운다

현대차 본사 앞, 여전히 철통 ‘유령집회’...서초서 앞 농성도 쫒겨 날 위기

윤지연 기자 2011.06.17 12:17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성희롱 피해자가 서초경찰서 앞에서 집회의 자유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이 ‘집회의 자유’는 요원해 보인다. 

 

[출처: 미디어충청]

피해자 A씨와 그의 대리인 권수정 씨는, 지난 5월 31일부터 18일째 집회의 자유를 요구하며 서초경찰서 앞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A씨가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현대자동차가 본사 인근 지역에 집회신고를 낸 상태여서 농성할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서초경찰서 앞에는 현대자동차와 삼성에서 고용한 용역직원들이 24시간 집회신고를 위해 대기 중이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 A씨는 서초서 앞에서도 농성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18일 이후로 농성을 철수해야 되는 상황이다.

 

‘돈’으로 집회를 사는 자본...집회 신고에 연간 10억 들여

 

권수정 대리인은 지난 14일, 서초서 앞 농성을 연장하기 위해 정보과를 찾았다. 현재 그는 18일까지 집회신고를 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경찰 측은 19일부터 서초서 앞에 집회신고가 돼 있다며 이를 불허했다. 권 씨는 “경찰에서 19일부터 삼성이 집회신고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냐고 물었더니 ‘삼성 아파트 주민들’이라며 얼버무렸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우리가 조율을 해 볼테니, 정확한 단체명과 연락처를 달라고 했더니 나중에는 사생활을 보호해야한다며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초경찰서 측은 “과천상가세입자철대위의 집회가 소음을 발생시킨다며, 인근 주민들이 서초서 앞 집회를 났으며, 경찰이 주최 측에 조율을 하려고 연락했지만, 강경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한편 양재동 동희오토 노동자들의 투쟁을 시작으로, 서초경찰서 앞에는 1년째 사측이 고용한 용역직원 20~30명이 매일 뒤섞여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가 노동조합의 집회를 막기 위해 자본으로 용역 직원들을 고용해 유령집회신고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건물 앞 방어집회를 위해 연간 10억 원 이상의 자본을 들인다. 권수정 대리인은“서초서 앞에서 줄을 서 있는 용역 직원들에게 일당을 물어봤더니, 10만원이라고 대답했다”며 “현재(16일 오전) 현대 측 용역직원은 15명, 삼성측 용역직원은 10명이 있지만, 많은 날에는 20명에서 30명까지 유령 집회신고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밝혔다. 

 

집회 신고를 위해 동원되는 용역들은 삼교대 근무를 하고 있으며, 한 번 동원될 때 최소 10명의 인원이 배치된다. 하루 3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회사는 연간 10억의 ‘집회신고비용’을 들이는 셈이다. 이에 대해 피해자 A씨는 “아침방송을 보니, 1인 시위를 대신해 주는 용역회사까지 생겼다”며 “이제는 집회도, 1인시위도 돈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됐다”고 토로했다. 

 

피해자 측, 20일부터 ‘여성가족부’ 앞 농성 돌입

 

불가피하게 서초경찰서 앞 농성을 철수해야 하는 피해자 측은, 오는 20일부터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방어집회로 인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권 대리인은 “타 단체가 여성가족부 앞에 26일까지 집회신고를 낸 상황이며, 27일부터 7월 14일까지는 여성가족부 관리사무소가 방어집회를 내 놓았다”며 “조율을 해 보기 위해 관리사무소에 문의해 보니, 관리소장이 집회를 막지 못해 무능하다는 이유로 해고될 위기에 놓였다며 단호하게 거부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피해자 측은 오는 20일부터 7월 14일까지 여성가족부 앞에서 야간 농성과 출근 선전전, 촛불 문화제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며 7월 15일부터 본격적인 농성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피해자 농성을 지원하기 위한 연대단체의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15일부터 유성기업 노동자 10여명이 상경해,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매일 정오,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대책위 차원에서 돌아가며 촛불 문화제를 개최하며,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매주 목요일 도시락을 싸들고 농성장을 방문한다. 다음 주부터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결합해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권 대리인은 “그동안 아산 지회가 내부적인 어려움을 겪어서 연대를 하지 못했는데, 다음 주부터는 2명씩 2박3일간 돌아가며 같이 농성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다만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등의 사태가 지속돼 금속노조가 이번 투쟁을 조직된 노동자의 투쟁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연대 규모가 큰 것보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도록, 마음고생이라도 덜어주도록 마음으로 표현해주는 동지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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