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패배는 모두의 책임 아닌가요?”- [한겨레21]

"민주노동당 분당,사민주의 세력이 추동"   - 민중의소리

문제는 '종북주의'가 아니야 바보들아!   출처:[대자보]  
 
 [쟁점] 진보지식인들의 빗나간 촛점, 길잃은 민노당 분당 논쟁에 부쳐
 
친북주의도 아닌 소수의 종북주의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면 반드시 털고갈 문제이다. 그리고 부연하지만 만약 누구 말대로 종북주의자가 다수라면 결코 털어서 될 문제가 아니라 당해체를 해야한다. 왜냐하면 종북주의는 명백히 ... /

“패배는 모두의 책임 아닌가요?”- [한겨레21]

민노당 무당직·무정파 평당원들의 대담…자주파와 평등파 갈라선다면 국민 설득할 수 있나

 

▣ 사회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 정리 최성진 기자csj@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8만1천여 명의 당원으로 모자이크처럼 짜인 민주노동당. 결코 작지 않은 이 당을 떠받치고 있는 건 평당원이다. 당직도 없고, 특정 정파에도 소속되지 않은 이들이 분명 당의 다수다. 이들은 대선 뒤 중앙당에서 벌어지는 분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겨레21>은 무당직·무정파 평당원에게서 대선 뒤 당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은 당을 지지하거나 당에 호감을 갖는 일반 국민들보다 당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훨씬 많은 고민을 드러냈지만, 훈련된 당직자나 정파 이론가들의 언어나 문제 인식과는 거리감을 보였다.

 


 

1월3일 한겨레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좌담회엔 20~50대 당원 네 명이 참석했다. 주부인 이소영(56)씨와 학원 강사로 일하는 고승일(47)씨, 회사원 강민아(30)씨, 대학생 김선경(24)씨. 얘기의 방향은 조금씩 달랐으나, 안갯속 당의 진로를 보는 안타까운 시선은 하나였다.

 

지난 대선보다 확신 서지 않았다

 

사회 민노당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습니까.

고승일(이하 고) 2002년인가 재직 중인 학원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노조 활동을 하면서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고, 거기서 민노당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 가입한 거죠. 이래저래 바빠서 당 활동을 열심히 하지는 못하지만 애정은 많습니다.

김선경(이하 김) 민노당을 처음 알게 된 건 고3 때입니다. 경기도 의정부에 살다 보니 2002년 미군 장갑차 사건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지만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 사회에 진보정당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민노당에 가입했습니다.

이소영(이하 이) 70년대부터 진보정당에 관심은 많았어요. 예전 대선에서는 백기완씨에게 투표를 했는데, 그러다가 2004년 총선 직후 아예 민노당에 가입했어요.

강민아(이하 강) 저는 97년부터 진보정당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노무현 정부에서 이라크 파병안이 통과되는 모습을 보면서 민노당에 가입해버렸습니다. 물론 이번 대선에서는 권영길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사회다른 분들도 대선에서 권 후보를 찍으셨습니까.

일동 물론이죠.

 

 

이소영: 서로 지향하는 바가 너무 다르잖아요. 계속 소모전 벌이느니, 깨져서 각자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원히 합일점을 찾지 못할 것 같아요.


△ 이소영씨.

 

 

 

 

그런데 할 수 없이 찍었다고 할까요, 솔직히 대선에 참여하지 않은 40%의 유권자에 속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그래도 엄마는 당원인데 당원의 의무는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번에도 권영길 후보는 3%를 얻었으니까 2002년 때와 같은 거잖아요. 하지만 그때는 꿈과 희망, 애정을 가진 3%였다면 이번에는 저처럼 영양가도 없고 건강하지 못한 3%가 아닐까 싶어요.

 

나부터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권 후보가 TV토론 하는 모습을 보면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낼 만한 신뢰가 생기지 않았다고 할까요.

저는 후보를 선택할 때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권영길’이기 때문이 아니라 ‘민노당 후보’이기 때문에 찍은 것이거든요. 사실 민노당 경선에서는 노회찬 의원을 찍었고, 결선 투표에서는 심상정 의원을 찍었습니다.

저는 경선 때도 권 의원을 지지했습니다. 노, 심 의원보다는 권 의원이 믿음직스럽게 느껴졌거든요. 당시 판단 기준은 누가 대선까지 원만하게 꾸려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권 의원이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물론 노, 심 의원이 싫었던 것은 아니고요.

 

아귀다툼 양상으로 흘러서야…

 

저는 고민 같은 건 없었어요. 다른 대안이 없었잖아요. 주변 친구들에게도 제 나름의 선거운동을 했어요. 기호 1번 후보부터 차례로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대안은 권영길밖에 없다는 주장이었죠. 권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이명박 후보가 질주하는 상황에서 그걸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민노당 후보밖에 없다는 심정, 뭐 마지막 희망 같은 것이었죠.

사회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어쩌면 그게 민노당의 본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처음부터 그 이상의 기대도 안 했거든요. 대선 이후의 모습들에 대해서도 실망이 큽니다.

사회 당이 책임 문제로 시끄럽죠.

당연히 불만입니다. 실망스럽지만,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건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번 대선의 외부적 요인도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거죠. 실체와 상관없이 어쨌든 일반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진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노 대통령에게 실망하니까 그 불똥이 진보진영 전체로 퍼진 거죠. 이런 외부적 요인도 있는데, 그 책임을 우리 내부의 어떤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거죠. 물론 내부적으로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겠지만.

당 내부의 문제야 당원들이 자세히 알 순 없지만 내부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봐요. 다만 세력 간 아귀다툼 양상으로 흐르는 것은 좀 그렇죠. 서로 책임지려는 모습보다…. 씁쓸합니다.

대선 이전에는 민노당에 대해 이따금 나오는 기사가 반가웠는데, 대선 이후 내분 문제로 연일 언론에 얻어맞으니까 불만스럽더라고요. 민노당이 국민에게 다가가지 못한 이유에 대해 지도부가 나서 심도 있는 토론을 이끌어야 하는데, ‘끝내자’는 식으로 가면 솔직히 기분이 나쁩니다.

다른 당도 사정은 비슷하죠. 한나라당도 공천 문제 때문에 시끄럽고 신당도 마찬가지고요. 그것보다 내가 왜 이 나이가 되도록 진보에 대해 환상을 버리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들어요.

사회 여러분이 설득하려고 했던 다른 유권자들은 왜 민노당에 투표하지 않았을까요.

결국 차별화에 실패한 것 아닐까요. 비정규직 문제만 해도 문국현 후보와 어떤 차이가 있냐고 했을 때 썩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강민아: 대학생들이나 40대 누구에게도 꼭 필요한 것을 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문국현 등 다른 후보들이 더 자극적으로 더 진보적인 것들로 어필한 것 같아요.


△ 강민아씨.

 

 

아직도 국민들이 가장 절박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뭔지 잘 모르고 있거나 안이하게 대처했거나, 둘 중 하나겠죠. 저만 해도 이제 40대 후반인데 만나는 사람 대부분이 경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문국현의 일자리 500만 개 창출, 이게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모르지만 눈길은 끌잖아요. 이명박의 국민성공시대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권영길은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이란 말입니다.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지 와닿지가 않아요. 민노당도 서민이 가장 절박하게 생각하는 문제에 다가갔어야죠.

선거 때 비정규직 해법에 대한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했습니까. 하지만 정작 그들은 안 찍는다는 게 문제죠. 그들 가운데 상당수가 문국현 후보에게 몰려갔는데, 그 이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봐요.

 

자주파와 평등파가 어떻게 다른거죠?

 

전체적으로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또 대학생들 사이에서 민노당의 강성 이미지에 대한 거부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 영향도 많이 받는 것 같더라고요.

사회 당이 유권자의 요구 수준에 맞는 정책이나 공약을 내놓았다고 평가하십니까.

대학생들이나 40대 누구에게도 꼭 필요한 어떤 것을 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문국현 등 다른 후보들이 더 자극적으로 더 진보적인 것들로 어필한 것 같아요.

 

예전 대선에서는 민노당 찍어도 사표가 아니라는 홍보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게 필요했어요. 민노당의 부유세나 무상의료가 직접적으로는 아니어도 그 취지는 노무현 정부에 상당히 받아들여졌잖습니까. 고액 질병 같은 경우 의료비가 참 많이 내려갔어요.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자화자찬 같아도 민노당의 그같은 주요 정책 성과를 좀더 알렸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 이번에 내놓은 새로운 공약으로 기억되는 게 있습니까.

별로 없죠. 문국현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다른 게 코리아연방제죠. 그런데 코리아연방제에 대해서는 진보적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조차 대부분 비현실적이라고 본다는 것이 문제죠. 정책 기조는 문국현과 대체로 비슷한데 문국현은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현실적인 것도 있어야 하지만 먼 미래를 지향하는 것도 있어야죠. 무상교육을 예로 들면 사실, 상속세만 제대로 거둬도 대학생들의 등록금은 다 해결된다고 하더라고요. 무상교육이 결코 허황된 게 아닙니다. 문제는 슬로건을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그게 아니라는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회 대선 이후 당에서는 자주파, 평등파 간의 의견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어느 쪽 책임이 큰 건가요.

지도부 사퇴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갑자기 조승수 소장이 자주파 내에 북한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 바람에…. 대선 평가 문제를 당내 정파 문제로 몰아가는 게 당황스럽죠. 민노당을 지켜온 당원이 있는데, 왜 당을 분열시키려고 하는지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고승일: 분열된 모습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자주파, 평등파가 함께 못할 사람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같이할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 같이해온 것 아니겠습니까.


△ 고승일씨.

 

 

다음 총선에서 비례대표 배정 문제 등을 놓고 파워게임을 벌이는 것 같던데요. 사실 당 밖에 있는 당원들은 내부 사정을 잘 모르죠.

자주파와 평등파가 어떻게 다른 거죠. 구체적으로 어떻게 차이가 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이야 당 대표부터 당원까지 모두에게 있는 거 아닌가요. 자주파 혹은 평등파만 선거를 치른 것도 아닌데, 책임 떠넘기기 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봅니다. 분당 이야기도 외부에서 나왔는지 내부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죠. 아까 이 선생님이 진보정당에 대한 ‘환상’이라고 하셨는데, 전 어려서 그런지 아직도 환상이 남아 있거든요.

 

국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혁신을

 

책임은 끝까지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전두환 전 대통령을 그렇게 욕하다가 정작 백담사 들어갈 때는 많은 사람들이 ‘참 안됐다’는 말을 하잖아요. 그런 게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물론 당 전체의 책임이지만 선거를 주도한 사람들은 철저히 책임져야 하고, 그 몫을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 당은 지금까지 제대로 길을 걸어왔다고 보십니까.

어쩌면 2004년 총선 때 능력도 안 되면서 10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차지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민이 10석을 준 다음 이번 대선은 그에 대한 평가인 것 같습니다. 10명을 가지고 그동안 민노당이 얼마나 뛰었나 하는 부분에 대한.

나름대로 잘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에서도 소중했던 우리 공약과 정책을 밀고 나갔어야 하는데, 대선 정국에서 BBK 사건 등이 터지는 바람에 민노당이 주도권을 잡지 못했죠.

저도 의원 활동만 놓고 보면 열심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워낙 그 수가 적었고, 그에 반해 국민의 기대치는 너무 높았죠. 우리의 현실적 역량에 비해 당이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 많지 않았나 해요. 물론 당 활동도 미흡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사회 당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모두 공감하십니까.

 

비정규직보호법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 민노당은 항상 지는 모습만 보여왔습니다. 국민이 볼 때 민노당에는 힘을 실어줘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죠. 혁신은 민노당이 그런 국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진보는 단순히 특정 정치 성향에 머무는 우리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때 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적으로는 마케팅을 잘해야죠.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 혁신이 있어야지 사람만 바뀌어서는 부족하다고 봐요. 자주파, 평등파 싸우는 것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우리가 안에서 잘해보자 하는 싸움도 ‘조·중·동’ 거쳐가면 분열로 비쳐지죠. 그런 모습만큼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분열된 모습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자주파, 평등파가 함께 못할 사람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같이할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 같이해온 것 아니겠습니까.

사회 종북주의는 청산해야 하는 대상인가요.

내년인가요, 평양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된다고 하는데 이런 시기에 종북주의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철이 없는 것 같아요.

사실관계에 대해 잘 모릅니다. 다만 당의 규율이 있을 텐데, 그걸 무시하면 당연히 안 되겠죠.

종북주의가 이 시점에 문제가 되는 건가요.

 

소모전 벌이느니 갈라서라?

 

사회 분당 문제로 다시 넘어가도록 하죠. 고승일씨께서는 차이가 크지 않다고 했는데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렇게 끊임없이 안에서 싸우고 평행선을 걸을 것이라면 분당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60% 정도 됩니다.

분당은 아닙니다. 좋은 쪽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싸움의 시작이라고 봐야죠. 대선 이후 갑자기 이 문제가 불거지는 게 이해가 안 되는데, 잘 해결됐으면 합니다.

당 지도부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평당원이 자주파, 평등파로 나눠서 갈등하는 것 아니잖습니까. 다만 갈라선다면 그 책임도 함께 져야 합니다. 그리고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보겠습니까.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서로 지향하는 바가 너무 다르잖아요. 계속 소모전 벌이느니, 깨져서 각자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원히 합일점을 찾지 못할 것 같아요.

사회 총선 전망은 어떻습니까.

김선경: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이야 모두에게 있는 거 아닌가요. 자주파 혹은 평등파만 선거를 치른 것도 아닌데, 책임 떠넘기기 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봅니다.


△ 김선경씨.

 

 

어렵겠죠. 쇄신을 정말 잘한다면 모르지만 글쎄요.

당 내부 문제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전망하기도 어렵고 변수도 워낙 많죠. 창조한국당이나 이회창 신당 등등.

비대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총선 때만큼 될까 싶어요. 그렇게 된다면 그건 정말 소중하리라 생각해요. 또 이번에는 노회찬, 심상정 의원 등 한두 명이라도 지역구에서 당선까지는 아니어도 선전을 해주었으면,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저도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 지역에서 선전했으면 좋겠는데, 창조한국당도 15석을 목표로 한다고 하고, 이회창 당도 나온다고 하니까 불안한 마음도 듭니다.

사회 당에 대한 비판적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보수정당 모습에 대해 국민들의 실망이 큰데, 민노당만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자기 성찰을 통해 진정한 진보의 의미를 찾아갔으면 좋겠어요.

국민들이 절박하게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민노당이 그동안에도 많이 접근해왔다고 보는데, 더욱 그런 문제와 이슈들을 개발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활동을 해야죠.

 

 

 

'한 줌' 민주노동당조차 쪼개서 대체 뭘 할 셈인가  [오마이뉴스   2008-01-01 21:00:37] 
[오마이뉴스 손석춘 기자]

분열이냐 수습이냐... 민주노동당은 어떤 길을 가게 될까. 무자년 새해 단배식에서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 황방열  

예상대로다. 논점이 빗나가고 있다. 내가 진중권 중앙대 교수의 글을 보며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일차적 이유는 그의 '기생충' 논리였다. 진중권이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그의 잘못을 지적해주고 싶은 충정이었다.

 

진중권은 내게 '정중하게' 물었다. "썩어빠진 대동단결론으로 상황을 호도하는 객기를 부리기까지 도대체 몇 초나 생각했는가?"

 

먼저 사실 관계부터 명확히 하고 싶다. 대동단결론은 정말 썩어빠진 걸까. 2000년 총선 전후일 성싶다. <한겨레>에 쓰고 있던 칼럼에서 '한 줌'도 안 되는 진보정치세력이 서로 갈라져있음을 완곡하게 비판했다.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이 각각 선거에 나서 모두 참패한 현실이 안타까워서다.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국회의원 10석을 얻었을 때다. 민주노동당이 선거에 고무되어 사회당과의 통합에 소홀히 하지 말기를 당부했다.

 

2008년 총선을 앞둔 오늘까지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의 연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진보세력 대동단결론이 아직 유효한, 아니 더 절실한 근거다. 실제로 민주노동당 또한 지난 대선에서 연대를 모색하지 않았던가.

 

다른 진보세력과 힘모아도 부족할 섟에 오히려 분열을 한다?

 

그런데 어떤가.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은 물론이고 여러 진보세력의 단결을 일궈내도 부족한 지금, 민주노동당마저 쪼개자는 담론들이 마치 '정의'처럼 퍼져가고 있다.

 

나는 진중권이 "민주노동당원으로서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선 선거 띠를 가슴에 두르고 지하철 입구에 혼자 서서 민주노동당 구호를 외쳤고, 탈당을 한 후에도 2004년 총선에서 원내에 진입할 때까지 민주노동당을 위해 꽤 열렬히 활동했다"는 주장에 경의를 표한다.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또한 "민주노동당원으로서 대단히 모범적이고 열성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바로 그곳에서 출발한다. 바로 그런 홍세화와 진중권이 함께 일했던 당의 지도부와 당원들을 겨냥해 '사교집단'이라거나 '기생충'이라고 매도하는 데 있다.

 

과연 그러한가. 나는 민주노동당 안에 종북파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있을 터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현재 민주노동당을 좌우하고 있을까. 먼저 내가 "민주노동당을 전혀 모른다"는 진중권의 호의적 해석에 고마움을 느낀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노동운동을 벌여오면서, 이어 노조 틀을 넘어선 언론개혁운동을 해오면서 내가 만난 민주노동당 사람들 대다수는 인간적이고 헌신적인 활동가들이었다. 1987년 <동아일보>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면서 노동운동에 참여했기에 20년 동안 가까이서 지켜본 셈이다.

 

거듭 묻고 싶다. 과연 오늘의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자주파가 조선노동당을 추종하는 사람들인가. 나는 그런 문제 제기가 이명박 정권을 앞두고 본격적이고 야만적 언사로 제기되는 게 이해할 수 없다. 당 대표에 출마했던 정치인이 <조선일보>에 그런 주장을 하는 걸 납득할 수 없다.

 

진중권은 내게 대안이 없다고 다그친다. 아니다. 난 오래전부터 진보세력을 모두 아우른 새로운 진보정당을 제안해왔다. 하지만 그 진보정당은 홍세화나 진중권이 주장하는 분당을 통한 길과 정반대의 길이다. 민주노동당의 틀을 넘어서 사회당은 물론, 여러 진보적 정치세력이 힘을 모으는 강력하고 대중적인 정당이다.

 

실현가능한 새로운 사회의 그림과 정책이 미래를 좌우

 

그것이 불가능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칼럼에도 썼듯이 진보정당의 목표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거나 소련-동구식의 사회주의 국가, 또는 막연한 '이상사회'로 고집하지 않는다면, 그 이념적 목표를 저마다 절대시하면서 상대를 '저주'하거나 '배제'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실현가능한 새로운 사회의 그림을 제시하고 구체적 정책을 마련해 나누는 게 진보세력의 시대적 임무다. 고통받는 민중, 국민 대다수를 위해서다.

 

정반대로 민주노동당의 자주파를 '기생충'으로 몰거나 '종북주의'로 몰아버려서 대체 무엇을 할 셈인가. 함께 운동하던 사람들조차 설득하지 못해 저주를 퍼붓는 논리와 가슴으로 대체 누구를 설득할 셈인가. 자본가를? 민중을? 지금 종북주의를 들먹이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숙고해 볼 문제다.

 

<엄지뉴스 - 휴대폰 메시지(문자·사진·동영상)를 보내주세요. #5505>

 

 

  • 민주노동당, 의회주의 결별하고 대중속으로
  • 대중 속으로...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