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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1/04
- 청소, 만남, 공동육아?
2016년 1월 3일 궁더쿵어린이집 대청소가 있는 날 둘째 하람이가 다니고 있는 탓에 청소를 하러 갔다. 어린이집 대청소 같은 행사가 있는 날이면 부모를 따라 온 아이들을 누군가 돌봐야 한다. 미리 일기 예보를 확인 한 결과 날이 춥지 않다고 해서 온수초등학교 앞 놀이터에서 놀기로 했다. 우리 집은 아내는 궁더쿵어린이집 청소, 나는 아이들 돌봄으로 결정.
일요일 오후, 궁더쿵어린이집에 하나 둘 모여 든 아마(아빠 엄마 줄임 말)들. 터전(어린이집을 말한다) 청소를 시작하고, 나는 터전 앞에 줄을 서 있는 아이들에게 깡통(나) 보다 앞으로 가면 엉덩이를 5번 꼬집어 줄 꺼다!!! 협박을 한 뒤 아이들을 돌보기로 한 아마들과 함께 온수초등학교 앞 놀이터로 이동을 했다. 놀이터에 도착한 아이들은 덥다며 잠바를 벗어 던지고는 논다.
한 참을 놀다가 터전(어린이집)에 전화를 해 보니 청소가 아직 마무리가 안 돼서 조금 더 놀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처음 출발할 때 예상했던 시간 보다 30분 쯤 더 놀다가 계속 놀겠다는 아이들과 짧은 실랑이를 거친 후 어린이집으로 이동을 했다. 어린이집에 도착하자 엄마들이 아이들과 집으로 가고, 아빠들은 페인트칠과 뒷정리를 했다.
한 명 두 명 허기가 져서 일이 안 된다며 한마디씩 한다. 다들 무엇을 먹을까 짧은 고민과 투표 끝에 근처 중국집으로 갔다. 저녁을 먹은 뒤 어린이집으로 돌아와 뒷마무리하고 10시가 넘어 집으로 출발. 오늘 출근해서 다들 꾸벅 꾸벅 졸지나 않을는지.
내가 공동육아에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은 광명시에서 서울 구로구 궁동으로 이사를 하던 2008년 11월 하경이가 궁더쿵어린이집에 등원 하면서 부터였다. 사실 나는 그 때까지(2008년) 공동육아어린이집에 대해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다.
광명시에서 2004년 12월부터 구로로 이사하기 전까지 징검다리 어린이도서관을 운영 했었다. 2006년 하경이를 입양하고 나서 어느 날 아내가 품앗이 육아를 해 보자는 말을 했었지만 나는 적극인 반응을 하지 못했다. 당시 나는 품앗이 육아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2008년 아내가 방과 후 교사를 하게 된 산어린이학교는 공동육아에서 시작한 곳이다. 아내는 하경이가 다닐 어린이집을 알아보다가 궁동에 있는 궁더쿵 어린이집을 발견했고, 결국 나는 아내의 손에 끌려서 공동육아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부터 시작한 공동육아지만 나는 공동육아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다. 단지, 누군가 내게 공동육아를 해서 무엇이 좋았느냐고 묻는 다면, 하경이나 하람이가 친구들을 만났고, 그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며, 아이들을 생각하는 교사나 어른들을 만났다는 것과 내 자신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말하고 싶다.
좋은 건 좋은 거고, 지금의 바람은 하람이가 궁더쿵어린이집을 졸업하면 좋겠다. 이제 일 년 남았다^^
아빠들 사진은 초상권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