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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10
    서울영림초등학교(2011년 4월 8일)
    깡통

서울영림초등학교(2011년 4월 8일)

새벽에 일어나 전 날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전봇대의 형태를 이야기 했던 자료를 찾아보니 태국의 전봇대가 사각형이다. 한 방송사에서 방영된 태국에 대한 것을 찾아서 5초와 7초짜리 장면을 잡아냈다.


7일 한국입양홍보회에서 보낸 입양교육가이드북이 도착했다. 아침에 강의를 나서며 20권을 가방에 넣었다. 3개 반을 수업했으니 한 반에 5권씩 돌아갈 15권과 교감 선생님과 신일지 선생님에게 드릴 책 1권씩 그리고 하경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궁더쿵에 3권을 가져다 놓았다.


전 날 너무 이른 시간 학교에 간 것 같아 시간의 여유를 가졌다. 그런데 너무 여유를 부렸다. 대림역에 내리니 수업시작 10분 전이다. 학교로 마구 달렸다. 학교에 숨을 헉헉 거리며 교무실에 들어가 교감 선생님께 책자를 드렸다. 신일지 선생님으로부터 오늘은 오지 않느냐고 문자가 온다. 교감 선생님이 마시라고 딸아 준 콜라를 들이마시고 다목실로 향했다.


아이들에게 아침에 여유를 부렸다가 달려오느라 숨이 차다고 말하고서 양복 윗도리를 벗었다. 아이들은 무슨 수업을 하나? 다들 궁금해 했다.


강의는 다름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아이들에게 물었다. 전봇대가 뭔지 아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는 아이에게 다른 친구들이 알려준다. 전봇대는 어떤 형태일까? 다들 원형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사각형의 전봇대가 있을까?


아이들에게 짧은 영상을 보여줬다. 자 여기 나오는 것이 전봇대인데 어떤 모양이니? 여기는 태국이라는 나라인데 태국은 전봇대가 사각형이다.


혹시 라면 좋아하니? 다들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라면을 끓일 때 면을 먼저 넣니, 스프를 먼저 넣니? 스프보다 면을 먼저 넣는 다는 아이들이 더 많았다. 라면을 끓일 때 스프를 먼저 넣는다고 이상하니? 라면에 계란을 넣는 다고, 아니면 계란을 넣지 않는다고 이상하니? 자기 입맛에 대로 끓여 먹으면 되는 거야! 그것은 개인적인 기호일 뿐이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다름은 그저 다름이고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부분을 맞춰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나와 다르다고 상대방이 틀렸다며 그것을 고치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이들과 1989년 11월 20일 채택된 UN 아동 권리 협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입양은 차선적 보살핌이라는 말을 했다. 앞에 했던 강의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차선적 보살핌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최선 다음의 단계가 차선이라는 말을 하자 아이들은 이해한다.


가장 좋은 보살핌은 아이를 낳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여러 보살핌의 형태 중 입양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입양은 입양 대상 아동이 태어난 나라에서 입양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나라로 입양을 보낼 수 있다. 나는 국내에서 입양이 되지 않는 아이들은 해외로 입양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들을 줄이려고 하는데 입양 대상 아동의 수가 급격하게 줄지 않고, 국내 입양도 급격하게 늘지 않는다면 입양되지 못한 아이들은 시설로 갈 수 밖에 없다.


수업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났지만 수업을 계속 했다. 사전에 수업을 언제 쯤 끝내는 것이 좋은지 물었고, 오늘도 흐름대로 하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양해를 구하고 수업을 계속했다.


영상으로 만든 하경이 성장 과정을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다들 관심들이 높다. 강의를?더 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에게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말을 해주고 11시 40분에 수업을 끝냈다.


이렇게 좋은 시간을 마련해 주신 신일지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화장실도 가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 준 아이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다목적실을 나갔다. 아이들이 잘가라고 소리친다. 5학년 21명과의 만남이 참 좋았다.


저녁에 아내가 묻는다. 혹시 당신 혼자 좋았던 건 아냐?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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