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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바꿨다.

며칠전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난 원래 뭘 좀 잘 잃어버린다. 그리고 잃어버리고 나면 한참을 고생한다. 쩝 어쨌든 잃어버린 핸드폰을 대신할 새걸 사러 용산에 갔었다. 전화를 안만들까 생각도 했으나-다들 알지 않는가? 전화없는 세상이 얼마나 편안한지-주위에서 한 두세명이 지탄을 하는 바람에 용산에 간거다. 어쨌거나 핸드폰 전문가 한사람과 함께 간 용산에서 난 놀라버렸다. 용산에 즐비한 핸드폰 가게를 1시간여동안 돌아다니면서 난 우리나라 핸드폰 시장이 도깨비시장만큼도 안된다는 걸 알았다. 똑같은 기계를 똑같은 조건으로 사는데도 가격차가 크게는 10만원까지 났다. 처음엔 20만원을 부르던 점원이 그냥 나가려 하니 15만원으로 그 다음엔 12만원으로 깎아불렀다. 세상에나. 그렇다면 이 녀석은 12만원에 팔아도 남는 걸 거기에 8만원이나 더 붙여서 팔아먹으려 한 것이다. 괘씸한 놈. 사실 용산에서야 그렇게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지만 이건 정도가 심했다. 게다가 핸드폰처럼 과점시장이 거의 완벽하게 형성되어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난 용산을 자주 찾는다. 이번처럼 핸드폰땜에 가는 일은 거의 없고 주로는 컴퓨터 부품때문에 용산을 찾는다. 컴퓨터 부품시장은 핸드폰과는 전혀 다르다. 다나와에서 가격 확인하고 가면 그 가격에서 만원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 열군데 이상 다녀봐도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 완제품을 사는게 아닌한 용산에서 발품팔고 돌아다녀봐야 만원이상 싸게 사기 힘들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뭔가? 내 짧은 지식으로 생각해볼때 결정적 차이는 마진율과 경쟁율이다. 컴퓨터 부품 시장의 마진율은 내가 알기로 그리 높지 않다. 부품업계에 경쟁사들도 많고 워낙 관심있는 인간들이 많은지라 쉽게 가격을 뻥튀기 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시장 자체가 정체되어있다. 경기가 어려우니까... 또 용산의 부품가게들은 일종의 담합처럼 가격에 대한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듯 하다. 업계 평균이랄까... 그러나 핸드폰 시장은 이와는 다른 듯 하다. 일단 마진율이 엄청 높다. 어제 들은 이야기인데 핸드폰 기계 하나의 원가는 만원을 넘지 않는단다. 그러니까 어느정도 가격에 물건을 들여오느냐에 따라 가격 뻥튀기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이다. 거기에다 메이저 핸드폰 회사들의 엄청난 광고와 소비촉진행위로 인해 핸드폰에 대한 수요는 끊이지 않는다. 오늘 신문을 보니 내년이 되면 카메라폰이 전체 핸드폰시장의 99%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여기에 덧붙여 메이저 사들간의 경쟁과 내가 본 용산에서의 어떤 근거도, 마지노선도 없는 가격경쟁... 그래서 어제 핸드폰 샀냐구? 결국 안샀다. 같이 같던 전문가님 왈 "가격이 너무 올랐다. 인터넷으로 한번 보고 결정하자" 그래서 난 다시 사무실로 터덜터덜 돌아오고 말았다. 인터넷을 한참 뒤지다 지친 난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는데... 허허 이게 웬 떡인가?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핸드폰이 있었고 그걸로 오늘 냅다 개통해버렸다. 돈? 당연히 한푼도 안들었지 머. 오늘의 결론 1. 핸드폰 시장 문제많다. 2. 핸드폰 살 때 잘 사자. 3. 핸드폰 잃어버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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