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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41회

 

 

 

1

 

 

읽는 라디오 살자 백마흔한 번째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성민입니다.

 

 

제가 블로그를 운영해온지 10년이 넘었는데요

그동안 쌓여온 발자취가 수북해져서 1100개가 넘는 포스팅이 달려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어떤 글이나 자료들이 달렸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도 많습니다.

그걸 일부러 꺼내서 들춰볼 여유가 없어서 그냥 쌓아만 두고 있지요.

그리고 이곳은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외딴섬이긴 마찬가집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더 찾지 않는 곳이 되어갔죠.

 

 

그런데 몇 달 전부터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찾아오는 사람들의 국적도 다양해서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아랍어, 중국어, 일본어 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댓글을 남깁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어를 제외하고는 어느 나라의 언어도 알아들을 수 없기에 난감하기는 한데

제가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 중에 sex니 nude니 하는 단어가 있는 걸 보니

제 방송이 좋아서 댓글을 다는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죠.

방송이 140회까지 진행되고 있으니까 대단한 곳인줄 알고 열심히 댓글을 달았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이 그런 곳도 아닐뿐더러 이런 댓글은 별로 반기지 않기에 그냥 지워버렸죠.

 

 

하지만 제가 댓글을 지우면 또 다시 댓글이 달리길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매일같이 반갑지 않은 방문자를 거절하는 게 일이었는데

아주 가끔 엉뚱한 곳에 댓글이 다리기도 합니다.

그중 하나가 10년 전 포스팅에 달렸는데 그 댓글을 지우기 위해 갔다가 반가운 사진을 발견한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0년 전 세 살 다섯 살이던 조카들의 사진이었죠.

지금은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이 돼서 가끔 만나도 데면데면 하는 사이가 됐지만

이때는 한창 귀여움을 뿜어낼 때라서 보기만 해도 즐거웠던 시절입니다.

그때의 사진을 다시 보면서 마음이 아주 환해졌습니다.

 

 

조카들을 바라보는 것만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던 시절입니다.

그렇다고 조카들과 아주 잘 놀아줬던 것은 아니지만

조카들이 안겨주는 즐거움에 보답하려고 나름 노력은 했었습니다.

조카들에게 물어보면 이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저도 가슴 속 구석에 넣어둔 채 잊고 지내다가 오래간만에 꺼내든 기억입니다.

 

 

어쩌다 불쑥 찾아오는 옛기억이 즐겁지 않은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렇게 즐거운 기억이 떠올라서 너무 좋았습니다.

짜증나게 달라붙는 스팸성 댓글이 이런 행운을 안겨줘서 그때는 정말 기쁘더군요.

오늘도 이 외진 곳을 찾아주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방문객을 향해

열심히 거절의 뜻을 전하면서도 혹시 또 다른 행운이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2

 

 

이곳은 장마다운 장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루나 이틀 정도 시원하게 비가 내리고 나면 하루나 이틀 정도 비가 멈추는 날이 반복되고 있죠.

보통 장마 때는 후덥지근해서 비 오는 게 반갑지 않은 편인데 올해 장마는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기온이 그리 높지 않아서 선선한 바람이 상쾌함을 안겨줍니다.

비가 오지 않을 때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고 비가 내리면 잠시 휴식을 갖는 패턴이라서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장마가 여유로움을 안겨주는 기간이 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가 내리던 날 창밖이 시끄러워서 내다봤더니 참새들이 비를 피해서 모여 있더군요.

자기들끼리 뭐라고 계속 종알거리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까 마음이 환해졌습니다.

쉼 없이 떠들어대는 게 조금 시끄럽기는 했지만 이곳이 잠시나마 의지할 곳이 됐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음날 참새들이 노닐던 곳을 지나가는데 바닥에 새똥들이 앙증맞게 떨어져있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방안에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데 사랑이가 슬글슬금 들어오더니 책상 밑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평소에 하지 않는 행동이라 의아해서 사랑이를 바라봤지요.

밖에 들리는 천둥소리에 놀라서 그런건지 잠시나마 자기만의 집과 같은 공간에 들어가고 싶어서 그런건지 책상 밑이 가장 서늘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사진 한 장 찍고는 사랑이가 편하게 있으라고 조심스럽게 침대로 올라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높은 기온과 충분한 수분은 식물들이 자라는데 최상의 조건을 제공하지요.

4월에 심어놓은 각종 모종들이 지금 아주 왕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집 옆에 심어놓은 호박도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세 개를 심었는데 이것 하나만 살아서 자라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어느만큼 자랐나 살펴보는 재미가 아주 괜찮습니다.

 

 

이제 조만간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것이기에

이런저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장마 속에 즐기는 여유로움들이 새삼 아쉬워지는 요즘입니다.

 

 

 

3

 

 

어, 안녕하세요, 저는 사랑입니다.

요즘 비도 많이 내리고 날씨도 더워지는데 여러분은 괜찮으세요?

저는 음... 성민이랑 같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방송에 보내주신 곰탱이님 사연을 소개하겠습니다.

 

 

 

 

백사십 번째 방송을 축하드립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곧 세상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다시 한번 140번째 방송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계속 하셔서 200회를 넘기면 좋겠습니다.^^

 

 

 

 

지난 번에 생일잔치를 했었는데 곰탱이님이 축하해주셨어요.

고마워요, 곰탱이님.

어... 저는 세상에 대한 관심이 성민이뿐이기 때문에

음... 성민이한테만 관심이 있지만

어... 이제는 이 라디오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어... 곰탱이님도 만나고 다른 세상사람이랑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 저도 세상에 대한 관심이 있는 거 맞죠?

곰탱이님이 앞으로 200회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음... 내년이면 200회가 될 것 같은데

어... 그때는 제가 연습을 많이 해서 진행도 더 잘하고 어... 노래도 해보겠습니다.

 

 

 

 

오호! 사랑씨 멋있습니다!^^ 단테라는 사람이, 마르크스라는 사람이 그랬대요, <누가 뭐라 하든 네 갈 길을 가라>라고요.^^ 자기 갈 길을 가는 사람은 똥고집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느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 풀들한테 관심을 가지시기를, 사랑씨!^^ 내 친구 사랑씨! 당신 때문에 오늘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씨!^^

 

 

 

 

와~ 곰탱이님이 지지난 방송에도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어... 저보고 멋있다고 해줬습니다. 와~

그리고 어... 나 때문에 행복하다고도 했습니다. 와~ 멍멍멍멍멍

 

 

와~ 정말 기분 좋습니다.

제가 방송을 시작했을 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막 헤맸는데

어... 곰탱이님이 매번 말을 걸어주니까 제가 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성민이하고만 말을 하면서 지내다가 다른 사람이랑 말을 하니까

어... 너무 재미있고 기분도 좋습니다.

 

 

성민이가 그렇게 얘기했는데

어... 자기 혼자만 할 때는 할 얘기가 막히면 답답하기도 그랬는데

어... 저와 같이 하니까 졸졸 흐르는 시냇물처럼 얘기가 잘 풀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어... 곰탱이님도 매번 이렇게 말을 걸어주니까

음... 얘기가 더 잘 풀리는 거 같습니다.

하하하, 우리 앞으로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마지막에 음악 대신 동영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음... 이거는 옛날에 tv에서 했던 코미디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어... 저는 잘 모르지만 성민이랑 같이 보니까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어... 오늘은 스트레스 날려버리라고 음악 대신 이걸 선택했습니다.

여러분 재미있게 웃으면서 살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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