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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강하다.

요즘 재미있는 일이 없이 무력하게 지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창가에 심어둔 야콘모종을 보면서 상쾌함과 생동력을 느끼면서 지나고 있다. 모든 작물들의 생명력이 강하지만, 그 중에서도 야콘은 더욱 강한것 같다. 지난 겨울에 집안 한 구석에 방치해 둔 야콘 관아가 죽었는것 같이 보여도 흙 속에 심어두니 싹이 나고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오늘 5월 첫날 오전에 밭에 올라 가 보았다.

지난 4월 8일이 심은 씨앗들이 싹이 나서 자라는것도 있고, 아직 촉을 틔우면서 천천히 싹이 흙을 뒤집고 올라 오는것 있었다. 올해는 따뜻한 날보다 추운날이 많아 더디게 삭이 올라오는것 같다.

 

아래 순서대로 키우기 쉬운 상추, 쑥갓, 근대, 배추 무우 같은것은 그래도 싹이 잘 나와서 잘자라고 있었다.



 

 

작물들 사이에 풀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호미로 슬쩍 긁어 주기만 했다. 

배추와 무우는 벌써 부터 벌레가 새까많게 붙어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당근과 파, 부추는 싹은 틔웠지만, 아직 잎이 제대로 나지 않아 안심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파와 당근은 호미로 풀을 긁어주고, 부추는 아직 땅위로 싹이 제대로 틔우지 못해 그대로 두었다. 부추는 농협에서 종자를 팔면서도 싹이 잘 나지 않을것이다. 텃밭의 선생님들도 일년이 지나야 난다고 하는 등 부추를 씨로 뿌리는 것은 어렵다고 해서 처음부터 걱정을 했었다. 그래서 넉넉잡아 한달은 기다려 볼 생각이었다. 지난 몇년동안 뿌리를 사다 심어놓고 뜯어 먹던 부추밭을 파 엎어 버려서 실험적으로 씨를 뿌려 본 것이다.

 

밭의 얕은 언덕에 완두콩을 처음 심어 보는것인데, 이는 4월 13일 정도에 심은것 같다. 씨앗콩이 울퉁불퉁하게 찌그러져 있어 싹이 잘 나올지 처음부터 걱정이 되었다. 심기 하루전날 밤에 물에 불려 두었다가 심어 본 것인데, 이제 넝쿨이 올라갈 수 있도록 나무작대기라도 세워야 할까 보다. 

 

장에 가니 생강뿌리를 많이 팔길래 두 주먹 정도에 5천원을 주고 사서 완두콩과 같은날 심어 보았는데, 아직 싹이 나지 않고 있다. 땅을 파 보니 땅 속에서는 싹이 트고 있었다. 얼마를 더 있어야 땅위로 나올지 지켜 보아야 겠다.


이렇게 심은 작물들은 이제 싹을 틔우거나 어려 아직 뜯어 먹을수는 없고, 밭 언덕에 부드럽고 살이 통통하게 자라고 있는 돌나물을 가위로 베어왔다. 돌나물에 맺힌 이슬 속에서 윤기나는 지렁이가 탐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돌나물도 생명력이 강해서 뿌리없이 잎과 줄기만 땅위에 뿌려 놓아도 잘 자라고, 번식력도 대단하다.


뜯어온 돌(돗)나물을 집에 와서 보니 너무 많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버릴수도 있을것 같아, 여럿이 함께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한 봉지 가득 가져다 주었다. 가꾸고 수확하는 작물을 누가 먹어도 잘 먹어 주는것이 좋겠다.

 

마침, 밭에서 내려와서 점심을 먹으면서 지금 먹는 김치가 지난해 우리 밭에서 수확한 배추로 담은 김치인데, 쫄깃쫄깃하고 아삭아삭한게 맛이 좋다고 아내가 좋아한다. 말을 받아서 한마디 거들었다. 화학비료 주어서 크다랗게 생긴 배추는 물배추라 겨울이 지나면 허물허물한게 맛이 없지만, 우리가 있는 그대로 농사한 배추는 포기가 크지않고 살이 통통하지는 못한 배추라도 속으로 딴딴하게 자라서, 지금 같이 오래 되어야 제대로된 맛이 난다. 라고 했다.

 

그런데 지난해 우리가  키운 배추와 무우는 이렇게 형편없는데 말이다.

http://blog.jinbo.net/attach/2849/270554324.jpg

 

5월 첫날 일하는 사람이 소중함을 느끼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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