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세바스티앙 살가도

 

너희들의 언어는

체면치레와 기브엔테이크의 속성으로

고상한 척 하겠지만

 

나의 언어는

죽기 아니면 살아야 하기에

몸짓의 언어다

 

너희들의 언어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가치로

여백을 남겨 놓는다 하지만

 

나의 언어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버텨야 하기에

절망적이다

 

그래서

너희들은 천박한 몸이 아닌 말로서 하자고 하지만

 

그렇기에

나는 몸으로 말한다

 

너희들의 언어는 썩어빠진 대가리에서

나오지만

 

나의 언어는 살고자 하는 몸뚱이를 통해

나온다

 

그래서

너희들은 와인잔을 들며

뜨거운 조명아래서 탁상공론하며

거룩하고 고상하게

세계평화를 말하지만

 

그렇기에

나는 농약을 털어넣으며

몸에 라이터를 당기며

단순하고 솔직하게

지금 여기에서의 평화를 외친다

 

죽음이 지나간 자리에서

 

너희들은

안타깝다 하며 혀를 차고

죽을 각오가 있었으면 살아야지

이도 저도 아닌 추념사를 읇지만

 

나는

죽음으로, 죽어야 살겠기에

절망으로 몰아세우는 너희들의 세상

너희들의 언어에 대해

절망앞에서도 나의 언어로 추도사를 외친다

 

너희들의 언어의 즐비한 성찬을

이기고도 남을

나의 언어로

몸의 언어로

 

"투쟁!"

이것이 나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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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31 19:06 2005/12/3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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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언어 :: 2005/12/31 19:06 세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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