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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좋은 환경이란...

태수는 올해 3월부터 구립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자리가 없어 들어가기가 힘든 구립어린이집,

그나마 우리는 운이 좋게도 대기신청한지 몇달 안되어 등원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을 보낸 첫달은 아침마다 울며불며 엄마, 아빠를 찾는 아이를 떼어놓고 뒤돌아서는게

참 힘들고도 괴로웠다.

이렇게까지 해야되는건가, 아이랑 같이 놀아버릴까?......

 

하지만 어느새 아이도, 부모도 적응을 해 아이는 당연히 가야할 곳인양

가방을 메고, 이불가방을 질질 끌며, 가끔은 총총히 뛰어서 자신의 교실로 들어가고

부모는 일을 이유로 조금씩조금씩 어린이집에 맡기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참 감사했었다.

아이를 나 대신 돌봐주는 곳이 있다는 것이,

태수같은 아이를 열명씩이나 함께 돌보는 두명의 선생님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런데 그 새 욕심이 생긴걸까?

점점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가 하루종일 생활하는 교실이 너무 좁은 것 같았다. 

열명의 아이가 누우면 빼곡히 찰 것 같은 교실, 한창 아이들은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놀때인데

태수가 뛰어다니고 올라다니다 친구들과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서 위험하다고, 그래서 많이 주의를 시키고 있다고 선생님이 이야기했을때 별난 우리 아이때문에 선생님도 친구들도 고생하는구나 싶어 미안한 맘이 들었었다.

 

그리고 아직 어리다고, 바깥은 위험하다고, 선생님 두분이 감당하기엔 아직 무리라고

거의 바깥에 나가지 않고 교실에만 있게 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었다.

혹여나 오늘 데리고 나갈꺼에요 하면 워낙 뛰어다니기 좋아하고 조심성 없는 태수를 선생님이 통제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데리러가면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가 튀어나오듯 교실을 튀어나와 마구 달리는 아이를 보면서

아...좀더 자유롭게 자연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곳에서 아이가 자랐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햇볕도 많이 들지 않는 좁은 교실에 아이를 가두어 두는 것만 같아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고민이 시작되었다.

아이가 좀 더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은 무엇일까?

그러던 중 알게된 공동육아

 

일단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으로는

공동육아의 환경은 분명 구립어린이집보다는 훨씬 좋다.

아이들을 데리고 매일매일 바깥에 나가 노는 것도 좋았고,

그렇게 아이들은 자연속에서 많이 뛰어놀아야한다는 철학도 맘에 든다.

그리고 구립보다는 분명 선생님 한사람이 돌보는 아이들의 수가 현저히 적고

돌봄노동에 치일 수 밖에 없는 선생님들을 배려하는 노동조건도 좋다.

부모들이 그냥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키운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위해서는 구립보다 두배정도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에겐 정말 부담이다.

이것을 부담하기 위해 더 많은 노동을 해야한다면, 돈에 좀 더 매달려야 한다면, 그것이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다.

아이를 키우며, 아이와 자라며 맞이하게 되는 이런 수없는 판단의 기로

도망갈수도 없고, 유예할수도 없는 고민들....

우유부단 메이에게는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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