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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아침 일찍 길을 나서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진 달마산에 자리잡은 미황사를 둘러보고, 땅끝 전망대에서 시원하게 펼쳐지는 바다를 내려다보고 노화도로 가는 배를 탔다. 노화도에 가면 다리를 건너 보길도에 갈 수 있다. 배는 자주 있고, 배삯은 6,500원이고 승용차는 18,000원이다.(운전차 요금포함) 갈때에는 땅끝에서 배를 타고 산양항에 내렸고, 올때에는 동천항에서 배를 타고 완도 화흥포황으로 돌아왔다.

노화도에서 보길대교를 지나면 보길도다. 다리를 지나 오른쪽, 섬의 서쪽으로 차를 몰고가면 청자빛 바다를 바라보면서 동백과 푸른 침엽수림이 눈앞에 다가온다. 바닷가 마을에서는 고기 잡는 배들이 메여 있고, 전복 양식 자재들이 즐비하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차를 타고가다 망끝전망대에서는 차에서 내려 바다를 내려보면 저 멀리 작은 섬들이 보이고, 파랗고 깨끗한 바닷물에 뛰어 들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좀더 가다보면 삼각형으로 뾰죽한 모습을 한 보죽산이 나타난다. 차길이 끝나는 듯하여 더 가지 않았는데, 좀더 가면 공룡알 해변이 있단다. 다음에 가 보아야 할 곳이다. 도로가 이어지지 않아 되돌아 나오면서 바닷 구경을 한번더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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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의 가운데 길로 들어서면 고산 윤선도 선생님의 유적들이 많이있다. 대표적으로 세연정이 있고, 곡수당 낙선재와 동천석실이 있다.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에 연못이 있고, 그 가운데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바위로 된 바닥에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었고, 그 위에 세연정이라는 정자를 지어 놓았다. 겨울에도 사용을 하였는지 온돌까지 갖춘 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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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소나무, 군데군데 바위, 동백을 비롯한 잘 가꾸어진 정원수, 주위에 시를 써고 읇는 곳이 있고, 가무를 하는 곳도 있다. 이런 곳을 돌아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경관을 꾸민 이의 권력이 어느정도였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곤한다. 기념관에는 세연정의 영상과 선생께서 지으신 '어부사시사'를 비롯한 여러 시들이 전시되어 보여준다. 어부사시사는 교과서에도 나왔으나 '지국총 지국총' 하는 부분만 기억을 하고 있다. 전시관에는 카메라가 준비되어 있어 즉석 영상 방명록을 작성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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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더 안쪽으로 이동하면 선생께서 사시고 학동들을 가르치고 학동들이 쉬었다는 낙서재와 곡수당이 있다. 그곳을 오르면서 작은 실개천을 지나는 다리를 하나로된 통돌로 놓은 다리와, 낙서재 옆에 예사롭지 않은 소은병이라는 커다란 바위가 특이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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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재와 곡수당에서 바라다 보이는 산 중턱에 동천석실이 자리하고 있다. 멀리서 보아도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 자리한 정자는 운치있게 보이고 지은 정성이 대단해 보였다. 400미터를 올라야 된다는 안내에 배고픔과 피곤으로 나중을 기약하며 돌아서면서 멀리서 사진만 찍어 보았다. 윤선도는 해남과 보길도에서 지내면서 이렇게 자연 속에 정원과 정자를 꾸미면서 지냈다고 한다. 해남의 녹우당과 금쇄동에도 그의 흔적이 있다. 보길도를 말할 때 윤선도는 빼 놓을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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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의 흔적을 뒤로하고 동쪽으로 가면 예송리 갯돌 해변이 나온다. 검은 자갈 갯돌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해변에 갯돌이 쌓인 바다는 거제도의 몽돌해수욕장에 이어 두번째 구경이다. 2키로 가까이 펼쳐진 갯돌 해변은 모래로 쌓인 해변만 보다가 또 다른 감흥을 느끼게 한다. 돌 사이에 불가사리가 죽어 바싹 마른채로 있기도 하다. 바닷물이 빠지는지 갯돌과 바닷물 사이의 높이 상당하다. 갯돌이 쓸려내려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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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언덕에서 보아도 예송해변은 검은 갯돍이 뚜렷이 드러나며 동그란 바다마을이 정감으로 다가온다. 여름에 갯돌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은 어떤 즐거움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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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으로 이어진 바닷 길을 따라가다 끝에 다다르면 우암 송시열 선생님께서 글씨를 쓴 바위가 있다. 지금은 글씨를 읽기 쉽지 않으나 천천히 자세히 보면 어렴풋이 알아 볼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일 수 있겠으나 그때는 그런 충정이 있었던 시대인가 보다.

"여든 셋 늙은 몸이 푸른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구나 
한마디 말이 무슨 큰 죄일까 세 번이나 쫓겨난 이도 또한 힘들었을 것인데 
대궐에 계신 님을 부질없이 우러르며 다만 남녘 바다의 훈풍만 믿을 수밖에 
담비 갖옷 내리신 옛 은혜 잊으니 감격하여 외로운 충정으로 흐느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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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씐바위 들머리에 할머니가 전복젓을 팔고 있었는데 다른데서도 팔 줄 알고 사지 않았는데 다른데서는 팔지않아 사지 못함이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완도 노화도가 그렇듯이 보길도도 온통 섬 전체가 전복 양식장이다. 바다 곳곳에 붉은 양식장이 설치되어 있다. 듣기로는 전복 양식을 하면서 소득이 육지 못지않게 좋아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섬을 가볍게 한 바퀴 둘러보는데 그렇게 큰 섬이 아니어서 길지 않은 시간에 둘러볼 수 있었다. 나중에 자세히 둘러보면서 천천히 여유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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