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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라디오 '내가 우스워 보이냐?' (3회)

읽는 라디오 ‘내가 우스워 보이냐?’ (3회)

 

 

1

 

요즘 학교폭력 때문에 여기저기서 난리가 아닙니다.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라고들 걱정하면서 각종 대책들을 내놓는데...

저는 학교를 떠난 지도 워낙 오래되기도 하고, 학부모도 아니고, 학교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런지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옛날 제가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봤습니다.

 

그때도 노는 애들 중심으로 그런 문제가 있기는 했는데...

걔네들만 조심해서 지내면 큰 탈 없이 지낼 수 있었고...

한두 번 맞아본 적은 있는데, 그것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같은 반 친구를 때렸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중학교 때였습니다.

제가 공부를 조금 하기는 했지만 아주 뛰어난 성적을 낼 정도는 아니었고, 집안이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성격도 약간 소심한 면이 있어서 튀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평범하고 조용하게 학교를 다니던 학생이었죠.

그때 가까운 친척 중에 다른 중학교 교감선생님을 하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해마다 새해가 되면 세배하러 다니던 할아버지였는데,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부모님이 신경 좀 써달라고 부탁을 했나보더라고요. 학기 초에 반이 배정되면 할아버지가 담임을 확인하고 전화를 한 통 했었나 봐요. 그런데 3학년 때 담임이 그 전화 약발이 좀 먹혔는지 학기 초에 저를 대하는 게 좀 특별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후에 학급 임원 선거를 하게 됐는데, 서로 잘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선생님의 힘이 작용해서 얼떨결에 제가 부반장으로 뽑혔습니다. 분단장이나 도서부장 같은 건 해본 적이 있지만, 부반장이 돼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날 같은 반 친구의 뺨을 때리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일로 그랬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기억을 못하는 걸 보면 별다른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문제는 그 친구가 언어장애가 있는 장애인이었고, 집안도 가난하고, 친구들도 별로 없는 아이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는 ‘왕따’라기 보다는 ‘좀 만만한 상대’라고 할까요. 아무튼 부반장인 나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이유로 그 친구의 뺨을 때렸고, 그 친구는 멍한 얼굴로 아무 말도 못한 채 나를 바라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가 누군가를 때렸던 처음이자 마지막 기억입니다.

지금도 가끔 그 일을 생각하면 얼굴이 뜨거워집니다.

 

“소심하고 잘 나서지도 못하던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이유는 하나뿐이었습니다. 저한테 권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교 사회에서 비교적 고위층인 교감선생님이 가까운 친척으로 있었고, 그 영향으로 담임이 나를 각별하게 대했고, 그 힘으로 부반장이라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저는 그 권력의 힘을 느끼고 있었고, 어느 순간 만만한 상대를 향해 그 힘을 발휘했던 것입니다. 결국 폭력은 권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그때 느꼈던 것입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그 이후로 권력 근처에 다가가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 폭력의 유혹에 휘말리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가장 무시무시했던 학교폭력은 선생들이 저지르는 폭력이었습니다.

성적이 떨어졌다고 온 힘을 다해서 몽둥이질을 했던 국어선생

수업하는데 방해된다고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던 수학선생

기분 나쁘다고 과감하게 발로 아구짱을 날리던 윤리선생

학교 외곽에 떨어져 있어서 폭력에 더 자유로웠던 음악과 미술선생

수업의 대부분을 기합과 폭력으로 채웠던 교련선생

아버지의 실업과 가정폭력으로 엄청난 방황을 하던 제자를 애써 모른 척 했던 담임선생

그런 개새끼 같은 선생들을 추켜세우며 몰아붙였던 관료 새끼들

그런 개새끼 같은 선생들을 믿고 설쳐댔던 선도부 똥개들

그런 개새끼 같은 선생들을 스승으로 받드는 역겨운 세상이

가장 끔찍한 학교폭력이었습니다.

저도 잠시 그 권력과 폭력의 말단에서 쾌감을 느껴봤던 것이고요.

 

음지에서 벌어지는 폭력보다 몇 배는 강하고 살벌하게 자행되는 양지의 폭력을 얘기하지 않는 학교폭력은 사기입니다. 폭력의 가해자들이 어떻게 폭력을 정화할 수 있습니까?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 중에 혹시 전교조 선생님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전교조 선생님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20여 년 전에 참교육을 외치면서 전교조를 만들고 오랜 투쟁을 해 오신 전교조 선생님들만은 다르겠지요? 전교조 선생님들만은 그런 개새끼들과 맞서서 싸우고 있겠지요?

 

20여 년 전 전교조 선생님들이 만들어서 보급했던 노래를 하나 듣겠습니다.

‘제발 제발’

 

 

제발 제발 툭툭 때리지 좀 마세요

무슨 칠판지우갠가- 뭐-

이건 하면 안 돼 저것도 하면 안 돼

그저 뭐든지 안 돼 밖에 모르시나봐

 

주물럭 주물럭 대지도 마세요

내가 빨랫감인가요- 뭐-

축 쳐져 빨래줄에 널린 내 모양이 불쌍하지도 않으세요

 

으~ 아침마다 골병 제조기를 타고서 학교에 가보세요

조금만 늦었다가는 벌로 변소 청소

누군 지각을 하고 싶어서 하나요

 

참 내 들들 볶아대지 마세요

제발 가만히 좀 놔둬봐요- 네?

어렸을 때 생각을 조금만 해보시면 우리 심정 알잖아요

 

캄캄한 굴속에 들어가는 기분을 아세요- 네?

그 캄캄한 굴속에 들어가기보다도 더 싫은 시험은 왜 있을까

시험보고 매 맞고 통지표 받고

통지표 받고 또 매 맞고

어떻게 해야 만이 어른이 빨리 되서 회초리를 안 맞을까

 

 

2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여기저기서 열성적으로 나서는데, 그 중에서 제일 웃기는 분들 중에 하나가 경찰들입니다. 이 분들은 무슨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요란하게 나타났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게 특징인데, 가끔 웃기는 일들을 많이 해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기도 합니다. 이 분들 직업이 개그맨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만, 개그맨들이 배워야 할 점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몇 년 전에는 강한 대통령의 의지를 믿고 강한 경찰의 힘을 보여주려고 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용산에서 철거민들을 태워 죽이고, 평택에서는 노동자들을 확실하게 작살낸 적이 있지요. 조금 과하다는 평이 있어서 수위 조절을 하기는 했지만, 자신들이 정말 용맹하다고 착각을 했나 봐요. 그래서 경찰 오야지는 공사장 함바집 드나들고, 아랫것들은 강남 룸살롱 드나들다가 걸려 버렸내요. 에고~ 에고~

그렇게 개쪽 다 팔고 나서 다시 가오 잡아보려고 조폭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더라고요. 정말 요란했지요. 20년 쯤 전에 노태우 대통령 각하께서 국민들이 편안하게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범죄와의 전쟁을 벌였던 것을 다시 끄집어내서 써 먹는 걸 보면 경찰 아저씨들 상상력이 좀 모자라긴 해요. 그런데 상상력만 딸리는 게 아니라 힘도 딸렸던지 조폭들이랑 제대로 맞짱 떠보지도 못한 채 중국 어부들이랑 맞짱 뜨다가 또 개쪽 팔았거든요.

그래도 어떻게든 체면을 살려야했던 경찰 아저씨들이 드디어 만만한 상대를 찾았나 봐요. 자기들 수준에는 중삐리나 고삐리들이 딱이다고 생각했는지 정말 열심히 팔을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중삐리(고삐리)와 경찰 아저씨들의 진검승부에서 누가 이길지 정말 흥미롭습니다.

아~참! 중간에 조금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죠. 나라가 발칵 뒤집힌 사건 하나를 조사해서 발표를 했는데 ‘어떤 한 놈이 술김에 그냥 해 본 일이다’라는 거예요. 사람들이 너무 어의없어 하니까 경찰 오야지가 나와서 ‘나는 다르게 생각합니다’라면서 자기 부하랑 기자들 앞에서 싸웠다지요? 어쩌면 그렇게 용감한 행동들을 진지하게 하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경찰 아저씨들 보다 더 웃기는 건 영감님들인데 이 분들은 잘못 건드리면 큰일 나거든요.

혹시 ‘부당거래’라는 영화를 보지 못하신 분들이 있으면 이 영화 추천합니다.

더 이상 묻지 마시고 그냥 그 영화나 보세요.

무서워서 이 분들 얘기는 더 하지 않겠습니다.

 

DJ DOC가 부릅니다. ‘포졸이’

 

 

새가 날아든다

왠갖 짭새가 날아든다

새 중에는 씨방새

날지 못하는 새 짭새

 

새가 날아든다 짭새가 날아든다

문제야 문제 우리나라 경제

좆같은 짭새와 오늘 내가 문제

새가 날아든다 짭새가 날아든다

짭(짭)짭(짭)짭(짭) 짭새가 문제

 

이번엔 짭새 얘기해볼게

짭새가 우리 민중의 지팡이 흥~ 좆까라가라

난 알아, 나라 우리나라 정말 좋은 나라

무시무시한 정말 살벌한 조폭 형님들과 짭새들과 형님 동생하며 뒤를 봐준다며?

그런지도 꽤 오래됐다며?

단속 뜰 때 미리미리 연락해 그 댓가로 또 돈을 받는다며?

모두 손을 잡어 우리나라 말아 먹어 그러지 말어라

 

찔러 찔러 너네들의 비리가 옥황상제 할아버지 똥침을 찔러

하네 하네 너네 쫌 하네 넘어가네 가네 가네 저기 아가씨 가네

 

새가 날아든다 짭새가 날아든다

문제야 문제 우리나라 경제

좆같은 짭새와 오늘 내가 문제

새가 날아든다 짭새가 날아든다

짭(짭)짭(짭)짭(짭) 짭새가 문제

 

나 어렸을 때 쌈 좀 했을 때

누가 옆에서 까불면 못 참았을 때

때려 달라고 막 아구 시리다고 깐죽대던 좆만한 새끼와 한판 떳다가

주민 신고 들어가 빽차 뜨고 짭새 뜨고 나는 달리고

나는 조서꾸미고 그 새낀 어딘가에 전화를 하고

아 빽 좀 있는 집 자식이었나보지

빽이 좀 많은 집 자식이었나보지

내가 지금 무슨 얘기하는지 알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

그 새끼 전화 한 통화에 너네 짭새 얼굴 싹 바뀌고

무전유죄 유전무죄 돈 없고 빽 없는 내가 죄!

 

새가 날아든다 짭새가 날아든다

문제야 문제 우리나라 경제

좆같은 짭새와 오늘내가 문제

새가 날아든다 짭새가 날아든다

짭(짭)짭(짭)짭(짭) 짭새가 문제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너네 짭새들의 좆같은 총소리에

난 깜짝 화들짝 놀라 이게 뭔 소리야?

포졸이 또 사고치는 소리야.

빵빵 여기 빵 저기 빵 빵야

(오우) 졸라 무섭다 야아.. (오우) 니네 이제 총까지 쏴? (오우~) 영화 졸라 많이 봤나봐 어?

근데 사람 봐가며 쏴야지 아무나 쏘면 클나 안되지

인간 사냥을 하시나? 아 니네 서바이블 게임하냐? 어?

병아리 잡는데도 기를 쓰지. 니네 짭새 합리화 책임회피

그럼 또 부모 눈에 피눈물이 반성이 필요한 우리 포졸이

 

아무리 돌아다녀도 헛고생만 하다가 드디어 잡았지

이게 몇 년 만인지 (아무튼 잡은 건 축하해)

그러면 그렇지 괜히 짭새가 아니지

고생에 대한 목소리가 원래 그런 족속들인가 (아무튼)

위쪽의 지팡이가 휘두른 지팡이에 무너져버린 진실의 뚜껑이여

 

새가 날아든다

왠갖 짭새가 날아든다

새중에는 씨방새

날지 못하는 새 짭새

 

새가 날아든다 짭새가 날아든다

문제야 문제 우리나라 경제

좆같은 짭새와 오늘내가 문제

새가 날아든다 짭새가 날아든다

짭(짭)짭(짭)짭(짭) 짭새가 문제

 

 

어떻게 좀 후련합니까?

내친 김에 ‘삐걱 삐걱’까지 들어갑니다.

 

 

삐걱 삐걱 삐걱 삐걱 삐걱 삐걱

 

매일 밤 9시가 되면 난 뉴스를 봐요

코미디도 아닌 것이 정말 웃겨요

정치하는 아저씨들 맨날 싸워요

한 명 두 명 싸우다가 결국 개판이 돼요

 

내 강아지 개 이름은 망치예요

그럴 땐 망치 얼굴 쳐다보기 민망해져요

누구 잘 하는 건지 난 모르겠어요

내 눈에는 모두다 똑같에 보여요

 

그렇게 싸우고 또 화해를 해요

완전히 우리를 가지고 놀아요

또 지키지도 못할 약속 정말 잘해요

시간이 지나고 보면 말 뿐이었죠

 

이젠 바꿔야해 우리가 바꿔야 해요

누가 바꿔줘요 하며 기다리면 안되요

힘없는 사람은 맨날 당하고만 살아요

이렇게 삐걱대며 세상은 돌아가요

 

삐걱삐걱 돌아가는 세상 (어지러운 세상)

삐걱삐걱 돌아가는 세상 (어지러운 세상)

삐걱삐걱 돌아가는 세상은

힘없는 사람들 돌봐주지 않아

삐걱삐걱 돌아가는 세상 (세상)

 

있는 놈은 항상 있지

없는 놈은 항상 없지

어떻게 바꿔볼 수가 없지

도저히 우리 힘으론 안돼지

 

돈 없으면 살기 힘든 세상이에요

빽 없어도 살기 힘든 세상이에요

착하게만 살기도 힘든 세상이에요

착하게 살긴 아픔이 너무 많아요

 

내가 잘못 알았나요

그렇다면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잘못된 게 너무 많아요

그걸 보고 있는 내 가슴은 찢어져요

 

우리나라 민주국가 맞나요

만약 이런 말도 못한다면 아무 말도 못한다면

그런 나라 민주국가 아녜요 난 콩사탕이 싫어요

 

삐걱삐걱 돌아가는 세상 (어지러운 세상)

삐걱삐걱 돌아가는 세상 (어지러운 세상)

삐걱삐걱 돌아가는 세상은

힘없는 사람들 돌봐주지 않아

삐걱삐걱 돌아가는 세상 (세상)

 

몇 십억이 애들 껌값인가요

그중에 백 만원만 우리 줄 생각 없나요 흥~

돈 없는 우린 이게 뭔가요

대리만족 이라도 하란 건가요

우리생각 한 번 이라도 해봤나요

해봤다는 게 요모양 요꼴인가요 흥~

아저씨들 등 따시고 배부르죠

아저씨들 우리나라 사람 맞나요

 

삐걱 삐걱 삐걱 삐걱 삐걱 삐걱

 

 

3

 

광고 하나 전하겠습니다.

 

 

강정마을의 평화를 노래하는 '신짜꽃밴'이 드디어 정식 데뷔 음반을 만듭니다.

해군기지를 몰아내기 위해 만든 신나는 노래 열 곡 정도가 첫 음반에 실릴 예정입니다. 널리 알려주세요.

신짜꽃밴 1집 음반 수록 예정곡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트로

다까

미친 해군

아름다운 바다

막아 막아 막아

해군기지 완전 찬성

버스를 타고

모기

바다가 그리운 돌고래

일강정 등등등

 

그리고 신짜꽃밴 공식 후원 계좌를 만들었습니다.

음반 제작비를 모으고 있습니다.

신나고 짜릿한 음반을 만드는데 힘을 모아주세요 :)

감사합니다!

농협 356-0581-0362-63 (예금주 : 황현진-신짜꽃밴)

 

 

읽는 라디오에도 광고가 들어온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신가요? ㅋㅋㅋ

그 누구도 참여하지 않는 허접한 방송에 광고가 들어 올리는 없겠지요. 씨~익

그냥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하는 겁니다.

이 광고는 저한테 의뢰가 들어온 것도 아니고, 위 글을 쓰신 분이랑은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입니다. 강정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벌이는 분들의 카페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글일 뿐입니다.

 

‘신짜꽃밴’이라는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모르고

이분들의 음악이 어떤 음악인지도 모르고

해군기지 반대투쟁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음반을 만드는 작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도 모릅니다.

단지, 해군기지 반대투쟁의 하나로 음반제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만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 이유 하나면 이분들의 작업을 알리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돈 봉투 때문에 여기저기서 난리지요. 그걸 보면서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참 단순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돈이 움직이면, 그 돈을 몸이 따라가고, 돈과 몸이 하나가 되면 마음이 뒤를 이어가서 충성을 맹세합니다. 돈이 사람을 지배하는 자본주의를 아주 충실하게 살아가는 분들이지요.

돈도 없고, 권력도 없고, 사람도 없이 허접하게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싶어도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허접한 것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잘난 것들이 사는 세상과는 다른가 봅니다. 어떤 사람이 진짜라고 생각되면, 그 진짜를 위해서 뭔가를 진짜로 하고 싶어지는 겁니다. 마음이 움직이면, 몸이 움직이게 되고,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면, 돈을 쓰게 되는 겁니다.

 

얘기를 하다보니까 약간 거창해졌는데, 별로 거창한 얘기는 아닙니다.

강정마을에 들어서려는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그 투쟁에 함께 하고 있는 ‘신짜꽃밴’의 활동을 지지하고, 뭔가 작은 힘이라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고 만 원 정도 후원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후원금이 어떻게 모여서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겠고, 음반 제작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도 모르겠고, 후원금을 보냈다고 해서 나중에 음반을 받아볼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어떤 일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마음을 전해보는 거죠.

가볍지도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은 만원의 돈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4

 

얼마 전에 후배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전화도 안 되고 도통 소식도 없이 어찌 지낸데요? 연락줘요 핸드폰 분실인감

010-XXXX-XXXX

전화꼭해요!!

 

메일을 보고나서 막 바로 그 후배에게 전화를 했고, 통화 내용은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만 확인했을 뿐이니까요.

저한테 메일을 개인적인 메일을 보내는 사람은 제 막내 동생이 유일하고, 아주 가끔 구속되신 분들이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주시는 게 세상에서 저한테 내밀어주는 손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아주 짧은 메일 하나가 오래간만에 전해졌고, 저는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설날 오전에 PC방에 가본 적이 있습니까?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하느라 모두가 바쁠 것 같은 그 시간에 PC방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습니다. 애들만이 아니라 저 같은 어른들도 많더군요.

 

그들이 게임을 하던 중간에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메일을 열어봤을 때

“어떻게 지내냐? 살아있기는 하지?”라는 내용이 들어있다면

그들의 설날도 조금은 행복하지 않을까요?

 

꽃다지의 ‘전화카드 한 장’을 들으면서 오늘 방송 마치겠습니다.

 

 

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을 땐 내게 전화를 하라고

내 손에 꼭 쥐어준 너의 전화카드 한 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고맙다는 말 그 말 한 마디 다 못하고 돌아섰네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런 입으로 나는 늘 동지라 말했는데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전화카드도 사야겠어

그리고 내게 전화를 해야지 줄 것이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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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방송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하는 방송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메일을 공개합니다.

성민이 mk10293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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