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open.

from 맑글터 2006/07/07 02:16

 

 

그러니까.. 블로그를 처음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한 건 작년 이맘 때 쯤..
논문쓴다고 정신없이 자판을 두드리고 있을 때였던 것 같다.

 

그 때야 밥먹고 하는 일이 생각하고 글 쓰는 거였으니.. 당연히 머릿 속을 마구 질주해대던 여러 단상들을 휘휘 잡아다가 (논문 말고) 좀 편안히 글로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했다.

 

뭐.. 그런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지만
워낙 밍기적대는 게 습관이 되다보니 이제야 진보넷 블로그에 집을 짓게 됐는데..

 



 

사실 블로그를 해야겠다고 맘 먹은 후..  어디에 만들까를 두고 잠시 고민했다. 이글루, 네이버, 알라딘 등등등... 

진보넷에 블로그를 만드는 건 개인적으로 약간 부담스러운 선택이었다.

사람수가 적다보니 포스트를 쓰면 새로 쓴 포스트에 오래 떠 있는 것도 좀 그렇고,

왠지 잡스런 글보다는 조금은 정치적이고 논리적인 글들을 써야 할 것 같은 부담도 들고..:)

 

그래도 굳이 진보넷을 택한 건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법"이란 낡은 격언을 믿어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동물이 보호색을 가지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생물학자들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실 통계적으로 보호색을 가진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들 간에
생존율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어쩌면 유기체가 자기의 주변 환경을 조금씩 닮아가는 건
어떤 '목적' 때문이 아니라 '그냥' 자연의 기초적인 이치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막연한 기대로 진보넷에 집을 지었다.

나이가 들면서, 공부를 계속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무뎌져가는 듯한 현실에 대한 비판적 감각을.. 진보넷 블로그에서 텀벙대다보면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내 안의 붉은 색이 나도 모르게 더 짙어지진 않을까? 하는 기대로..

 

아무튼 이왕 새로 만든 집이니..
조금씩 조금씩 손봐가면서 멋진 집으로 만들어봐야 겠다.
어차피 현실에서 집을 사는 건 애초에 글러보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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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7 02:16 2006/07/07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