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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재활용품 광고를 보고...

토요일 저녁 간만에 여유를 누리며 철푸덕 방안에 널부러져 TV를 보고 있었다. 하릴없이 채널을 돌리다가 문득 생활정보 채널이 눈에 띄였다. 내용은 사람들이 쓰다버린 천조각, 우산 등의 잡동사니를 가지고 앞치마, 컵받침 등등의 이쁜 생활용품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많은 주부들의 모습이 화면에 비쳤고 재봉틀을 돌리고 가위질을 해서 새 물건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나왔다. 그러면서 흘러나오는 멘트 '버려진 물건들을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공짜나 마찬가지죠.' 그 멘트가 내 머리를 때렸다. 그럼 그 버려진 잡동사니를 생활용품으로 만들어내는 주부의 노동은 어디로 간걸까? 세상에 노동력 투하없이 고정자본과 원자재만 가지고 만들어낼 수 있는 물건이 어디에 있단말인가? 집에서 하릴없이 시간이나 죽이고 있으니까 그 노는 시간에 하는 노동은 노동도 아니란 말처럼 들렸다.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얘기다. 이 나라에서 주부의 가사노동이 얼마나 인정되었나? 가족을 위한 것이란 이유로 주부의 가사노동이 끊임없이 사적인 것으로 미끌어져들어가고 이게 어느 순간 웰빙이란 말로 치장되는 순간,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새로운 마주침의 전기를 마련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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