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 정약용

 

 

하늘이 어진 인재 내려보낼 때

왕후장상 집안만 가리지 않을 텐데

 

어찌하여 가난한 서민 중에는

뛰어난 인재 있음 보지 못하나

 

서민 집에 아이 낳아 두어 살 되매

미목이 수려하고 빼어났는데

 

그 아이 자라서 글읽기 청하니

애비가 하는 말 "콩이나 심어라

 

너 따위가 글은 읽어 무엇에 쓰게

좋은 벼슬 너에겐 돌아올 차지 없다"

 

그 아이 이 말 듣고 기가 꺾여서

이로부터 고루함에 젖어버리고

 

가진 돈 밑천 삼아 장삿길에 나서선

중간치 부자쯤 되어버리니

 

나라에 큰 인재 찾을 수 없고

높은 가문 몇 집만 제멋대로 놀아나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10/08 09:23 2011/10/08 09:23
─ tag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dasan/trackback/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