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 정약용
하늘이 어진 인재 내려보낼 때
왕후장상 집안만 가리지 않을 텐데
어찌하여 가난한 서민 중에는
뛰어난 인재 있음 보지 못하나
서민 집에 아이 낳아 두어 살 되매
미목이 수려하고 빼어났는데
그 아이 자라서 글읽기 청하니
애비가 하는 말 "콩이나 심어라
너 따위가 글은 읽어 무엇에 쓰게
좋은 벼슬 너에겐 돌아올 차지 없다"
그 아이 이 말 듣고 기가 꺾여서
이로부터 고루함에 젖어버리고
가진 돈 밑천 삼아 장삿길에 나서선
중간치 부자쯤 되어버리니
나라에 큰 인재 찾을 수 없고
높은 가문 몇 집만 제멋대로 놀아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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