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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분들에게 책을

 

쌓여있기만 한 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책들이 아까워서

책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나눠주는 일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더 절실하게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속돼 있는 분들에게 책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될 수밖에 없는 곳

담장 밖에서 전해지는 모든 것을 가슴 속 깊숙이 담아두는 곳

마음의 상처를 혼자서 치료해야 하는 곳

감옥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곳이었기에

민가협 홈페이지에서 구속자들이 있는 곳을 확인하고

무작정 책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지나다보니

출소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구치소에서 교도소로 넘어가시는 분들도 있었고

편지를 보내오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그곳 생활을 하는 분들과 함께 호흡을 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저한테 힘을 주기도 합니다.

 

제가 보내드리는 책이 그 분들 취향에 맞을지는 모르지만

‘아직 세상은 당신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라는 마음만을 전해주기 위해서

제 취향대로 책을 보내드렸는데

이제 책이 다 떨어졌습니다.

앞으로 3~4년씩은 더 버티셔야 하는 분들이 있는데

여기서 그냥 끝내버리기는 조금 아쉽고

매번 책을 사서 보내드릴 만한 형편은 안 되고

살짝 고민을 했습니다.

 

구속된 분들에게 책을 보내주실 분들 없을까요?

저한테 책을 보내주시면 고맙겠고요

꼭 저를 통하지 않더라도 직접 구속자들에게 보내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부산에서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투쟁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고

이곳 제주에서는 해군기지 저지투쟁이 힘겹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벌어지는 투쟁에 함께 하는 것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꿔나가는 중요한 동력입니다.

그런 투쟁 이후 상처를 안고 뒤로 물러나 있는 이들을 보듬어 안는 것도 세상을 바꾸는 힘을 만들어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성민이 주소 :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954

민가협 홈페이지 : http://minkahyu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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