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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08
    서울대신초등학교(2011년 4월 5일)(2)
    깡통

서울대신초등학교(2011년 4월 5일)

서울영림초등학교를 나와 서울대신초등학교로 갔다. 이대역에서 내려 학교 근처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었다. 수업이 1시에 시작하는데 학교에 12시 30분 도착을 했다. 5학년 2반 교실에 올라가보니 아이들이 놀고 있다. 건너편 2학년 교실들이 있는 쪽을 보니 앉아 쉴수 있는 의자가 있어 최원영선생님께 도착했다는 문자를 하고 책을 보며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봤다.


문자를 받고 최원영 선생님이 왔다. 선생님이 함께 교실에서 기다리자고 해서 교실에 들어갔다. 교실에 있던 아이들이 무슨 수업을 할 것인지 궁금해 했다. 재미있는 수업이냐는 말에 재미없는 수업이라고 말했다. 한 아이가 무서운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해서 무가 선 이야기를 했다. 내가 무를 뽑아서 들고 있다가 무가 떨어졌는데 섰더라는 말을 하자 몇 몇 아이들은 시시하다고 했고 몇 녀석은 무슨 말인지 고개를 꺄우뚱 하더니 주변에서 이야기를 해주자 시시하다고 한다.


아이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수업 시간이 되었다. 아이들과 사전에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받았기 때문인지 수업 집중도가 높았다. 최원영 선생님이 묻는다. 제가 같이 들어도 될까요? 저야 좋죠!^^


수업을 시작하기 전 선생님께 수업을 얼마나 해야 하냐고 묻자 길게 해도 된다고 말씀하신다. 아이들도 그렇게 하라고 한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입양에 대해 물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몇 명의 아이들은 교과서에 나온 이야기를 한다. 가슴으로 낳았다는 말에 내가 물었다. 가슴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어? 다들 대답한다. 아니요!


가족의 형태에 대해 묻자 아이들이 수업을 들었기 때문인지 여러 가정의 형태를 말한다. 핵가족, 조손가정, 입양가정 등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서울영림초등학교 아이들이나 서울대신초등학교 아이들 답변 중 핵가족이 제일 먼저 나온다. 가장 짧은 단어라 그런가?


아이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수업을 하는 동안 수업이 끝났다는 종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에게 물었다. 수업을 더 해도 되냐고 묻자 다들 그렇게 하란다. 결국 20분을 더 했다.


수업이 끝날 쯤 아이들에게 물었다. 내가 왜 이렇게 강의를 하러 왔을까? 아이들은 자기 나름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하경이는 너희들과 같이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너희가 입양은 이상한 것, 입양되는 것은 불쌍한 것이라 생각한다면 너희는 하경이를 그렇게 볼 것이다. 하지만 입양은 여러 다양한 가정의 형태 중 하나다. 입양 가정이 이상하거나 입양된 아이가 불쌍한 것이 아니다. 너희들이 그렇게 생각하기를 바라기에 강의를 왔다고 말했다.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에게 따라 해보라고 말했다.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


내가 너희만할 때 우리 반은 60명이 넘었다. 나는 공부도 못했다. 그런 아이가 나이가 들어 이렇게 너희들 앞에 있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짜증이 나도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 내가 너희들을 다시 만날 확률은 거의 없다. 정말 99.99% 가능성이 없다.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희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세상은 정말 살 만한 가치가 있다.'


교육확인서에 사인을 받고 교실을 나왔다. 아이들이 잘가라고 야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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