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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3
    과천초등학교(2010년 10월 8일)
    깡통

과천초등학교(2010년 10월 8일)

산어린이학교에서 아이들과 있는데 한국입양홍보회에서 10월 8일 금요일 오전 과천초등학교에서 반편견 입양교육이 있다는 연락이 왔다. 사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안을 만들어놓은 것이 있지만 초등학생들을 위한 교안은 만들어 놓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스러웠지만 강의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반편견 입양교육 교안은 한국입양홍보회에서 반편견입양강사들에게 나눠준 파워포인트 자료를 조금 수정해 지난 4월 반포중학교에서 강의를 한 것이 있기 때문에 중고등학교에 간다면 그때 사용했던 자료들을 조금 손보면 되지만 개인적으로 초등학교로 강의를 나갈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를 하지 않았기에 초등학생들을 위한 교안을 전체적으로 손을 보려니 마음이 분주하다.


삶에 휘둘리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강의 전날인 7일이 되었고 하경이가 잠이 든 늦은 시간부터 8일 새벽까지 교안을 다듬었다. 하경이 사진들을 하경이가 불렀던 노래와 묶어서 알씨 동영상으로 동영상을 만들고 눈이 아파 잠을 자러 방에 들어가 아내 옆에서 눈을 감았는데 아내가 한마디 한다. 일찍 가야 한다면서? 놀라 눈을 떠보니 아침이다. 부랴부랴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지하철로 내달렸다.


입양홍보회 간사님과는 9시 50분에 교실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과천역에서 내려 지나가는 분들에게 과천초등학교를 물어물어 학교에 도착하니 시간의 여유가 있어 화장실도 다녀오고 강의할 교실에서 수업하는 모습도 잠깐 창 너머로 보다가 입양홍보회 간사님과 만나 인사를 하고 첫 교실로 들어갔다.


담임선생님께 인사를 드린 후 PPT 자료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씀드리자 선생님은 PPT 자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시고 교실을 나가고 교실 뒤에선 한국입양홍보회 간사님이 사진 몇 장을 찍는 동안 난 준비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내가 한국입양홍보회에서 나온 깡통이라는 소개를 하자 다들 왁자지껄 이다. 깡통? 역시 아이들에게는 깡통이라는 별명은 매력덩어리다. 깡통은 한국입양홍보회에서 나왔다고 하자 어떤 아이들은 2단지에서 사무실을 봤다고 말을 한다.


난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엔 다양한 가정의 형태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한 후 혹시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아느냐는 질문을 하자 많은 아이들이 손을 들어 안다는 표를 한다. 아이들에게 물었다. 하이디는 어느 가정에 속할 까?


알프스 소녀 하이디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기 때문에 대리양육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라는 설명을 하고 국제결혼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땐 하경이와 함께 궁더쿵에 다니는 이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이안은 아빠는 쿠바 엄마는 한국 출생이다. 아이들에게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존재하고 있고 한 부모 가정이든, 재혼가정이든 어떤 형태의 가정이든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한 후 혹시 빨간 머리 앤을 아니라고 물으니 많은 아이들이 손을 들어 안다는 표를 한다. 그래서 난 빨간 머리 앤은 입양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라는 설명을 한 후 깡통은 입양 아빠니까 입양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자 다들 관심을 보인다.


깡통은 징검다리와 살고 있는데 하경이라는 아이를 입양해서 함께 살고 있다는 말에 한 아이가 자신의 이름도 하경이라고 좋아하더니 강의가 진행될수록 주변의 아이들이 하경이라는 이름을 거론하자 고개를 숙여 울어버리고 결국 뒤에 있던 간사님이 아이를 다독이는 동안 나는 강의를 계속 이어나갔다.


강의 끝 부분에 하경이 동영상을 틀어줬는데 반응이 좋아 3번을 틀었다. 아래 동영상이 바로 알씨로 만든 그 동영상이다. 강의를 마무리 지으며 아이들과 질문과 답변을 하다 보니 10시 40분이 돼서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다음 강의할 교실로 갔다.


다음 강의할 교실에 들어서며 한국입양홍보회 한연희 회장님 막내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담임선생님과 인사를 한 후 담임선생님은 교실을 나가시고 간사님은 사무실로 가고 혼자서 아이들에게 앞에서 한 내용을 이야기했다.


같은 내용의 강의를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강의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 33명을 두고서 혼자 강의를 한다는 것은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강의를 시작했지만 큰 무리 없이 강의를 했다. 앞의 강의와는 달리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마무리했다. 왜 별명이 깡통이냐? 징검다리는 왜 징검다리냐? 깡통은 입양된 적이 있느냐? 하경이의 이름의 뜻은 뭐냐? 아이를 낳아도 살이 찌냐? 징검다리의 이름은 뭐냐? 다양한 질문들 속에 장난을 하는 아이들도 보였지만 아이들은 손을 들고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답을 하는 동안 11시 30분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내가 물었다. 왜 깡통이 이런 일을 하는지 아니? 그러니까 너희들 앞에서 왜 입양과 관련한 수업을 할까? 아이들은 다양한 의견을 냈고 그 중 한 아이가 이런 말을 한다. 입양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하려고요. 그래 맞아 우리 하경이가 너희들과 같이 살아야 하는데 만약 너희들이 입양은 이상한 것이라 말한다면 우리 하경이를 너희가 어떻게 보겠니?


입양은 이상한 것이 아니고 다양한 형태의 가정 중 하나의 모습이라는 것을 너희들에게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앞에서 말했지만 스티븐 모리슨이라는 분과 한연희라는 분이 하고자 했고 계속하고자 하는 일들을 깡통도 조금은 하고 싶어서 너희들에게 온 것이란다.


강의가 끝나고 입양에 관한 소책자를 나눠 준 후 교실 밖을 나서려니 교실 문 앞까지 따라 나와 손을 흔드는 아이들이 있다. 웃으면서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저쪽에서 걸어오시는 담임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오늘 강의는 망치지는 않았다는 안도감에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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