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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이 되어가면서... 오히려 예전보다 예민함이 짙어진 듯한 나.
(물론 이건 예전의 나와 비교해 매우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임.)
가장 어려운 부분이 인간관계.
특히나 주로 술자리를 통해 알게되는 새로운 사람들. 사례 두개 소개~~~~
- 얼마전, 직책은 모 노동조합 쟁의부장인 분이, 내가 술자리에서 음료수를 마시는 걸 보고는,
그 옆에서 나에게 음료수를 따라주던 그 노조 위원장님에게 남녀차별한다며 소리를 내뱉고는,
무조건 같이 마셔야 하는데 매우 기분나쁘시다며 술을 권하시고, 난 다리 수술도 했고 술을 못마시겠습니다 했다.
계속해서 술을 따라주시려고 하길래, 술을 안마시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건 좀 잘못된 듯 싶습니다. 했다.
더구나 그 소주를 종이컵에 따라서 원샷을 해야한다니... 흑흑...
약간 경직된 나의 대답에, 좌중이 압도당했다-_- 결국 그 분은 아... 하더니 나가서 담배를 한대 태우시고 들어오셔서
음료수를 따라주시고 상황은 마무리(?)되었다.
- 또 한번은 40대 어른(? - 물음표를 한 이유는... 나와 함께 일하는 40대는 어른이 아닌 '인간'으로 다가오는데 그 분은 어른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어른보다는 인간이 좋은데 ㅎㅎ) 인 분과 술을 했다. 역시 술을 권하셨는데 이번에 달리는 토는 ,
나이도 어린데 였다. 나이가 어려도 술을 마시기 싫을 수도 있거나 안마실수도 있는건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그득 들어있다가... 결국 몇번의 강권 끝에(물론 그 이외에 별 이유를 다 대며 술을 권하셨지만) 나이가 어리면 왜 술을 더 마셔야 하죠?
라고 되물었다. 물론 위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얼굴이 매우 굳은 채로...
결국 난 술을 한잔도 입에 대지 않았고, 그 분은 나를 보고 매우 불쾌해했다.
-------------------
이 외에도 매우 많은 다양한 경험 혹은 유사한 경험을 했는데... 보통 나같았으면 우선 받아놓고 안마시거나,
대충 얼버부리고 넘겼을 아니면 매우 실실(-_-) 웃으면서 에에~ 나이 많으 신 분 더 드시라구요 뭐 이런 농담을 했을터였다.
그리고는 결국 술을 다 마셨겠찌 주는대로 ㅡ.ㅡ'''
내가 되돌아보고 싶은건, 저 두가지 상황에서(되돌아보면 나도 저런식으로 사람들에게 엄청 폭력적이었다.반성... ) 그 위기를
대처하는 나의 태도가 왜 변했을까 라는 거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우선은 그런 얘기를 들으면 바로 그 사람이 매우 싫어지거나 짜증이 난다. 더 대화를 섞기가 싫어지는 거지.
그리고, 그런 감정으로 인해 난 이미 생글생글 웃을수가 없게 되어버리는 거다.
근데 왜 이걸 되돌아보냐면.. 불과 얼마전까지도 난 보통 실실웃으면서 넘겼을 일들이 다른 방식으로 풀리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 상황엔 충분히 그럴수도 있지! 라는 상투적인 생각이 필요한 문제가 아니란 말임.
흠... 아마... 그동안 내가 느꼈던 불쾌함 혹은 어떠한 폭력적 상황들을 더이상 웃음으로 용납할 수 없게 된 듯 하다.
더이상 상처입기를 거부하는 것일수도 있고, 흠...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에 대한 자만심일수도 있는 일이다.
그리고 내가 그 상황에서 매우 남을 먼저의식하고 행동했었는데, 요즘은 참 나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구나 싶다....
그래서 결론은. 요즘은 매우. 너무나. 모르는 사람 혹은 잘 안친한 사람들과는 말을 섞거나 하기가 싫어졌다는 거다.
더이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나에게 매우 지루하고, 불편한 일이 되어버린거다. (물론 좋은 사람들도 있지만)
내가 아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만으로 족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잡았다.
날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말을 들으면 정말 매우 심하게 쟤가 돌았나 하겠지만, 죽을때가 되었나 심하게 변했네 하겠지만.
그렇게 까칠해져서 불편하고, 사람들이 불편해서 까칠한 내가 좀 낯설기도 하고... 그리고 이렇게 된게 사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제일 걱정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관계맺고 해야 좀 잘 살아남을 수 있는 좀 그런 바닥에서 난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아가야 하는가 라는 고민.... 그런 사람 안만나면 되지가 아니니까... 쩝...
잠안온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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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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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군대보다도 낙후된 인간이 간혹 등장하는 집단이란 생각이 드네요 -_-;한 40정도만 돼도 군인들이 어거지로 술권하는 경우나 나이로 밀어부치는 경우는 잘 못봤삼.. -_-;;;;
참 뭐라 할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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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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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읽고 보니 꽤 오래전 글이 메인에 올라와 있네요..;저는 요즘 고민인게, 예전과 달리 너무 슬렁슬렁 넘어가는 거에요..ㅋ
날 세울 수 있는 게 더 싱싱한 느낌이고 좋았던 것 같아요.. -_-
태그가 재밌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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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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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조직, 단체 내부의 비민주적 행태들에 대한 사례를 모아 사례집이라도 내야할듯 싶어요.부가 정보
비밀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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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부가 정보
동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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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관성!! 저는 그 일관성이 없어요 ㅠㅜ부가 정보
동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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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주 예전에 썼던 글이 메인에 올라와있으니 무지 신기하네요. 저도 다시 읽어보니 이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부가 정보
앙겔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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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블로거진 편집하신 분이 동치미님의 266 번째 글을 입력한다는 게 226번째로 실수하신 것 같네요;;;; 예전 글이 올라오니까 반대로 신선하긴 합니다;;; ㅎㅎㅎㅎ부가 정보
동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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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행이네요. 제 블로그에는 목적없는 인생푸념의 글이 넘치고 넘치는데 운좋게도 그나마 목적있는 인생푸념의 글이 선정되서 ㅋㅋㅋㅋ부가 정보
박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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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블로거진을 편집한 박명훈입니다. 제 실수로 266번 글 대신 226번이 올라간 것이 맞습니다. 동치미 님과 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부가 정보
ScanP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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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실수든 아니든, 메인에 올라와서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ㅋ부가 정보
동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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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히히히 저도 ScanPlease와 같은 생각^^;;;;;;;;;;;;;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