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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봄바람을 맞은 선자령

  • 등록일
    2013/02/24 03:43
정말 오랜만의 외출, 아니 꽤 오랜만의 '역사와산'에 길을 나섰다. 무릅을 다치고 난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가고팠던 산은 그렇게 가까이 있지 않았지만, 시간은 여러가지를 해결해주었다. 난 다시 산에 오를수 있게 되었다. 사실 힘들게 줄였던 몸무게가 2년만에 다시 불어났다. 87에서 64로 줄였던 무게는 다시 80까지 늘어났다. 그리고 늘어난 무게 만큼 체력은 떨어지고 뱃살은 늘어났다. 나잇살이란 얘기를 듣기까지도 했다. 3년 넘게 커피를 끊고 담배를 끊었지만, 효과는 들어나지 않았다. 막막한 맘에 운동(실내암벽)을 시작하였지만, 매달리는 것 자체가 고역인 시간이 꽤 오래 지속되었다. 그 시간이 며칠을 지나, 몇달, 그리고 해는 넘기기 시작할 무렵 무게는 아니지만 체형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몸의 변화는 다시 나를 산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가까운 산, 다시 산, 난 다시 산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어쩌면 산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애타게 그리던 설악산의 천화대를 오르게 만들었다. 그리고 겨울을 만났다. 몸이 불기 시작한 이후 겨울산을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 언감생신 먼나라 이야기였고던, 감히 함부로 내게 가까이 있지 않은 그 무엇이 되어버려었다. 운동은 그런 나를 겨울 산으로 이끌어주었다. 1월초 설악산 대청봉, 1월 중하순 지리산 종주, 그리고 다시 역사와산 사실 역사와산 산행은 잔뜩 산행에 다시 빠지기 시작한 내게 채워질수 없는 산행이였다. 뭔가 날아갈 것 같은 의욕과는 다른 산책과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의 산행이였다. 더구나 선자령은 정말 산보에 걸맞는 그런 지형이기도 했다. 그래도 좋았다. 시작부터 아이젠과 스패츠로 무장했지만, 어의없겠도 산은 봄바람이 살랑거렸다. 오랜만에 만난 역사와 산에는 사실 익숙한 얼굴도 많지 않았지만, 산행분위기는 여전했다. 느린, 느림 느린~... 바람의 산이여야 할 선자령도 바람개비도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걷는 축복을 맞게 해주었다. '다시 만날까' 비록 야영계획이 바껴버린 선자령 산보였지만, 되돌릴수없는 시간으로 기억되었다. 다시 만난 친구와 동료, 선배님까지, 새롭게 만난 낯선 얼굴들도 내겐 첫 겨울 선자령길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